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지하 교육장에서 강석윤 롯데그룹 노동조합 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계열사 노동조합 위원장 19명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롯데 계열사 사장단에 이어 노동조합 협의회가 5일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성명을 '자발적으로' 발표하면서 내부에서는 이미 '차남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롯데그룹 노동조합 협의회는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에서 회의를 열고 "신동빈 회장에 무한한 지지와 신뢰를 보낸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특히 "경영 능력과 자질조차 검증되지 않은 자와 그를 통해 부당하게 그룹을 침투하려는 소수의 추종세력들이 불미스런 수단 방법으로 그룹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총수일가로 이뤄진 반(反) 신동빈 전선을 비난했다.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박종민 기자) 롯데의 후계 분쟁이 기형적인 지배구조와 그에 따른 승자독식체제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고민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 성명서다. 업계 관계자는 "재벌가 후계싸움에 한쪽 편을 드는 성명이 나오는 것 자체가 기본적으로 이상한 일이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강조하는 노조에서 저런 성명을 낸 것 역시 이상하다"고 말했다.
전날 한일 양국에서 고위 임원들이 신동빈 회장에 대한 '충성 맹세'를 쏟아낸 것의 연장선상이다. 한국에서는 한창 바쁠 37개 계열사 사장들이 '지시 받은 것도 아닌데' 일정을 맞춰 일사분란하게 모였다. 일본에서는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이 한국특파원들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4일 서울 잠실 제2롯데 홍보관에서 그룹 사장단과 함께 회의를 마치고 성명서를 발표하고있다. 박종민기자 이런 움직임을 두고 내부에서는 이미 최종승자 검토는 끝났다는 얘기가 나온다.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이 차남을 상대로 휘두를 수 있는 무기가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현 임원들 모두 신 회장 체제에서 임명된 사람들이다. 신 전 부회장은 귀국을 미룬 사흘째 움직임이 없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가 위기에 처하자 임직원들이 이를 극복하자는 차원에서 뭉치는 것일 뿐 상부의 지시나 압력 같은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