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철 코앞인데 통발 설치도 못 해
-빚에 쪼들려 어선수 반으로 줄어
-연평도민, 국민 취급도 안 하는 기분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명재 (연평도 어민)
북한의 포격도발로 서해5도의 조업도 나흘째 중단된 상황입니다.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한 우려에다, 텅 빈 어선까지 바라봐야 하는 우리 어민들의 심경, 직접 연결해 들어봅니다. 연평도의 박명재 선장을 연결합니다. 선장님, 안녕하세요.
◆ 박명재>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이번 북한 도발로 인한 상황, 굉장히 안 좋았을 텐데. 대피소에 계실 때 심경은 어떠셨습니까?
◆ 박명재> 심경이야 뭐 말도 못하죠. 불안함은 말도 못하고요. 언제 또 폭탄이 터질까 하고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잠도 못 자고 지내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셨군요. 얼마나 불안하셨겠습니까. 5년 전 포격 사건을 비롯해서 남북의 군사적 긴장 상태, 계속 반복되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만큼 북한의 도발에 대한 두려움도 크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 박명재> 1999년, 2002년 연평해전, 2010년의 연평도 포격 사건… 말할 수도 없죠. 아주 마음을 못 놓고 여기에 살고 있는데요. 한도 끝도 없죠.
◇ 박재홍> 자식들 못 보는 상황도 올까 봐 그런 두려움도 있으실 것 같아요. 사모님과 두 분이 함께 사신다고 하시는데.
◆ 박명재> 폭격 맞아서 잘못되면, 자식들도 못 보고 죽지 않나 그런 불안감이 많죠. 저뿐이 아니라 여기 도서 주민들이 똑같은 심정으로, 일을 해도 되지도 않고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 박명재> 지금 벌써부터 나가서 통발을 설치하고 9월 1일부터 꽃게를 잡아야 하는 철인데, 지금 이렇게 통발을 배에다가 실어만 놓고 21일부터 22, 23, 24일 오늘까지 꼼짝도 못하는 상황이라서 답답해 죽겠습니다.
◇ 박재홍> 지난 21일부터 조업이 중단된 상태인 거죠.
◆ 박명재> 그렇습니다. 20일에 폭격을 맞아가지고 21일부터 완전히 중단됐죠, 오늘까지.
◇ 박재홍> 꽃게잡이 제철이 다가오고 있고, 사전 작업을 위해서 통발을 설치하셔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 작업들을 못하고 있다는 말씀이신 거죠?
◆ 박명재> 네.
◇ 박재홍> 그렇게 작업을 못하시면 어떤가요? 유지비나 인건비는 계속 나간다고 하는데 피해가 어느 정도의 상황입니까?
◆ 박명재> 계속 나가죠. 저희 같은 경우는 8월 15일부터 선원 6명을 고용해서 일을 하고 있거든요. 한 달에 인건비가 2000만원 나갑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박명재> 그렇게 나가고 또 모든 경비가 또 한 1000 만 원 정도 나가고요. 이런 실정에 서 바다에 못 나가니까, 참 이거 심정을 참 말을 다 못하겠습니다.
◆ 박명재> 저랑 똑같은 심정이에요, 전부.
◇ 박재홍> 이 지역에 아까도 연대기처럼 쭉 말씀하셨습니다만, 조업 중단이 굉장히 잦잖아요. 그러면 이런 일이 벌어지실 때마다 참 많이 답답하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 박명재> 대한민국 어느 다른 해역보다도 반 밖에 조업을 못하는 형편입니다. 반밖에. 여기 어민들이 전부 빚이 2, 3억 정도 이상 다 빚을 지고 있는 상태고. 여기에 5, 60척 되던 배가 지금은 반으로 또 줄었어요. 지금 빚에 시달려서 어떻게 할 수도 없는 형편이에요.
◇ 박재홍> 그렇군요.
◆ 박명재> 그래서 정부에서 정말 관심을 두고 힘들더라도 준 재난지역 선포를 해서 지원이 좀 됐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한편에선 국민 취급도 안 하는 기분이다, 이런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실제로 그렇게 느끼십니까?
◆ 박명재> 그런 생각도 가끔 들죠.
◇ 박재홍> 예. 긴장 상태 빨리 풀려서 조업도 재개되고, 어업 부분에서 많이 회복되면 좋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박명재> 네.
◇ 박재홍> 북한의 도발로 조업 피해를 당하고 있는 연평도의 박명재 선장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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