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심의통과…문제작 '자가당착' 어떤 영화이기에

정치풍자 영화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감독 김선, 제작 곡사, 이하 자가당착)가 5년 만에 청소년관람불가로 심의를 통과해 다음달 개봉한다.

자가당착의 배급을 맡은 ㈜인디플러그는 6일 "약 5년 동안, 두 번의 제한상영가 판정 그리고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를 상대로 대법원까지 끌고 간 긴 법정공방 끝에 영화 자가당착이 청소년관람불가로 심의를 통과해 개봉 준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완성된 이 영화는 2011년 6월과 이듬해 9월 영등위로부터 두 차례의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다. 국내에는 제한상영관이 한 곳도 없기 때문에 제한상영가 판정은 사실상 상영금지 조치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자가당착에 대한 등급분류 결정 취소 소송이 대법원까지 이어졌고, 결국 지난해 최종판결을 통해 영등위의 제한상영가 판정이 무효화됐다. 그리고 올해 7월 영등위에 다시 자가당착의 심의를 신청했고, 지난달 30일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인디플러그는 "지난 2013년 6월 일본에서 먼저 개봉한 자가당착의 관람 등급은 중고생 관람가였다"며 "국내에서 극장 개봉뿐 아니라 전국 순회 상영 등 5년간 자유롭게 하지 못했던 관객들과의 만남을 다양하게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화 자가당착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2012년 대선 이전에 만들어진 만큼 각 이야기의 시점은 그때에 맞춰져 있지만, 현재 진행형인 문제들이기에 지금 시대상에 비춰 봐도 크게 무리는 없다.

먼저 '대한 뉘우스' 타이틀을 단 영상은 한 가족의 식사 자리에서 화제에 오른 4대강 사업 이야기를 들려 준다. 딸이 엄마 아빠에게 청계천사업, 촛불집회, 용산참사 등을 근거로 "물로 흥하고 불로 망한다"는 '수흥화망' 이론으로 설명하는 이명박정권의 정체성은 묘한 설득력을 지닌다.

두 번째는 영화 예고편 형식을 띤 '칠거지악'이란 제목의 영상이다. 여기에는 '복수를 꿈꾸는 남자' '모든 준비는 끝났다' '오늘 넌 죽는다' 등의 문구와 방독면을 쓴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2010년 6월 개봉'이라는 마지막 문구를 통해 그 당시 펼쳐진 6·2지방선거를 빗댄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이 본편인 자가당착이다. 이 이야기는 개연성을 찾기 힘든 흐름을 보인다. 대신 관객의 오감을 건드려 즉각적인 느낌을 전하려는 기괴하고 독특한 이미지 들의 향연이 의도적으로 거친 질감을 낸 스크린 안에서 줄기차게 펼쳐진다.

극중 한국 사회의 비뚤어진 자화상을 기록한 다양한 신문 기사, 혼신의 연기를 펼치는 경찰 마스코트 포돌이 인형, 베일에 싸인 포돌이의 엄마 아빠, 머리에 띠를 두르고 포돌이를 괴롭히고자 연대하는 쥐떼, 앞서 언급한 수흥화망을 연상시키는 장면 장면, 그리고 노골적인 성적 은유 등은 어디선가 한 번쯤 들었을 법한 다양한 일상의 소리와 버무려져 관객의 예상을 모조리 전복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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