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동력 정체된 스마트폰…삼성의 미래전략은?

삼성, 갤럭시S6엣지플러스.노트5 미국시장 조기 출시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6’ 자료사진 (황진환 기자)
삼성전자는 하반기 스마트폰시장의 구원투수로 갤럭시S6엣지플러스와 갤럭시노트5를 동시 출시하면서 포화상태에 이른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지배력을 이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미래전망은 불투명하다.

삼성전자는 14일 0시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엣지플러스를 시장에 내놓으며 올 하반기 시장공략과 애플 아이폰의 아성인 북미시장 매출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 갤럭시노트5 공개 왜 앞 당겼나?

갤럭시노트5는 배터리 일체형 디자인과 5.7인치 슈퍼아몰레드 평면 디스플레이를 채택했고 갤럭시S6엣지플러스는 S6엣지보다 화면이 더 커진 버전이다.

삼성전자는 전통적으로 갤럭시시리즈는 상반기에, 노트시리즈는 하반가에 출시해왔고 노트시리즈는 통상 9월 독일에서 개최되는 세계가전전시회(IFA)에 출시해왔지만 이번에는 시기를 14일로 한달 가량 앞당겼다.

삼성전자가 관행을 깨고 자사 제품군의 조기출시 카드를 빼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전세계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시장을 애플과 양분하고 있지만 유독 북미시장에서만은 애플의 아이폰에 눌려 맥을 추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하려는 의도가 있다.

둘째는 공격적인 스마트폰 마케팅을 통해 올해들어 정체기미를 보이고 있는 스마트폰 매출을 끌어올려 한계에 이른 스마트폰시장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3일 "휴대전화부문 규모의 경제와 그룹의 긍정적 수익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차원에서 제품의 출시를 앞당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는 2010년대초부터 그룹의 수익흐름을 주도해왔지만 지난해 하반기 매출 급락세에 이어 2015년 중반 다시 매출이 정체현상을 보이면서 이상징후를 보여주고 있다.

◇ 세계 스마트폰시장 포화상태…매출도 정체

삼성 서초동 사옥
지난 6년동안 삼성전자의 IM(IT Mobile)부문 매출실적을 보면 매출규모는 2010년 40.1조, 2011년 67.4조, 2012년 105.8조, 2013년 138.8조, 2014년 111.8조원으로 2013년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와 올해 매출감소세가 뚜렷하다.


분기단위로도 지난해 3분기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올 2분기 들어 다시 성장이 정체되는 흐름이다. IM부문 매출은 2014년 1분기 32.4조, 2분기 28.4, 3분기 24.5, 4분기 26.2조원, 2015년 1분기 25.3, 2분기 26.6조원(영업이익 2.7조원)이다.

당장 매출이나 수익이 크게 감소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실적에 비해 현격히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한꺼번에 겹쳤다. 미국의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내놓은 지 올해로 8년째 후발주자인 삼성과 LG 등이 가세해 시장경쟁을 펼치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사람들이 추가로 핸드폰을 구입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13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휴대폰시장은 급성장해왔다. 그런데 지금은 숨고르기 국면이라고 보면된"면서 "애플과의 경쟁도 경쟁이지만 중국업체들까지 가세한 상태라 가격이 갈수록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이익이 덜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은 선발주자들과의 기술격차는 크게 줄인 반면 우수한 가격경쟁력으로 저가폰시장은 물론 프리미엄폰 시장까지 넘보는 상황이다.

◇ 혁신이 살길…그러나 요원한 혁신의 길

사정이 이렇지만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출시하는 신제품을 뜯어보면 부분적으로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에 그칠 뿐 애플이 한동안 애플1.2와 매킨토시, 아이팟, 아이폰을 내놓으며 전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 같은 혁신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혁신이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그동안 놀라운 실적을 기록하며 국내산업을 주도해온 삼성그룹내에서도 이같은 추세에 주목, 위기감을 가져온 지는 오래지만 뾰족한 대응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막대한 돈을 사내에 쌓아놓고는 있지만 어느 곳에 투자할 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그룹내에서는 바이오사업이나 사물인터넷(IoT)분야가 차세대 성장사업이 될 것이란 말도 있지만 스마트폰사업을 대체할만한 규모와 수익을 가져다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스마트폰시장이 금방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정체상태가 장기화되고 대안 즉 돌파구를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매출의 급락과 회사의 외형축소는 불가피한 수순이다. 휴대전화시장을 석권했던 핀란드의 노키아가 휴대전화사업 부문을 매각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고 현실이 된 혁신에 적응하지도 못하면서 도태된 것은 IT생태계에서 흔한 일이다. 삼성이 경계해야할 반면교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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