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변호사는 이 책에서 "안철수 캠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통의 부재였다"라고 주장했다.
가장 큰 이유로 비선라인을 들었으며 그 핵심인물로 '시골의사'라 불리는 박경철 안동 신세계연합클리닉원장을 지목했다.
금태섭 변호사는 지난 대선당시 '진심캠프'라 불리던 안철수 후보측 상황실장과 대변인으로 일했던 최측근이었다.
그런 금태섭 변호사가 책을 통해 안철수 전 대표에게 돌직구를 날린 것이다.
금태섭 변호사는 안철수 대표가 지난해 3월 민주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합당한 이후 7.30 동작을 재보궐선거 때 공천문제로 틀어진 이후 사실상 결별했다.
안철수 전 대표를 찾았다가 떠난 사람은 금태섭 변호사만이 아니다. 지금 안철수 전 대표 곁에는 지난 대선당시 함께 했던 측근들이 거의 사라졌다.
초창기 외교·안보정책 조언자였던 윤영관 전 외교부장관도 안철수 전 대표와 완전히 결별한 상태이고, 경제정책 참모였던 장하성 교수도 안철수 전 대표와 결별과 재회를 거듭하고 있지만 지금은 사실상 역할이 없는 상태다.
또, 정무와 정책에서 핵심참모였던 김성식 전 의원도 결별한 상태다. 김성식 전 의원은 신당창당을 주장하며 안철수 전 대표의 새정치민주연합행을 격렬하게 반대했었다.
정치적 멘토역할을 했던 김종인 전 부총리와 윤여준 장관, 최장집 교수 등은 지금은 안철수비판자가 돼있다.
가까운 측근들이 떠나는 것도 아쉬운데, 떠나서 자신을 공격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안철수 전 대표로서는 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다시 대권을 꿈꾸는 입장에서 리더로서의 자질부족과 정치적 포용력의 한계를 노출하는 것이어서 정치적 기반 다지기에 약점으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안철수를 떠나는 사람들의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대해,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입문 초창기 멘토 역할을 했던 윤여준 전 장관은 한마디로 딱 잘라말했다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이 없다"라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발언을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입문 이후 최초의 실수이자 실언으로 꼽는다.
윤여준 전 장관은 이와관련해 "내가 안철수를 떠난 게 유치하게 그 발언 때문이겠느냐? 자신만의 정치철학과 비전이 없는 사람이다. 그게 없으면 받아들이는 흡입력과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보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측근으로 일했던 한 인사는 안철수 전 대표의 가장 큰 약점으로 금태섭 변호사와 마찬가지의 지적을 했다. "주요 정치현안이 있으면 함께 공유하고 내부토론을 통해 최선의 결론을 내야하는데, 공식기구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안철수 전 대표가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잘 모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치적 선택의 시기와 승부수를 던지는 감각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표의 인재영입위원장과 당 혁신위원장직 제안을 거부한 일이나 메르스 사태 때 특위위원장직 거부가 대표적인 예이다. 중앙정치에 나설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버린 셈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최근 국정원 해킹의혹 때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으로 모처럼 정치전면에 등장했지만 사실상 빈손으로 위원장직을 마감했다.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는 시점에서의 결정적 오류와 소통부재가 안철수 대표로부터 사람들이 떠나는 이유다.
안철수 전 대표는 금태섭 변호사의 비선 지적에 대해 "지금 대선에 대해서 그렇게 여러가지를 말씀드리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저에 대한 비판이라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자신만의 정치철학이 없어도 국회의원 한 번은 할 수 있지만 3선 이상은 할 수 없다"라는 말을 한다.
또 '정치는 자기사람을 많이 만드는 것보다 자신의 적을 최소화하는데 승부가 달렸다'는 말이 있다.
대통령을 꿈꾸는 안철수 전 대표가 귀담아 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