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국회의원 정수? 비례대표 늘려야…"

"대통령 특사, 사법정의 훼손 우려 고려해야"

- 메르스 사태, 정부 비밀주의에 대한 경고
- 보편적 복지는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 국정원 해킹진실, 만천하에 드러날 것
- 유력한 대선주자? 연연치 않고 시정에 충실할 것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지금 바로 만나보겠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안녕하십니까?

◆ 박원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박재홍> 민선 6기 출범 1주년을 기념하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민생과 경제를 살리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네요. 앞으로 서울 시정에서 어떤 부분이 달라지는 겁니까?

◆ 박원순> 저희들 ‘빚을 내서라도 민생과 경제를 살린다’ 이런 각오로, 우선 한 9000억 전체 규모의 추경을 편성을 해서 지금 시의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인데요. 그리고 뿐만 아니라 지금 메르스 때문에 여러 가지 시민들의 힘든 삶이 이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희가 직접 발로 뛰어서 그야말로 시민들의 말씀도 듣고 현장을 방문하는 그런 민생투어도 지금 진행 중입니다.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추경 중에서 한 1100억 정도는 중소상공인들에게 긴급 지원하는 그런 돈으로 갈 것이고요. 그 외에도 현장을 나가 보니까 “주차를 완화해 달라”, 아마 그게 매출의 2, 30% 증대 효과가 있는 모양이에요. 예컨대 이런 거라든지. 또 지금 중국관광객이 끊어지면서 지금 문제가 심각하지 않습니까? 명동이라든지 이런 상업지역에. 그래서 최근에 지금 중국 북경시 정부하고 저희들이 자매도시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특사를 파견해서 수시로 어려움을 같이 해소하자고 이렇게 지금 와있는 상태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리고 지난주에 자치분권 실천을 위한 선언을 하셨어요. 그러면서 이제 서울시 예산 2862억원을 지자체에 넘기는 결정도 하셨는데, 무엇보다 팔다리를 자르는 심정으로 자치분권을 이루겠다,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어떤 배경이었나요?

◆ 박원순> 실제 그렇습니다. 저희들이 내년부터 한 3000억에 가까운 재정을 지금 자치구에 내려보내드리거든요. 사실 저희들이 해보니까 서울시도 지금 어려운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예컨대 영유아 보육비라든지 기초연금 같은 이런 게 사실, 중앙정부나 국회에서 지방정부, 저희들하고 상의 한마디 없이 그대로 이걸 집행하는데, 그렇게 되면 서울시의 경우에는 영유아 보육비 같은 경우는 시구비가 65%로 우리가 부담합니다. 기초연금도 약 30% 정도는 시구비고요. 이러다 보니까 너무 힘든 거예요. 그런데 따지고 보면 저희들도 힘들지만 자치구는 더 힘든 거예요. 그래서 정말 우리가 이렇게 어려운데 자치구는 얼마나 더 어렵겠나, 이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일단 저희가 했는데요. 아까 말씀드렸던 그런 온 국민에게 해당되는 보편적 복지는 중앙정보가 부담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요새 정부도 물론 어렵겠지만 이게 자치와 분권이라는 것이 국가의 경쟁력에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고 저희들은 생각하거든요. 이게 아무래도 시민들과 가까이 있는 사람이 사정을 더 잘 아니까,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좀 가까운 자치구 또 시가 좀 더 큰 재정과 그런 권한으로 정책을 펼 수 있는 게 온당하다 이렇게 봅니다.

◇ 박재홍> 지방분권을 위해서는 또 중앙정부가 기득권을 내려봐야 된다, 그런 얘기인 것 같습니다.

◆ 박원순> 그렇습니다.

◇ 박재홍> 무엇보다 박원순 시장님이 최근 시정 중에 주목을 받았던 게 메르스 사태 기자회견이었습니다. 당시 시장님의 기자회견 때문에 정부의 대응 방식도 바뀌었다, 이런 평가가 많은데. 정부의 대응을 보시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뭐였나요?

◆ 박원순> 메르스라는 미증유의 질병으로부터 우리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 이것이 시의 또는 대한민국의 존재 이유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번에 우리가 메르스를 맞으면서 엄중한 교훈이자 경고는 결국 비밀주의와 어떤 공공의 시스템에 한계가 있었다. 그야말로 초동대응의 실패는 이것 때문에 있었다, 저는 이렇게 보거든요.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 이것이 저는 사회적 신뢰, 사회적 자본이라고 할 것인데. 이것이 제대로 안 됐던 게 문제였기 때문에 당연히 이러한 인프라를 회복해야 한다, 이렇게 보고요. 그래서 서울시도 이런 사태를 계기로 해서 좀 더 철저한 성찰과 혁신의 계기로 삼자, 그래서 저희들이 메르스 징비록도 남기고 백서도 제작 중이죠.

◇ 박재홍> 서울시는 이런 선제적 대응에 대해서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집중 견제를 했습니다. 국민들에게 과도한 불안을 심어줬다 이런 비판도 있었는데요.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똥볼을 찼다.’ 이렇게 비판도 했었는데. 시각에 대해서 반론을 해 주신다면.

◆ 박원순> 온 국민들이 보시고 아시는 내용이니까 저도 말씀을 드리기보다는, 어쨌든 저는 그런 개인적인 감정보다는, 시스템이 하루빨리 잘 작동이 돼서 정말 시민 혼란과 메르스 확산이 방지되고 최소화되는 그런 걸 바랬고요. 또 약간 중앙정부와의 초기 갈등이 있었지만 나중에 다 저희들도 함께 협력을 해서 오늘날 그나마 이렇게 빨리 확산을 막고 진정된 것이 그런 협력 관계 때문이었다, 이렇게 보고요. 당시의 청와대나 중앙정부에서도 사실은 이게 굉장히 당혹스러웠을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저는 어쨌든 이렇게 잘 해결된 게 다행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이제 메르스 사태 이후 변한 것 중 하나가 차기 대선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그런데 거의 모든 조사에서 시장님이 가장 유력한 주자 중 한 분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소감이라든지 이런 걸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박원순> 시민의 안전과 근간, 또 민생과 경제가 지금 우리 눈앞에 닥친 가장 엄중하고도 정말 중대한 문제 아닙니까? 이런 과제 앞에서 서울시장인 제가 (시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너무나 명약관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지금 청년실업이라든지, 1100조가 넘어섰고 하지 않습니까, 가계부채가. 또 성장 동력도 꺼져버렸고 이런 상황에서 제가 무엇에 연연하겠습니까? 오직 서울, 오직 시민이라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서울시장 직무에 충실하겠습니다.

◇ 박재홍> 물론 서울시정에 집중하겠습니다마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경우에는 등판기회가 언제 될지는 모르겠지만 준비는 하겠습니다라는 말씀을 했습니다마는. 시장님도 그 정도의 마음은 있으신 건가요?

◆ 박원순> 제가 시장으로서의 직무를 충실히 하는 것, 저는 그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지금 국정원 해킹논란이 뜨겁네요. 지난번에는 ‘박원순 시장 제압 필요 내부 보고서 의혹’도 뜨겁지 않았습니까? 이번 내국민 사찰 의혹 논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 박원순> 글쎄요. 저는 국가안전이라든지 안보의 핵심 축이 국정원 아닙니까? 그런데 이런 정치적 논란에 중심에 서는 현 상황이 안타깝고요. 이 문제가 정쟁으로 비화하거나 또 더 큰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명확한 사실 규명이 이루어져야 된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어제 국정원은 ‘삭제자료를 100% 복구했다, 민간사찰은 없었다’, 이렇게 발표를 했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 박원순> 글쎄, 제가 그 전문가도 아니고, 지금 진상을 규명하는 그 축에 포함되어 있지도 않기 때문에 뭐라고 어려운데요. 어쨌든 저는 진실은 결국은 백일하에 다 드러나게 되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모든 것이 다 정확한 사실규명이 되어서 뭔가 이런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이런 논란이 없도록 확실히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게 ‘박원순법’ 관련해서인데요. 이 부분에서는 서울시 공무원들이 잘 적응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 박원순> 지금 저희들의 여러 가지 조사에 따르면, 이른바 ‘박원순법’이 시행되기 전 6개월 대비 공무원 비리가 한 7분의 1로 감소했고요. 또 3급 이상 이해 충돌 방지 조항이라는 게 있거든요. 이건 이제 이른바 ‘김영란법’에도 없었던 것인데 대상자가 약 한 83%가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든지, 그래서 우리 서울시 공무원들이 이 법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해서 솔선해 주고 있다, 이렇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이와 더불어 ‘김영란법’이 잘 실행될 것인가 하는 부분도 관심거리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원순> 사실 부정부패의 근절이라는 것이 서울시만이 아니라 그야말로 국가적 과제 아닙니까? 그래서 저는 서울시가 앞서가고 있으니까, 이런 선도적 성과를 근거로 해서 이제 공직자윤리법도 제대로 개정하고 제대로 시행되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 박원순> 우리가 지금 다른 무엇보다도, 저는 이 부정부패 비리라는 것이 우리 주변에 사라져야 모든 국가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고 또 국민들도 결국은 정보나 행정에 대해서 신뢰를 하지 않겠습니까?

◇ 박재홍> 따라서 더욱더 ‘김영란법’은 잘 시행되어야 한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네요. 이제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 명분으로 광복절 특사가 추진되고 있는데요. 경제인과 정치인 포함 여부도 관심거리입니다. 시장님은 어떤 분들이 이 특사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 박원순>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물론 국민대통합이라고 하는 그런 명분도 있을 것이고, 또 동시에 이런 기준이나 대상자 선정이 국민이 그야말로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그런 원칙과 기조에 따라서 시행이 되어야 한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안 그러면 이게 또 다른 갈등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재벌 총수 사면 부분에 대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논란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경제발전에 효과가 있겠느냐 이런 지적도 있는데요.

◆ 박원순> 그것도 저는 양면이 있다고 생각하는테요. 기본적으로 아까 말씀드렸던 국민통합이라든지 또는 이런 국민공감이라든지 이런 데서 보면 저는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요. 사실 그동안 어떤 사법정의에 훼손이 된다, 대통령의 특사가. 그래서 그런 것에서는 잘 고려해서 국민의 공감이 또 납득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지난 달 말에 서울광장에서 있었던 퀴어문화제 논란인데요. 시장님에 대해서 직권남용과 공연음란방조죄 혐의로 고발이 이루어졌네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

◆ 박원순> 저희들이 서울광장이라는 곳은 과거에 허가제가 아니고 신고제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누구라도 신고하면 집회나 시위를 평화롭게 할 수 있고요. 그런 관점에서 반대하는 사람도 찬성하는 사람도 누구나 자유롭게 광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이루어진 것이지. 뭐 다른 뜻은 없었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 박원순> 법을 집행하는 행정기관의 입장에서는 어쨌든 법에 따라서 집행하는 것이니까요.

◇ 박재홍> 마지막으로 시장님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시기 때문에 혁신위 활동도 눈여겨 보고 계실 것 같습니다. 요즘 혁신위 활동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 박원순> 글쎄요. 여러 가지 당의 혼란이 있고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아무튼 이런 과정이 진정한 성찰이나 혁신의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요.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이런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저 역시 서울시장의 자리에서 시민을 위한 정치를 실천해 나가고, 이렇게 해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저는 중요하다고 봅니다.

◇ 박재홍> 세부 내용으로 ‘국회의원 정수를 늘려야 한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시장님은 어떤 입장이십니까? 더 늘려야 합니까?

◆ 박원순> 글쎄요, 그것도 여러 가지 장단점이 있겠습니다마는, 오히려 저는 더 중요한 것은 비례대표제, 독일형 명부식 비례대표제라든지 이런 것이 더 확대되는 게 중요하지 않는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국회가 지금 국정이 워낙 복잡다단해지고 있고. 우리가 국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그런 좀 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좀 더 참여할 수 있는 국민의 대표성 등의 기능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독일형의 명부식 대표제에 동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로 좀 강화되는 게 필요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박재홍> 전체 숫자보다는 비례대표 의원수 확대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신가요?

◆ 박원순> 그렇게 되면 숫자는 좀 늘어날 수도 있겠죠.

◇ 박재홍> 전체적인 숫자 늘리는 것도 검토할 수 있겠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님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원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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