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담화, 민심과 괴리있어 서글퍼
-임금피크제, 청년고용 유도한다는 보장없어
-청년고용 위해 고용할당제 등 추진해야
-연 7조 세수펑크 어쩔건가? 법인세 올려야
-재벌개혁은 시장논리, 노동개혁은 국가개입?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
어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한 야당 입장을 들어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을 연결합니다. 최재천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 최재천> 네, 안녕하세요. 최재천입니다.
◇ 박재홍> 어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최재천> 참 안타깝죠. 지금 대통령께서 일하신 지가 2년 반이 되셨는데. 그동안 저성장 경제나 민생경제 등 총체적인 위기가 아닙니까. 거기에 대한 성찰이나 진단을 제대로 하기보다는 또다시 개혁이란 이름의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그런 정책을 들고 나오셔서 민심과 대통령의 현실인식 사이에 많은 괴리가 있구나, 이런 서글픔을 느꼈습니다.
◇ 박재홍> 담화내용을 구체적으로 여쭤보면 핵심은 노동개혁 문제였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들으셨어요?
◆ 최재천> 지금 국민들에게 ‘당신 일과 관련해서 뭐가 가장 불안하십니까?’라고 여쭤보면요. 대부분은 고용불안을 얘기하실 겁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대통령께서는 이 모든 노동 불안의 원인을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다. 그리고 나이 드신 분들이 일자리를 차지하고 임금은 많이 받아가면서 내놓지 않는다’ 이러한 단순한 현실인식에 기인해서 생각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일자리에 대해 대단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요.
그 다음에 또 하나 덧붙일 건요. 일자리 불안과 함께 대한민국은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이 사실 세계 최고 수준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데 대한 대책을 말씀하시기보다는 도리어 쉬운 해고나 임금피크제를 통한 임금삭감 같은 해법을 내놓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단히 실망스럽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대통령의 정확한 말은 이거였죠. ‘기성세대, 특히 고임금자와 정규직들이 조금씩 양보를 해야 된다. 우리 딸과 아들을 위해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결단하자’ 이런 내용이었는데요.
◆ 최재천> 그런데요. ‘사오정’이나 ‘오륙도’란 단어가 잘 표현해 주듯이 우리나라에서 한 직장에서 몇 년정도 근무했는지 평균으로 따져보면요. 가장 길게 근무한 게 불과 7, 8년입니다. 그리고 60세 정년까지 가시는 비율을 저희들이 뽑아보니까 평균 8%가 채 안 돼요. 그래서 정년연장을 하더라도 혜택 보는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다음에 물론 일부 대기업 고임금 정규직 노동자들이 기득권을 누리는 측면은 있습니다마는. 그분들을 타깃 삼아서 그분들의 장점을 해체시키기보다는, 도리어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좀 더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새로운 직무를 개발하는 쪽으로 정책을 펴야 되는 것이 아닌가요?
◇ 박재홍> 오히려 임금피크제가 청년고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보시는 거죠?
◆ 최재천> 그건 전 세계의 논문들에서 다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논문들도 그렇고요. 생각해 보십시오. 57세에서 60세로 정년을 3년 늘리게 되면 그 분들이 나가지를 않거든요. 임금만 삭감당하는 거잖아요. 지금 우리나라 기업들이 신규일자리를 전혀 늘리지 않고 있는데 그분들 임금 깎은 거 가지고 정부가 조금 보조해 준다고 하면 기업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늘릴까요? 일은 그대로 하고 계시는 분이 계신데요? 기본적으로 일이 없는데 돈만 남는다고 일자리 늘릴 그런 기업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 박재홍> 따라서 임금피크제를 통한 청년일자리 고용유도는 좀 맞지 않는 말이라는 건가요?
◆ 최재천> 네. 경제적으로나 논리적으로 전혀 맞지 않고요. 다른 나라 연구결과도 ‘전혀 이건 별개의 문제다’ 이런 주장들이 많습니다.
◇ 박재홍> 또 하나 대통령이 강조한 것이 노동유연성 문제인데요. 그러니까 성과중심의 임금체계를 바꾸고 성과가 낮은 사람은 퇴출시킬 수 있게 하는 일반해고, 이른바 쉬운 해고가 그핵심 내용인데요. 여당 측은 ‘이런 노동 체제가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이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최재천> 전혀 그렇지 않죠. 물론 OECD 기준으로 볼 때요. 해고 자유 정도 그러니까 노동의 유연성 정도는 우리나라가 아래쪽에 속합니다. 대단히 아래쪽에 위치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법적으로만 평가한 거죠.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은 이를테면 책상을 뺀다거나 눈치를 준다거나 그다음에 명퇴 희망자를 받는다거나 이런 방식으로 얼마나 많은 해고가 무자비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쉬운 해고를 이야기할 수는 있겠죠. 할 수도 있겠지만 보다 책임 있는 정부라면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있어서 채용을 촉진하는, 고용을 촉진하는 그런 가이드라인도 동시에 발표를 하는 게 예의겠죠.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이러한 대통령의 대책이 경제 회생 혹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말씀인데요. 그렇다면 대안은 뭔가요?
◆ 최재천> 저희들 대안은요. 일단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지나치게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에 도리어 고용을 촉진할 수 있는 쪽을 강화해야 된다고 보고 있고요. 그 다음에 청년일자리의 심각성은 저희들도 충분히 인정을 합니다. 그래서 청년 일자리 보호를 위한 여러 가지 청년보장제도, 예를 들면 그 사람들이 직업훈련을 받든지 아니면 교육을 받든지 고용을 찾아가는 동안에 수당을 받는 제도들이 있을 수 있겠고요. 그 다음에 청년 일자리에 대한 생애주기별 대책, 구직수당 신설 그리고 늘 지금 저희 당이 강조하는 청년고용의 사회적 책임제도, 예를 들면 고용할당제 등이 되겠죠.
그리고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건 독일과 같은 경우는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협약제도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독일은 기업들하고 정부가 모여서 올해 청년을 얼마나 채용을 할지 상의를 합니다. 기업 입장에서 ‘나는 채용할 여력이 없어’라고 한다면 정부가 ‘그러면 네가 이익금에서 얼마 정도를 내라’라고 해서 그 돈을 청년 채용하는 기업에다 지원을 해 주거든요. 이런 방식의 사회적 대타협이나 협약이 필요하다, 일단은 여기까지 말씀드리겠습니다.
◇ 박재홍> 청년고용할당제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씀이고요.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내놓은 세법 개정안도 지금 논란을 낳고 있는데요. 의원님은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뭐라고 보십니까?
◆ 최재천> 일단 말이죠. 이 정부 들어서 매년 세수가 약 평균 7조 정도 펑크가 났잖아요. 그리고 올해도 어쩔 수 없이 지금 추경예산을 만들어서 약 6조 정도 보완을 해 줬거든요. 계속 이렇게 세수가 펑크가 나면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국가가 빚을 내든가 아니면 세금을 올려야죠. 그 다음에 세금 깎아주던 걸 좀 막아서 다시 세수를 채우든가, 이런 길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연평균 7조 정도 세수가 펑크나는 게 뻔하고 내년 경제전망이 대단히 어려울 것이란 걸 알고 있으면서도 지금 정부가 가져온 안은 고작 1조 900억 정도만 세금을 늘리는 계획입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어떻게 할 겁니까? 이를테면 가장 눈앞에 놓인 내년 6조 세수 펑크는 어떻게 할 겁니까? 이걸 또 국채발행해서 먼 훗날 후세 세대에게 전가를 시키고, 단임제 대통령은 떠나버리고, 또 다음 집권여당은 전임 대통령과 차별화해버리면 누가 책임지라는 겁니까?
◇ 박재홍> 그러면 세수 부족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 최재천> 그렇습니다. 산술적으로 보더라도 턱없이 부족하고요. 여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없고 오로지 내년 선거만을 예상한 탓인지 어느 누구도 부담을 가지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재벌기업들은 곳간에 약 710조의 사내 유보금을 쌓아두고 있잖아요. 이런 것들을 투자나 생산적인 일자리 창출이나 청년고용 같은 쪽으로 끌어내서 일자리가 많아지고 세금을 많이 내면 경제선순환으로 이어지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지금 전혀 없습니다.
◆ 최재천> 그렇습니다. 잘 말씀해 주셨다시피 가장 좁은 의미로는 노동시장 개혁, 노동구조도 개혁할 필요가 있겠죠. 이를테면 가장 대표적인 게 임금을 삭감한다면 그 부분에 대한 직무를 좀 변경시켜야 되잖아요. 직무개발과 훈련과 인생 2모작과 그다음에 근무시간을 조금 축소한 것을 어떻게 다른 생산 쪽으로 돌릴지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도 나와야 되는 거고요.
그 다음에 산업구조개혁이 문제잖아요. 이를테면 지금 대기업 고임금 노동자들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은 대기업들의 단가 후려치기나 사내 재하청 문제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원청 하청으로 내려오면서 20%씩 계속 깎아버리니까 여전히 힘들다는 것이죠. 이런 문제들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일관되게 강조하는 비정규직 문제. 1000만이 넘는 비정규직 어떻게 할 겁니까? 이 분들은 실업보험도 들지 못하고 다른 사회보험도 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라 은퇴 후의 사회적 안전망이 제로 상태입니다.
이런 사회적 불안을 동시에 해소해야 되는 거고요. 그다음에 잘 아시다시피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가 재벌들의 무한 탐식, 독식 그리고 황제경영에 있다는 게 증명이 됐잖아요. 그렇게 사회로부터 얻게 되는 이득을 자기들 경영권을 지키고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하는 데 쓰고 있단 말이에요. 그렇다면 재벌개혁도 당연히 한꺼번에 따라가야 국가경제 전체 속에서 노동문제도 해소해 갈 수 있는 거죠.
◇ 박재홍> 그래서 여당에서도 재벌개혁 문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죠? 어제 당정회의에서는 롯데사태를 계기로 순환출자 금지도 논의되고 있고요. 또 경영상의 투명성도 검토하는데요.
◆ 최재천> 잘 지적해 주셨습니다마는 논의는 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어제 발표에 보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더라고요. ‘롯데문제는 해외 투자의 문제, 해외연결 법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쪽 해외 쪽을 공시하면 돼’ 그냥 그렇게 끝내버렸습니다. 그리고 ‘순환출자금지는 할 수 없어. 기업 경영권에 위협이 되고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나’ 또 이런 식으로 표현해버렸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임금피크제나 쉬운 해고, 취업규칙 변경 문제야말로 시장의 문제입니다.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되는 문제예요. 노사 자율에 맡겨야 되는 거죠. 그리고 더구나 이 정부는 자유주의 혹은 신자유주의라는 경제원칙에 기반하고 있는데 왜 시장에 개입합니까? 노동도 시장입니다. 그러면서 재벌은 전혀 개입하지 않겠다는 거고요. 노동시장은 멋대로 개입하겠다는 거고요. 이런 불원칙, 불균형이 어디에 있습니까?
◇ 박재홍> 따라서 재벌기업문제도 제대로 손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신데요. 논의되고 있는 것이 법인세 문제죠. 그런데 여전히 재정 파탄이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정부 여당은 법인세를 성역으로 지키고 있는 상황인데요.
◆ 최재천> 대한민국 법인세는 어떻게 됐건 MB정부 시절에서 25%에서 22%로 내렸잖아요. 그런데 그 이후로 사내유보금을 쌓아두는 거 보십시오. 710조를 쌓아뒀어요, 돈이 남는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어제 세수를 저희들이 다시 분석을 해보니까요. 대기업들한테 지금 조세감면 특혜가 많이 나가고 있거든요. 거의 70~80%가 중소나 중견기업에 특혜가 가는 게 아니라 재벌 대기업으로 갑니다.
그러면 ‘그런 혜택들을 얼마나 감면시켰느냐? 줄여놨느냐?’를 살펴봐야 하는데요. 정부는 줄여간다고 했거든요? 법인세 증세하지 않고 그런 혜택을 줄이는 방식을 써서 사실상 법인세를 늘리는 방안을 가져오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지난 번에 약속을 했고요. 그런데 이번에 저희들이 어젯밤에 분석을 해보니까 불과 세율이 0.1~0.2%포인트 늘어납니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우리나라 최고의 대기업 실효세율이 불과 10~11% 정도인데 일본의 소니는 37~38%이거든요. 그런데 거기에다가 0.1~0.2%포인트를 늘렸으니까 이제 됐지? 이런 식으로 국민한테 내미는 거죠.
◇ 박재홍>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말씀인데요.
◆ 최재천> 그렇습니다. 어떤 예의도 없는 거죠. 그리고 현재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그다음에 경제를 활성화시킬 그런 대책이 사실상 전무한 거죠. 이번 세제 개정안을 보면요.
◇ 박재홍> 그래서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은 대기업 자산운영 소득에 대한 법인세율을 22%에서 38%로 높이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는데요.
◆ 최재천> 그러니까 방금 말씀드린 그런 문제의식에서 사내 유보금을 투자와 고용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잖아요. 그래서 그 부분, 그러니까 순수한 사업소득 말고 비사업소득 부분에 대해서 법인세를 세게 물리면 이분들이 쌓아두지 않고 결국은 그걸 쓸 것이라고 보는 거죠. 비용 혜택, 비용 공제를 받아야 되니까요. 그래서 가만히 놔두는 돈에 대해 법인세율을 22%에서 38% 수준으로 올려서 지금 사실상 법인세에서 제외되어 있는 그쪽을 정상화 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해서 은수미 의원이 지금 법안을 내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22%에서 38%는 폭이 너무 높은 거 아닌가요?
◆ 최재천> 그렇죠. 그러니까 방금 말씀드린 사업 외 소득 부분인데요. 이자 소득이나 그런 부분이요. 그런 부분들이 사실상 사내유보금의 핵심이라고 보고 과세를 촉진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의 법인세 문제죠.
◇ 박재홍> 따라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말씀이네요.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재천> 감사합니다.
◇ 박재홍> 새정치민주연합의 최재천 정책위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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