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아베 담화 뻔뻔한데…朴대통령 경축사 아쉬워"

광복70주년 서울 광화문 등에 갖가지 경축행사

제70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우리모두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경축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시민들과 함께 만세를 외치고 있다. (윤성호 기자)
광복 70주년을 맞아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경축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은 하나같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날 담화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서도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식민지배·침략·사죄·반성’이라는 단어를 내놓으면서도 직접적인 사과는 하지 않았던 아베 총리의 담화에 대해 시민들은 “뻔뻔하다”, “화가 난다”, “모욕적이다”는 등의 반응이었다.

서울 목동에 사는 김영상(31)씨는 “일본이 겉과 속이 다르고, 앞뒤가 안 맞는 뻔뻔한 태도를 보이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기 때문에 대꾸할 가치도 못 느낀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우리가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박 대통령의 오늘 경축사가 '확고하다'거나 '확신에 찼다'는 느낌 없이 지나치게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만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딸 둘과 온 회사원 고광전(47)씨는 “역사는 지워지지 않는다. 일본의 다음 총리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겠느냐”고 바랐다.

그는 박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서는 “좀 더 강력한 어조로 아베 총리를 비판했어야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조속히 합당하게 해결하기를 바란다”는 ‘성의 있는 행동’을 조건으로 아베 총리의 담화를 받아들인 정부의 태도에 다소 실망감을 표현한 것이다.

경기도 시흥에서 온 오송(30·여)씨도 “박 대통령 발언이 두루뭉술해서 국민들이 ‘아~ 속이 시원하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면서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완곡한 표현으로 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북한의 ‘DMZ 지뢰 도발’ 사건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오씨는 “광복 70주년인데 이런 날을 앞두고 지뢰 사건이 터진 것에 대해 안타깝고, 남북이 지금 따로따로인 모습을 보일 때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온 윤재덕(52) 씨는 “제 부모님 고향이 함경도인데, 서로 대화를 하고 만나는 모습이 아니라 지금과 같이 고향도 가볼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가족들과 함께 광화문광장을 찾은 최모(55·여)씨는 “북한이 너무 잘못해서 싸우고만 있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서는 시민들이 함께 태극기를 만드는 퍼포먼스를 비롯해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을 알리는 사진전과 거리 퍼레이드 등 갖가지 행사가 펼쳐졌다.

저녁에는 대규모 타악기 공연과 뮤지컬 ‘영웅’ 갈라 공연 등이 진행되고,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불꽃쇼가 펼쳐져 광복절 분위기는 한껏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광복절 행사로 서울 세종대로와 마포대교 남단 등에서는 차량 통행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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