전직 야당 원내대표의 '구악행태'와 친절한 '검찰씨'

CBS 박재홍의 뉴스쇼 [김규완의 눈]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CBS 김규완 선임기자

▶ 오늘 뉴스의 초점은 뭡니까?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 의원 (자료사진)
=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 의원과 검찰입니다.

박기춘 의원은 야당의 원내대표를 지낸 수도권 출신의 3선 중진 의원입니다.

검찰이 지금 박기춘 의원을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데요.

박기춘 의원의 금품 수수 과정이 그야말로 구악이라할만큼 파렴치합니다.

건설분양대행업체 대표로부터 명품시계 7점과 명품가방 2점을 받았다가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측근을 통해 슬쩍 돌려줬습니다.

분양업체에게는 자신의 지문을 지우고 처음부터 업체 대표 집에 있었던 것으로 하자고 했습니다. 증거은닉을 하려한 것이죠. 또 고급 안마의자도 받았다가 다시 돌려줬고요.

박기춘 의원이 이렇게 해서 받은 금품액수는 현금을 포함해 2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품을 받을 당시, 박기춘 의원은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이었습니다. 자리를 이용해 건설업체로부터 이익을 취하려했다는 추정이 가능하죠.

▶ 그런데, 아직 검찰수사 한창인데 혐의 내용이 아주 구체적으로 공개됐네요.

= 친절한 검찰씨 덕분입니다.

박기춘 의원에 대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가 담당하고 있는데요.

박기춘 의원의 혐의 내용은 명품시계와 가방 등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 측근 정모 씨의 공소장에 포함돼 있습니다.

이와관련해 검찰은 최윤수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어제 따로 티타임을 갖고 정 씨의 공소장을 빌어 박 의원의 혐의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한창 수사중인 현직 국회의원 사건에 대해 검찰이 따로 설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검찰은 보통 피의사실 공표를 이유로 기소 전에는 일체 수사내용을 확인해주지 않는 보안으로 유명하죠.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여권인사들에 대한 수사 때도 그랬습니다.

검찰의 이같은 원칙없는 수사 브리핑은 야당 중진의원에 대한 표적수사 논란을 우려해 사전에 충분한 수사명분과 이유를 갖추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러나,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는 식, 특히 야당은 되고 여당은 안된다는 식의 원칙없는 수사태도는 불필요한 오해와 정치적 공방의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 오늘 관심가질 뉴스의 주제어는 뭘로 정하셨나요?

故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같지만 다른 두 사람의 유서'입니다.

지난 4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지난 주말 숨진 국정원 임 과장의 얘깁니다.

두 사람은 똑같이 유서를 남겼죠. 그런데 한 사람의 유서는 진실성을 의심받았고 한 사람은 지금 진실성의 도마 위에 올라있습니다.

제가 이 기사를 쓴 이유는 어제 방송이 끝나고 박재홍의 뉴스쇼 게시판에 "두 사람의 유서에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성완종 회장은 유서에 자신이 돈을 건넨 수많은 권력자들의 이름을 남겼죠. 그런데 검찰 수사결과는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만 불구속기소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나머지 6명의 현정부 실력자들은 모두 면죄부를 받았습니다.

검찰수사 결과가 성완종 회장 유서의 진실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여권에서는 유서의 진실성을 애써 외면하는 것을 넘어 성완종 회장의 감정적 보복으로까지 치부했습니다.

▶ 국정원 임 과장에 대해서는 좀 다른 것 같아요.

= 국정원 해킹프로그램 담당자인 임 과장도 유서를 남겼습니다. 임 과장은 유서에서 "업무에 대한 욕심이 오늘의 사태를 일으켰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임 과장을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을 내던진 희생자로 추모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직원일동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고 야권이 죽음을 소재로 정치공세를 편다고 공박했습니다. 정보기관 직원들이 사상 초유의 집단행동을 한 것이죠.

임 과장은 자신의 죽음으로 의혹이 사라지기를 바랐겠지만 오히려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똑같이 유서를 남겼습니다. 한 사람은 여권으로부터 진실성을 의심받았고 또 한 사람은 그 반대입니다. 진실성을 당연시하는 사람들이 있죠. '같지만 다른' 두 사람의 유서입니다.

임 과장의 유서에 얼마나 진실성을 인정하느냐는 또 한번 검찰수사의 몫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 또 다른 뉴스의 인물은 누구입니까?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박지만 씨 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은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의 핵심 증인입니다.

그런데, 법원이 여러차례 법정에 나올 것을 요구했지만 한번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과태료를 부과받고도 5번이나 법정출석을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법원이 지난주에 결국 구인장을 발부했습니다.

그러자, 박지만 씨도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오늘 재판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런데, '증인지원절차'라는 형식을 법원에 요구했어요. 이게 뭔고하니 일반인과 다른 통로로 법정에 들어오고 나갈 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강제구인 집행으로 끌려나오는 모양새는 싫고 자발적으로 나오는 형식을 갖추되 언론에 공개되거나 그런거는 싫다는 얘기죠.

증인지원절차는 원래 성범죄 피해자가 가해자와 마주치지 않도록 하거나 범죄와 연루된 유명인들의 입장을 배려해주기 위한 취지에서 운영하는 제도입니다.

법원측은 일단 수용할 것으로 보이지만요. 박지만 씨가 증인지원절차를 신청해놓고도 출석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강제구인 준비는 할 예정입니다.

▶ 또 관심가질만한 뉴스의 주제어는요?

= '통일의 피아노'입니다.

분단의 상징인 휴전선 철조망을 현으로 쓴 피아노가 제작됐습니다.

통일부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휴전선 철조망으로 피아노를 만들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피아노 제작 전문업체가 최전방 군부대에서 걷어온 철조망으로 석달에 걸친 작업 끝에 피아노 현으로 만들어냈는데요. 그래서 이름이 '통일의 피아노'입니다.

얇은 강철로 만든 피아노 줄이 아니기 때문에 청량한 소리는 나지 않고요. 타악기에 가까운 묵직한 소리가 납니다.

'통일의 피아노'는 광복절인 8월 15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국립합창단의 광복 70년 한민족 합창축제 때 연주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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