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한일전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결코 빠질 수 없는 명장면이 나왔다. 이번에는 여자축구가 해냈다. 여자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의 주역 전가을이 종료 직전에 터뜨린 결승골로 일본을 무너뜨렸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4일 오후 중국 우한의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안컵 대회 2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전가을의 짜릿한 프리킥 결승골에 힘입어 숙적 일본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일전다운 명승부였다. 한국은 전반전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전에 2골을 몰아넣어 승부를 뒤집었다. 월드컵 스타의 활약이 돋보였다. 조소현이 선제골을, 전가을이 무승부로 끝나는듯한 경기 막판 반전의 역전 결승골을 넣었다.
감동도 있었다. 조소현이 동점골을 터뜨린 뒤 선수들은 심서연의 유니폼을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심서연은 중국과의 대회 1차전에서 당한 무릎 부상 때문에 조기 귀국했다. 부상으로 인해 함께 하지 못하는 동료를 위한 세리머니였다.
한국은 먼저 골을 허용했다. 전반 30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바깥으로 흘러나온 공을 일본의 나카지마 에미가 중거리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침착하게 반격했다. 전반전 동안 일본에 주도권을 내줬던 한국은 후반 9분 만에 동점골을 넣으며 흐름을 되찾아왔다. 캐나다 여자월드컵 16강 진출의 주역 조소현이 동점골의 주인공이 됐다.
조소현은 중앙선 부근부터 단독 드리블로 페널티박스 정면까지 질주한 뒤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이후 한국은 주도권을 잡고 일본을 몰아부쳤다. 후반 추가시간에 결실을 맺었다. 후반 교체 출전한 전가을이 때린 프리킥이 절묘하게 골문 구석을 찔렀다. 마치 '프리킥의 달인' 데이비드 베컴의 프리킥을 보는듯한 멋진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