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들이 일냈다…'상류사회' 4人 4色 성장기

SBS '상류사회'에 출연한 애프터스쿨 유이와 배우 성준. (SBS 제공)
처음부터 끝까지 신데렐라 스토리는 없었다. 그러나 배우들은 왕관을 거머쥐었다.

청춘 '갑을 로맨스'를 그린 SBS 월화드라마 '상류사회'가 막을 내렸다.

계층이 다른 남녀 간의 사랑을 그렸지만 뻔하고 유치한 판타지보다는 이 시대 청춘들이 처한 현실을 바탕으로 리얼한 로맨스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이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들은 치열하게 사랑하고, 치열하게 다퉜다.

그 중심에는 각기 드라마의 네 축을 담당한 청춘 남녀 배우들이 있었다. 이들은 '상류사회'를 통해 스스로의 가능성을 증명해 보이며 성장했다.

애프터스쿨 유이는 재벌가 막내딸 윤하 역으로 분해 입체적 캐릭터를 매끄럽게 표현해냈다. tvN 드라마 '호구의 사랑'부터 시작된 변화가 '상류사회'로 이어졌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유이는 주로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를 맡아왔다.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지만 다소 평면적인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그런 유이에게 '호구의 사랑'은 전환점이 됐다. 유이는 도도한 겉모습과 달리 상처를 간직한 싱글맘 도도희 역할에 도전해 한층 성숙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곧바로 들어간 '상류사회'에서는 더 진한 로맨스와 갈등이 펼쳐졌다. '갑'과 '을' 사이에 선 윤하는 캐릭터 위치조차 명확하지 않았다. 이처럼 복합적인 캐릭터를 유이만의 해석으로 잘 녹여냈다는 의견이다. 두 번 연속, 트렌디한 로맨스 물에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성준은 지상파 드라마 주인공으로 순조로운 신고식을 치렀다. 그는 신분 상승을 꿈꾸는 회사원 준기 역을 연기해 유이와 로맨스를 그렸다.

윤하의 정체를 안 준기는 그를 이용하려 하기도 하고, 실제로 윤하와 로맨스가 아닌 대립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자칫 잘못하면 악역으로 비춰질 수 있는 캐릭터였던 것. 그러나 성준은 '사랑을 알아가는' 준기 역을 개연성 있게 잘 이끌어나가며 거부감을 최대한 덜어냈다.

지금까지 성준은 대다수 드라마에서 서브 남자 캐릭터를 연기해 주인공 역할에 대한 검증이 어려웠다. 그러나 지상파 드라마 남자 주인공 역할을 주도적으로, 존재감 있게 해내면서 확고히 주연급 배우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SBS '상류사회'에 출연한 제국의아이들 박형식과 배우 임지연. (SBS 제공)
유이와 성준이 각자의 자리에서 빛났다면 서로 만나서 더욱 빛난 이들이 있다. 바로 제국의아이들 박형식과 배우 임지연이다. '상류사회'는 두 사람 모두에게 도전이자 과제였지만 이들은 굳건한 연기 호흡으로 시험대를 통과했다.

박형식은 처음으로 비중 있는 주연급 캐릭터를 소화했다. 유이와 성준 못지 않게, 그가 연기한 재벌가 도련님 유창수 역도 극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다.

그는 오만한 재벌가 도련님이 순정남으로 변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줬다. 특히 신념과 배경마저도 흔들어 놓는 순애보를 애절하게 표현하면서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철없는 재벌가 도련님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도련님의 성장과 변화까지 자연스럽게 담아낸 것이다.

유창수 역으로 남자다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해, 여심을 설레게 했음은 물론이다.

충무로 신예 임지연은 '상류사회'로 브라운관까지 영향력을 확장했다.

영화를 통해 치명적인 팜므파탈을 선보였던 그는 '상류사회'에서 사랑스러운 백화점 사원 이지이 역을 연기했다.

임지연은 영화 '인간중독', '간신' 등에서 캐릭터보다는 강렬한 이미지로 대중들의 기억 속에 남았다. 과감한 노출 연기 등이 매번 화제가 된 탓이 컸다.

그런 점에서 '상류사회'는 임지연에게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가 이지이를 통해 충분히 생명력 있고,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 표현이 가능함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들 네 명이 '상류사회'에서 좋은 결실을 일구어 낸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아직 젊은 이들에게는 많은 과제와 관문이 남아있다. '상류사회' 이후, 이들이 또 한 번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해 나갈지 지켜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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