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수뇌부, '선군절' 중앙보고대회 대거 불참

총참모장·사령관 등 군수뇌부 전투태세 돌입한 듯

전방 군부대에 전시상태를 선포한 북한은 24일 '선군절'을 하루 앞두고 중앙보고대회를 개최했으나 리영길 총참모장을 비롯한 군 수뇌부들이 대거 불참했다.

지난해 선군절 54돌 경축 중앙보고대회에는 리영길 총참모장과 김명식 당시 해군사령관, 리병철 당시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 등 군 수뇌부가 일제히 참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북한군 수뇌부 대부분이 전방 군부대에 '전시상태'를, 전방지역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명령을 받들어 전투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김정일 동지께서 선군혁명영도의 첫 자욱을 새기신 '선군절 55돌 경축 중앙보고대회'가 당, 무력, 성, 중앙기관 일꾼 등이 참가한 가운데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주석단에 앉은 인물들을 분석한 결과, 평소 같으면 당연히 참석했을 리영길 총참모장, 리용주 해군사령관, 최영호 항공 및 반항공군(공군) 사령관 등 군 작전 지휘부는 모두 불참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 수뇌부 중 주석단에 자리한 인사로는 연설자로 나선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우리의 국방장관)을 비롯해 서홍찬 상장, 윤정린 호위사령관, 렴철성 총정치국 선전부국장, 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 김형룡 육군 상장, 오금철 부총참모장 뿐이었다.

대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김기남·최태복·곽범기·오수용·김평해 당 비서 등 당·정 간부와 지난해 선군절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리용무·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그 자리를 메웠다.

선군절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국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진입한 '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을 방문한 1960년 8월25일을 기념하는 날로 김정일의 선군사상을 받들기 위해 2013년 '국가적 명절'로 지정됐다.

'선군사상'을 기리는 날이기 때문에 선군절 중앙보고대회에는 보통 군 수뇌부들이 모두 참석해왔으나 올해는 남북간 긴장 상황 고조로 전방 군부대에 '전시상태'가 선포돼 주요 지휘관들이 불참한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 20일 소집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에서 "군사작전을 지휘할 지휘관들이 임명돼 해당 전선으로 급파됐다"고 밝힌 바 있다.

최룡해 당 비서의 불참도 눈길을 끌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그가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곁에서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등을 옆에서 보좌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은 보고를 통해 "조선인민군 전선대연합부대(전방 군단)들이 전시상태로 이전하며 전선지대(전방지역)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을 받은 인민군 장병들은 만단의 전투태세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우리 군대와 인민의 보복 열기는 하늘에 닿았다"면서 "우리 혁명 무력은 핵전쟁을 포함해 적들이 강요하는 그 어떤 전쟁 방식에도 다 대응할 수 있다"고 다짐했다.

박영식 부장은 또 "만일 적들이 한사코 무분별한 침략전쟁 도발과 광란적인 대결로 나온다면 우리 혁명 무력은 원수들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리고 조국통일의 위업을 성취할 것"이라고 선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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