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전 앞둔 최준용의 다짐 "공격 욕심 내겠다"

연세대, 10년 만에 MBC배 대학농구 결승행…고려대와 우승 다툼

연세대 최준용 (사진 제공/대학농구연맹)

올해로 31회째를 맞은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서 역대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팀은 연세대와 중앙대다. 각각 9번씩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고려대가 7회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런데 연세대는 최근 10년 동안 MBC배 대회에서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오세근-김선형-함준후 3인방이 활약한 중앙대와 김종규-김민구-두경민을 앞세운 경희대, 최근에는 이승현과 이종현이 버틴 고려대가 대회를 주름 잡았다.

연세대가 오랜만에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서 신바람을 냈다. 30일 오후 경상북도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전에서 경희대를 78-69로 따돌리고 결승에 올랐다.

김태술과 양희종을 앞세워 대회 4연패를 달성했던 2005년 대회 이후 연세대가 결승전에 오른 것조차 이번이 처음이다.

은희석 연세대 감독은 작년 부임 후 처음으로 출전한 이 대회에서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은희석 감독은 "10년 만의 결승 진출이라는 목표 때문에 상당히 부담이 됐다"며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경희대가 워낙 빠른 팀인데 달리기 만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었다는 점이 고무적이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상적이었던 '높이와 스피드'의 균형

높이에서 연세대가 한순위였다. 포워드 최준용(202cm)과 김진용(201cm), 정성호(195cm), 안영준(195cm)에 센터 박인태(203cm)까지 연세대의 장신 선수들은 은희석 감독의 말처럼 높이에 스피드를 겸비했다.

연세대는 리바운드에서 경희대를 52-39로 압도했다. 경희대의 수비 코트에서 발생한 총 49번의 슛 실패 가운대 경희대가 26개의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낸 반면, 연세대가 무려 23개의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제공권 싸움은 일방적이었다.

또한 연세대는 속공에서 경희대에 9-8로 앞서는 등 스피드 싸움에서도 오히려 나은 경기력을 보였다.

최준용이 13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올렸고 박인태는 14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허재 전 전주 KCC 감독의 둘째 아들 허훈은 11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올리며 승리에 기여했다.

◇결승전 상대는 영원한 맞수 고려대

10년 만에 MBC배 대회 결승에 오른 연세대. 과연 우승 트로피까지 차지할 수 있을까?


상대가 결코 만만치 않다. 이 대회 3연패를 노리는 고려대다.

고려대는 이날 준결승전에서 명지대를 91-66로 완파하고 여유있게 결승 무대에 올랐다.

최근 미국프로농구(NBA) 신인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던졌던 국가대표 센터 이종현(206cm)을 중심으로 가드 최성모(187cm)와 이동엽(193cm), 포워드 문성곤(197cm)과 강상재(200cm) 등 포지션 별로 신장과 기량을 고루 갖춘 선수들이 즐비하다.

또한 고려대는 올해 대학리그에서 11전 전승을 거두며 최강의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연세대는 9승2패로 경희대(9승1패)에 이어 대학리그 3위에 올라있다.

은희석 연세대 감독은 "고려대는 1번(포인트가드)부터 5번(센터)까지 잘 갖춰져 있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연세대는 최근 몇년간 대학농구에서 고려대를 앞에만 서면 고개를 숙일 때가 많았다. 은희석 감독은 "골밑은 낮지만 다른 포지션에서는 우리 높이가 절대 뒤지지 않는다. 상대에 맞춰 대비해왔고 우리가 준비한 부분을 시도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 간판 최준용 "공격 욕심 내겠다"

203cm 장신이지만 가드처럼 뛰고 움직일 수 있는 최준용은 연세대의 간판 스타다. 그는 연세대가 10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는 취재진의 설명에 "몰랐다"며 웃었다. 머리 속은 오직 결승전에 대한 생각 뿐이다.

최준용은 "늘 고려대만 생각하고 운동을 해왔다. 1년 내내 그랬고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그랬던 것 같다"며 "13명 모두가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라이벌전 승리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와 고려대가 신장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스피드는 우리가 훨씬 더 빠르다고 생각한다. 고려대 선수들보다 한두발 더 많이 뛰고 열정을 유지하고 4쿼터에 집중만 한다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준용은 결승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최준용의 장점 중 하나는 내외곽을 모두 공략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자기 득점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결승전에서는 다를 것이라는 게 최준용의 각오다.

이번 대회에서 평균 13.0점, 8.8리바운드, 2.3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45.7%를 기록 중인 최준용은 "이번 대회에서 그동안 공격 욕심을 많이 안 가졌는데 결승전에서만큼은 욕심을 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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