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 임시공휴일 통행료 면제 선물한 도로공사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 들어볼까요?

◆ 김성완>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광복 70주년 국민사기진작 방안을 확정하지 않았습니까? 광복절 전날인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고 이날 하루 동안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 주기로 했습니다. 임시공휴일 통행료 면제 선물한 도로공사,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합니다.

◇ 박재홍> 조금 전에 ‘김규완의 눈’에서도 짚었습니다마는, 임시공휴일 지정 논의만 할 줄 알았는데 통행료 면제까지 될 줄은 몰랐네요.


◆ 김성완> 맞습니다. 사실 임시공휴일 지정 문제도 충분한 준비 없이 깜짝 카드로 나온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것도 뒷말이 있었는데. 국민사기진작 방안을 내놓을 거라고 사실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더 파격적이었는데요. 과거 경축일에는 고궁 무료관람이나 국립자연휴양림을 무료로 개방하는 이 정도 대책이 나왔었는데, 이번에는 철도여행상품, 20대들한테 주로 판매를 하는 건데, ‘내일로’를 24일 동안 50% 할인해 준다, 이런 대책도 있고요. 이것도 모자라서 민자를 포함한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 주겠다, 이런 대책도 내놨습니다. 차량이 하이패스 같은 경우에는 그냥 지나쳐도 된다고 하고요. 일반적인 차로 같은 경우에는 통행권은 뽑아야 하고 그 뽑은 통행권을 수납원한테 제출을 해야 무료가 된다고 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고속도로의 통행료 면제는 굉장히 이례적이다, 이런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을 것 같아요.

◆ 김성완> 이례적인 정도가 아니잖아요. 앞서 말씀도 하셨지만 처음 있는 일입니다. 파격 중에 파격인데요. 왜냐하면 이것은 누가 이걸 안 받겠다고 할 만한 문제가 아니라, 돈에 연관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도로공사 입장에서 8월은 거의 대목이나 마찬가지거든요. 통행료 수입이 1년 중에 가장 많은 시기입니다. 도로공사의 통행량 통계를 보면 휴가시즌이 끼어있는 8월 교통량이 한 435만대 정도거든요. 연평균이 400만대니까 이것보다 6% 많은 수치입니다. 게다가 8월 중에서도 광복절은 그보다 한 30만대 정도가 더 많이 통행량이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을 해버리면 사흘 연휴가 생기기 때문에 차량 이용이 아마 평년보다 훨씬 더 많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겠죠.

◆ 김성완> 도로공사 입장에서는 통행료를 하루만 면제해 줘도 120억이다, 160억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한 이 정도 통계수치를 보면 200억 가까이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 박재홍> 굉장히 많은 숫자죠. 이제 도로공사는 추석이나 설 명절에 통행료 징수 때 정체가 발생하니까 이 기간만이라도 통행료를 무료로 해달라고 했을 때도 사실은 절대 안 된다 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었습니까?

◆ 김성완> 아마 기억하신 분들은 아실 것 같아요. 이게 명절 때만이라도 통행료를 무료로 해달라 이런 얘기가 나온 지가 10년이 넘었습니다.

◇ 박재홍> 정체의 주요 원인이 되니까.

◆ 김성완> 이게 왜 그러냐면요. 명절 기간 동안 고속도로 요금소 주변이 거의 주차장으로 변해버리잖아요. 하루에 400~500만대 가량의 차량이 한꺼번에 요금소로 몰리기 때문에 요금소에서 병목현상이 생겨나는 거죠. 국민들 입장에서 기름값도 버리죠, 시간 버리죠. 그리고 또 차량배기가스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 주변에 사는 주민들도 굉장히 고통을 받습니다. 그런데 통행료를 무료로 해 주면 차량 소통이 굉장히 빨라지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전문가들의 얘기로는, 요금소 주변 정체만 줄어도 평균 이동시간이 2시간 가량 줄어든다는 얘기까지 나왔었거든요. 그래서 재작년 9월에는 당시 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명절 연휴 기간 동안 고속도로 통행료를 무료로 해 주는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었습니다. 이게 흐지부지된 건데요. 도로공사는 당시에도 이게 무슨 소리냐, 우리가 갖고 있는 빚이 지금 얼마인데, 지금 도로공사가 올해 기준으로 보니까 26조 5000억 정도 빚을 갖고 있거든요. 그 빚이 한 8, 90% 정도가 금융권 부채입니다. 이자를 갚아야 되는 돈이기 때문에 이자비용이 얼마인데 통행료를 무료로 해 주느냐, 이렇게 해서 펄쩍 뛰어가지고 그동안에 못해줬거든요. 우리 정부도 거기에 대해서 도로공사 얘기가 맞다고해서 반대를 했었던 것이고요.

◇ 박재홍> 부채가 굉장히 많네요.

◆ 김성완> 다른 공기업이 요새 부채가 워낙 많아가지고 26조가 별로 많아 보이지 않는데. 굉장히 많은 숫자죠, 사실은.

◇ 박재홍> 중국 같은 경우에도 우리 설 명절 같은 춘절 기간에 통행료 면제해 주지 않습니까?

◆ 김성완> 중국이 3년 전부터 실시를 한 거예요. 춘절하고 청명절, 노동절 이렇게 해서 4대 명절에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 줬습니다. 중국은 우리는 명절 연휴가 사흘 정도 되잖아요. 중국은 열흘 정도입니다. 열흘 기간 동안에 다 면제를 해 주면 어마어마한 거잖아요, 그 손해가. 중국 같은 경우에도 도로공사가 굉장히 돈을 많이 투자했기 때문에 적자가 많이 발생했는데요. 설 명절 첫날 같은 경우에도 8500만대가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이게 오히려 중국 같은 경우에는 정체가 더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바보 같은 정책이다, 이런 얘기까지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대만 같은 경우에는 중국보다 앞선 1995년부터 같은 제도를 실시 중에 있는데요. 대만은 춘절 연휴 사흘 동안에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 주고 있습니다. 중국 같은 경우 제가 말씀드렸지만 그런 부작용이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경절에 사람들의 이동이 많아지게 되면 내수 진작 효과가 65억 위안 정도가 나타난다, 그래서 계속 강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박재홍> 이동이 워낙 많으니까.

◆ 김성완> 어마어마하죠.

◇ 박재홍> 경제가 더 활성화될 수 있고 효과가 더 많다는 생각인 것 같은데, 이제 우리 얘기로 다시 돌아오면, 임시공휴일은 그러면 면제해도 되고 명절은 안 된다, 이런 태도에 또 모순이 있을 것 같아요.

◆ 김성완> 그게 오늘 제가 드리고 싶었던 행간이기도 한데요. 명절과 임시공휴일 중에서 어떤 날에 통행료를 면제해 주는 게 국민사기진작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일까요? 아마 자문자답을 해보면 답이 그냥 나올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에는 명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도로공사 입장에서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부채가 26조원이 넘기 때문에 하루만 통행료를 면제해 주는 것도 굉장히 큰 부담일 겁니다. 앞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그래서 도로공사 입장에서 이번 정책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정부가 이번에 도로공사의 손목을 비틀었는지, 아니면 친박 낙하산으로 내려간 김학송 사장을 자발적으로 설득하게 만들었는지 어쨌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유는. 그렇지만 어쨌든 이런 정책을 하고 난 다음에 그 손해는 어떻게 감수를 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보전해 주는지 이런 문제에 대한 검토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되고요. 어차피 그 모든 손해들도 나중에 가면 세금이든 아니면 통행료든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갈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정책을 결정할 때에는 정책이 나타내는 효과를 좀 면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요. 정부 입장에서 어느 쪽이 더 큰 효과가 있다고 판단을 한다면 그쪽을 선택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부 입장에서 지금 임시공휴일이라고 깜짝 지정하고 그다음에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를 해 주겠다, 이렇게 시혜성으로 국민들한테 사기진작한다고 하는데, 그게 과연 나중에 가서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지 이건 검토가 좀 필요할 것 같고요. 만약 임시공휴일에 이렇게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 줄 수 있다면 나중에 가서 설 명절도 한번쯤 검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 보게 됩니다. 저는 이참에 한번 명절 기간에 통행료 무료 문제도 한번 검토해 보는 그런 것도 한번 얘기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14일 임시공휴일과 더불어서 도로공사에서 통행료 면제했다는 소식, 그 행간을 다뤄봤는데요. 말씀드린대로 명절 기간 그 문제도 함께 다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성완 씨였어요.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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