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의 실험, ‘고명진의 빈자리를 채워라!’

이석현 이어 다카하기 실전 투입으로 대체자 검증

카타르의 알 라얀의 물량공세에 핵심 미드필더 고명진을 내준 FC서울과 최용수 감독은 대체자를 찾기 위한 실험에 나섰다. 현재까지 유력 후보는 이석현과 새로 영입한 일본인 미드필더 다카하기다.(자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고명진(알 라얀)은 떠났다. 남은 것은 빈자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느냐다. 최용수 감독의 고민은 마지막 선택을 향하고 있다.

FC서울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2015 하나은행 FA컵’ 6라운드(8강)에서 2-1로 승리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 J리그의 러브콜에도 지켰던 고명진이지만 더 큰 액수를 제시한 알 라얀(카타르)의 ‘오일 머니’에 내준 서울에게 이 경기는 ‘고명진 없이 사는 법’을 찾아야 하는 생존경쟁이었다.

최용수 감독의 선택은 이석현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에서 큰 기대와 함께 이적한 이석현이지만 2경기 교체 출전 후 오른쪽 새끼발가락 피로골절로 3달 이상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컨디션을 회복한 덕에 포항과 FA컵 8강에 선발 출전했다.

이석현은 전 소속팀 인천에서는 기량을 인정받은 자원이다. 2013년 데뷔 첫해부터 33경기에 출전해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인천의 주축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에도 25경기에 출전해 1골 1도움으로 공격포인트가 크게 줄었지만 가능성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았고, 결국 서울의 검붉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큰 기대와 함께 서울로 이적한 이석현의 서울 적응은 쉽지 않았다. 서울의 시즌 첫 경기였던 하노이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1차전에 교체 출전해 안방에서 골 맛을 보며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이후 주로 이석현은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고, K리그 클래식은 제주와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홈경기에 후반 31분 교체 투입돼 신고식을 한 뒤 12일 ‘친정팀’ 인천과 5라운드 원정경기에서도 후반 37분 교체 투입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친정팀과 경기 이후 이석현은 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피로골절로 재활에 집중했고, 정확히 101일 만에 실전에 나섰다. 서울에 포항과 FA컵 8강은 절대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고, 최용수 감독은 고명진의 빈자리를 대신할 선수로 이석현을 시험대에 올렸다.

최근까지 오른발 새끼발가락 피로골절로 100일 가량 실전에 투입되지 못한 이석현은 최근 새로 가세한 일본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다카하기와 함께 고명진의 빈자리를 대신할 유력 후보로 꼽힌다.(자료사진=FC서울)
최용수 감독은 철저한 계산 속에 이석현의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선발 출전해 후반 14분 몰리나와 교체된 것은 최용수 감독의 첫 번째 계획이었다.

“이석현이 피로골절 이후 힘든 재활을 거쳤기 때문에 사실 오늘 경기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최용수 감독은 “재활 기간 열심히 노력한 덕에 몸 상태가 빨리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훈련과 실전은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후반에는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 경기로 경기 감각을 찾기 시작한다면 (이석현은)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현은 최용수 감독에게 사실상의 합격점을 받았다. 이제 남은 것은 새 외국인 선수 다카하기다. 다카하기는 올 시즌 상반기까지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 소속으로 활약하며 서울의 적으로 만났다. 최용수 감독이 직접 상대해보고 영입한 만큼 기량에 대한 확인은 끝났다.

이적 후 훈련을 통해 동료들과 호흡도 끌어올린 만큼 25일 안방에서 열릴 인천 유나이티드와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에서 K리그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석현에 이어 고명진의 대체자가 될 가능성을 시험받는 첫 번째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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