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아들 살해 어머니 자수 "함께 죽으려 했지만…"(종합)

"천덕꾸러기 될 것 같았다", 19일 아들 이불로 살해…대천, 대전, 서울, 창원 등 도주

사진 = 청주CBS 장나래 기자
충북 청주 6살 남아 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30대 어머니가 사건 발생 닷새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25일 청주청원경찰서에 따르면 6살 아들 살해 용의자인 양모(35, 여)씨가 이날 새벽 2시 30분쯤 경남 창원 서부경찰서에 제발로 찾아왔다.

청원경찰서는 검거팀을 급파해 오전 7시쯤 양 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청주로 압송했다.

◈ "함께 죽으려 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낸 양 씨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모자를 눌러 쓴 채 '혐의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어 "남편과 다툼이 있었는데 아이와 나가 살으라고 했다"며 "죽음을 결심했는데, 애를 혼자 두고 죽으면 천덕꾸러기가 될 것 같아 그랬다"고 말했다.

양 씨는 또 "아이를 따라 죽으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 결과 양 씨는 지난 18일 저녁 남편과 육아 문제로 부부싸움을 벌이다 집을 나가 버리자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다음 날인 19일 점심 때쯤 아들을 이불로 덮은 뒤 목부분을 졸라 살해했고 자신은 죽음 대신 도주를 택했다.

◈ 사흘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6세 시신


양 씨는 21일 오전 화해하자는 전화를 걸어 남편을 만난 뒤 함께 대천해수욕장으로 여행을 떠났다.

남편에게는 "아들을 친구에게 맡겼다"고 안심시켰다.

그러나 21일 저녁 남편에게 '우발적으로 밀쳤는데, 아들이 죽어 있었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긴 뒤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양 씨의 남편은 "아들이 숨진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결국 살해된 지 사흘 만인 지난 21일 밤 11시 30분쯤 청주시 사천동의 한 아파트 자신의 집에서 김모(6)군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시신 발견 당시 거실 벽면 등 집안 곳곳에는 '당신 때문에 아이가 죽었다'는 등의 낙서가 있었다.

이때 부터 경찰은 양 씨를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보고 뒤를 쫓았다.

◈ 도주 나흘 만에 자수

자신의 범행을 남편에게 알린 양 씨는 이후 대전으로 택시를 타고 달아났고 서울과 창원으로 옮겨다니며 경찰의 추적을 따돌렸다.

도주 전부터 이미 지인으로부터 현금 400만 원을 빌려 놓은 상태였다.

양 씨는 일체의 연락을 끊은 채 현금만 사용했고, 머리스타일 등을 수시로 바꾸며 주로 모텔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다만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두려움을 느낀 양 씨는 도주 나흘 만에 자수를 택했다.

경찰은 양 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조만간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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