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지갑…그래도 담배, 집세 지출은 늘어

소비위축에 메르스까지 겹쳐 2분기 기준 평균소비성향 역대 최저

지갑 자료사진
가계의 씀씀이가 줄어들면서 2분기 기준 평균 소비성향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지갑이 닫히는 가운데서도 담뱃값과 월세 지출은 오히려 늘어났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우리 가계의 월평균 소득은 427만1천원으로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2.9% 증가했다.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증가분도 2.3%를 기록했다.

고용률이 높아지면서 일하는 가구원이 늘어나면서 근로소득이 늘어나고 있고, 기초연금 도입 등에 따른 이전소득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소득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각종 세금과 보험비용, 이자비용 등을 합산한 2분기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78만7천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 늘어났고, 실질 증가율도 1.4%로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면서 취득세가 증가하는 등 비경상 조세가 39.9%나 급증했고, 사회보험료와 연금도 계속 불어나는 추세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이자비용은 10분기 연속 감소했다.

◇ 실질 지출증가율 0%25대...2분기 평균소비성향 역대최저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348만4천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1% 증가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편, 지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328만1천원으로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1%,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상승분은 0.4%에 그쳤다. 가계 소득 상승률이 실질 기준으로도 2%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지출 증가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이에따라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 즉 평균소비성향은 71.6%로 2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 분기로 따져도 지난해 4분기(71.5%)이후 역대 2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소비 성향이 점차 낮아지는데다 메르스 사태까지 겹치면서 소비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서운주 복지통계과장은 "(메르스의 영향으로) 밖으로 나가서 활동하는 부분들이 많이 감소를 했다"며 "오락·문화에서 (지출이) 4.4% 감소했고, 대중교통과 의류·신발 부문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

오락.문화 분야에서도 특히 캠핑 및 운동관련 용품의 지출이 32.1%나 감소해 메르스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자료사진 (윤성호 기자)
◇ 담배, 집세 지출은 크게 늘어

그러나 지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2분기 들어 담배소비가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지난 2분기 가계의 월평균 담배 지출은 2만800원으로 지난해 2분기(1만6100원)보다 28.6%나 늘었다. 담뱃값이 인상된 직후인 지난 1분기 담배 지출 증가율이 10.3%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2분기 들어 담배소비가 크게 증가했다.

서 과장은 "1분기 때는 그 전에 사재기 했던 부분이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었고, 1월에 금연 각오 등의 영향이 있었는데, 이런 영향에서 벗어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월세 가구가 증가하면서 주거비에 들어가는 지출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 2분기 실제주거비 증가율은 21.8%에 달했다. 지난 2분기 월세 가구비중은 43.7%로 지난해 2분기보다 3%p나 증가했다.

이밖에도 주택매매 증가로 주택유지와 수선비용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2분기 대비 37.8% 증가한 점도 눈에 띈다.

기획재정부는 분석자료를 통해 "가계소득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메르스 여파로 소비지출이 소득에 비해 더딘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경기회복세가 공고화 될 수 있도록 재정보강과 함께 소비, 투자 등 경제활력 제고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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