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생활 3년차. 김영권(광저우 헝다)은 자신만만했다.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혹서지역'인 우한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슈틸리케호'의 주장까지 맡은 그는 개최국 중국을 꺾고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쳤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 선수단 미팅을 통해 김영권을 주장으로 선출했다. 김영권과 함께 대표팀을 이끌 부주장으로 장현수(광저우 푸리)까지 선임해 중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필승의 각오를 보여줬다.
김영권은 대표팀에서도 손꼽히는 '중국통'이다. 2012년 여름 일본 J리그에서 광저우 유니폼을 입고 중국 슈퍼리그로 활동무대를 옮겨 세계적인 지도자들로부터 당당히 경기력을 인정받아 주전 수비수로 맹활약 중이다.
이번 동아시안컵에 출전하는 중국 대표팀에는 주장인 정쯔와 공격수 가오린 등 김영권과 함께 광저우 헝다에서 활약하는 선수만 7명이 포함됐다. 김영권에게는 첫 상대인 중국이 더욱 친숙할 수밖에 없다.
28일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김영권은 대표팀 합류 전 “광저우 동료들이 ‘중국이 한국을 이기고 우승하겠다’고 하길래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답했다”면서 “중국이 거칠게 경기하는 데 이 점을 이용해 우리가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중국전 필승을 다짐했다.
이어 “나는 광저우에서 뛰고 있어 중국의 굉장히 습하고 숨 쉬는 것도 버거울 정도로 뜨거운 공기에 적응됐지만 더운 지방에서는 상대보다 더 뛰는 것이 중요하다. 뛰는 것에서 지면 기술적으로도 떨어지게 된다. 뛰는 양 만큼은 우리가 상대를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회를 앞둔 슈틸리케 감독은 구체적인 목표를 공개하지 않은 채 상당히 조심스러운 모습으로 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의 주장을 맡은 김영권은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팀의 중심이 되어 실수하는 선수가 있더라도 최대한 다독여 자신감 있게 경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특히 평균 나이 24.3세의 어린 대표팀의 특징을 살려 ”노련하지는 않아도 많이 뛰고 적극적으로 몸을 사리지 않는 것을 앞세우겠다. A매치 경험이 없는 선수들도 자기 팀에서 제 역할을 했기 때문에 대표팀에 올 수 있었다. 대표팀에서도 충분히 자기 역할 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주장의 책임감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