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뷰티 인사이드'…'너'와 '나'의 차이는 단지 2%

영화 '뷰티 인사이드' 스틸(사진=용필름 제공)
#1. 열여덟 살 때부터 남녀노소, 외국인 가리지 않고 겉모습이 변하는 우진. 그의 비밀을 유일하게 아는 사람은 어머니와 한 친구뿐이다.

자주 가던 가구 판매점에서 만난 이수에게 첫눈에 반한 우진은 용기를 내 그녀에게 고백하기로 결심한다. 이수 역시 자신과 닮은 부분이 많은 우진에게 강렬한 끌림을 느끼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이 싹튼다.

하지만 매일 외모가 변하는 연인을 대해야 하는 이수의 마음은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 연인의 모습을 익히는 데 하루라는 시간은 너무 짧은 탓이다. "매일 남자가 바뀌는 것 같다"고 수근거리는 주변의 시선도 그녀를 힘들게 한다. 둘의 사랑은 이뤄질 수 있을까?


#2. A는 매일 아침,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난다. 하루는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쾌활한 소년이었다가, 이튿날에는 화장실 변기를 닦는 불법 미성년 가정부로 깨어나기도 한다.

그 어느 몸에서 깨어나든 A는 철저히 몸 주인의 생활에 자신을 맞춰 나간다. 그렇게 살아가던 5994일째, 그러니까 16년째 되는 날 아침, A는 저스틴의 몸으로 깨어나 리애넌이라는 소녀를 만난다.

리애넌은 저스틴의 여자친구로, 그 앞에서는 항상 어딘지 조심스럽고 불안해 하는 소녀다. A는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 자신을 발견한다. A는 과연 이 사랑을 어떻게 지켜 나갈 수 있을까?

◇ 닮은꼴인 영화와 소설의 공명하는 메시지…관계의 본질을 묻다

이 닮은 듯 다른 두 이야기는 각각 영화 '뷰티 인사이드'(감독 백, 제작 용필름)와 소설 '에브리 데이(지은이 데이비드 리바이선, 출판사 민음사)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두 작품 속 우진과 A는 닮은꼴이다.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며, 흑인도 백인도 황인도 아니다. 그렇다고 동성애자도 이성애자도 아니다. 단지 한 사람을 사랑할 뿐이다.

그러한 자신의 존재에 익숙하기에 이 둘은 남자 몸에 있을 때나 여자 몸에 있을 때나 변함없이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존재를 대면해야 하는 상대방의 마음은 혼란스럽다. 영화 속 이수와 소설 속 리애넌은 연인이 아이, 노인, 여성의 몸으로 나타나면 어딘지 어색하다. 겉모습과 상관 없이 그 안에는 맑고 순수한 존재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말이다.

우진과 A에게 연인은 비밀을 얘기하고 시간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존재다.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사람과 미래를 함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둘 사이에 위기가 찾아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실제 우리의 삶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어제와 다른 오늘의 나… 그래도 사랑할 수 있겠니?"라고 묻는 영화 뷰티 인사이드와 소설 에브리 데이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사랑과 관계의 본질에 관한 것이리라. 그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소설 내용의 일부를 전한다.

'복잡한 것, 논쟁이 되는 것은 극히 사소하고 작은 부분에서만 발생한다. 종교, 성별, 인종, 지리적 배경이 무엇이든 우리 모두에겐 서로 98퍼센트 정도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극히 사소하고 작은 부분 때문이다. (중략)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는 서로 다른 2퍼센트에 초점을 맞추려 하고, 이 세상 갈등 대부분은 거기에서 초래된다. 내가 내 삶의 항해를 계속해 나갈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모든 삶에 공통되는 98퍼센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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