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오전 2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6개 항으로 된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북한대학원 대학교 양무진교수는 이번 공동보도문에서 1항인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그동안 단절돼 있던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합의에서 남북이 서로 주고 받는 양보로 협상 타결에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남측은 북측으로부터 지뢰도발에 대한 유감표명과 이산가족상봉을 받아내고 북측은 강력히 주장해온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양무진 교수는 이번에 북측이 지뢰도발에 대한 유감표명은 앞으로 천안함사건과 5.24조치 해제를 하는 일종의 '답안지'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남북이 당국회담을 통해 천안함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흘째 계속한 마라톤 협상끝에 합의문을 작성했지만, 몇가지 문제점도 예상되고 있다.양 교수는 "이번 남북고위급 접촉에서 남측 통일부와 북측의 통전부 사이의 통-통 라인 가동을 기대 했지만, 합의문에는 '당국회담'으로만 명기했다"고 지적했다. 북측이 통-통 라인을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북한의 지뢰 도발을 비롯한 도발 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발표문에는 북측이 유감은 표명했지만 예상했던 대로 공동보도문에는 지뢰도발에 대한 주체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주요 의제인 지뢰 도발 주체의 명기는 남북이 다소 양보하는 선에서 합의문 작성에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동보도문에는 금강산 관광 재개도 언급되지 않았다.
북한은 물론 국내 투자기업과 강원도 현지 주민들이 그동안 주장해온 금강산관광 재개문제가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아 추석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한 남북협상에서 북측이 주요 의제로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합의문 3항에서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사태'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남북은 서해 NLL 문제 등에 현격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양 교수는 "이번 합의문에서 문제점이 도출된 현안에 대해서는 남북이 조속히 만나 구체적인 협의를 거쳐 추가로 합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