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국적논란' 롯데…인정은 일본 주주들 손으로

신 회장 발표문 원문보니…신동빈을 '시게미쓰 아키오'로 지칭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박종민 기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17일 후계 분쟁의 진검승부라고 할 수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제시한 안건을 통과시킴으로서 사실상 승리했다. 하지만 롯데의 국적 논란까지 피하지는 못했다.

이날 오전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는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일본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 결과도 한국에 통보되는 식이라, 롯데그룹 측은 이날 오전까지도 주총 시간과 장소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는 입장이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보통 주총이 오전에 시작하는 만큼 이른 오후에는 결과가 전해지지 않겠냐"고 했지만 실제 주총은 9시 30분 도쿄시내 데이코쿠호텔에서 시작하자마자 20분만에 끝났다.

주총이 끝난 직후 신 회장의 발표문이라며 한국 롯데 측이 밝힌 자료도 실제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발표한 원문과 온도 차가 있다. 발표문 원문은 '신동빈'을 '시게미쓰 아키오(重光昭夫)'로, '한국·일본'을 '일본·한국 쌍방'(日本, 韓國 雙方)으로 지칭했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를 통해 한국의 롯데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진행은 예상됐던 바다. 다만 지배구조 상단의 일본 주주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한국 롯데 측에서는 제대로 파악조차 못했다는 점, 신 회장 발표문의 표현 때문에 "롯데는 한국 기업"이라는 신 회장의 발언은 여전히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이 제시해 상정된 두개 안건이 참석 주주 과반수 이상을 넘긴 찬성으로 순조롭게 가결됐다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 등 반대 측 목소리가 있었는지 여부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구체적인 참석 인원과 찬성 비율 등은 주주보호를 위한 비공개 사안"이라는 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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