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시장·군수들 홍준표 '거들기'… 안상수 압박

창원시 계속 추진 입장…"경남전체 상생발전 계기될 것"

홍준표 경남지사가 안상수 창원시장에게 폭언을 퍼부으며 창원시와 공동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안상수 시장을 제외한 경남 17개 시장·군수들이 안 시장을 압박하며 홍 지사 거들기에 나섰다.

김동진 통영시장 등 경남 17개 시장·군수들은 2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는 광역시 승격 추진을 중단하고 경상남도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돌아와달라"며 "17개 시장·군수는 창원시의 광역시 승격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시장·군수들은 또 "경남도는 창원시가 계속 광역시 승격을 추진한다면 창원시에 대한 모든 행·재정적 지원을 중단해 달라"면서 "그럴 예산이 있다면 17개 시군이 균형발전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군수들은 특히 "창원시는 한편으로는 광역시 승격을 꿈꾸고 다른 한편으로는 야구장 건립비와 세계사격선수권대회 개최 비용, 로봇랜드와 로봇비즈니스벨트 등 우리 17개 시군은 꿈도 꾸기 어려운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을 당당히 경남도에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창원시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주장은, 홍 지사가 창원광역시 추진에 대해 '정치놀음'이라며 비판하고, 더 이상 공동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지지한 셈이다.

경남시장군수협의회 회장인 김동진 통영시장은 기자회견 배경에 대해 "그동안 창원시의 광역시 추진을 지켜봐왔다"며 "근간에 광역시 추진에 가속도가 붙고 있어 현 시점에서 17개 시장·군수들의 공동입장을 개진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안상수 창원시장을 포함해 경남시장군수협의회 내부적인 논의가 선행됐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시장은 "당사자가 있는데 논의하기는 쉽지가 않다"며 "창원시의 입장이 대내외에 개진된 상태에서 시장군수협의회에서 논의하기에는 우리가 보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창원시의 광역시 추진이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고 홍 지사가 창원시와 공동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17개 시장·군수들이 '광역시 문제'를 들고 나오며 안상수 창원시장을 압박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한편 창원시는 이날 광역시 승격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창원시는 이날 오후 '17개 시장·군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에서 "창원광역시 승격은 창원시는 물론 경남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져 시와 경남도가 상생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창원광역시 승격의 효과는 인근 시군으로 파급돼 창원시와 17개 시군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면서 "창원광역시 승격 추진에 대해 타 시군에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2일 홍준표 경남지사의 발언에 대해 안상수 창원시장은 여전히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경남도와 창원시 간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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