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쓸어내린 연천 주민들…대피령 해제에 "천만다행"(종합)

남북고위급 접촉이 25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된 가운데 닷새간의 대피소 생활을 마무리하는 경기도 연천군 중면 DMZ 인근 주민들이 소지품들을 챙겨 집으로 향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남북한이 고위급회담의 협상을 타결하고 공동합의문을 발표한 25일 새벽, 대피소에 모인 경기 연천군 중면 주민들은 그동안 불안으로 태웠던 가슴을 쓸어내렸다.

곧바로 연천 등 접경지역 일대에 내려져 주민들의 발을 묶었던 대피령까지 이날 새벽 3시쯤 해제되면서 주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대피소에 모인 주민들은 면사무소 앞 지하 1층에 마련된 TV를 통해 이 소식을 접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으로 전해졌다.

연천군 삼곶리 박용호(58) 이장은 "5박 6일 동안 이곳에 있으면서 주민들이 너무 많이 지쳤다"며 "이제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 생업에 복귀할 수 있게 돼 천만다행"이라고 밝혔다.


박 이장은 또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남과 북 양쪽이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고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전 6시 현재, 간밤에 대피소에서 눈을 붙인 주민 6명은 그동안 이곳에 풀어놨던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주로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북쪽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삼곶리 주민들은 대피령이 해제됨에 따라 이제 농사일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며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대피소 앞에서 만난 삼곶리 주민 김영자(61·여)씨는 "지난 며칠 동안 농사일도 제대로 할 수 없고 행동도 자유롭지 못해 불편했다"며 "이제는 잘 해결돼 속이 다 후련하다"고 말했다.

지난 20일부터 비상근무에 돌입했던 중면 면사무소 직원들 역시 조만간 정상 근무 체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면사무소로 지원 근무를 와있던 한 군청 관계자는 "면사무소 안에서 TV로 협상 타결 소식을 접했다"며 "좋은 쪽으로 해결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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