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평화 영원하길" 평온 되찾은 강원도 접경지

25일 강원도 화천군 산양리 표정

"선생님 안녕하세요" "용빈이 잘 지냈어. 못 본 사이에 더 멋있어졌네."

불과 하루였지만 선생님과 학생들이 겪어내야했던 시간은 너무 길었다. 전날 개교 이래 처음으로 남북 긴장관계로 휴업에 들어갔던 강원도 화천군 산양초등학교가 25일 수업을 재개했다.

잠시 주인을 잃었던 운동장과 교실은 다시 아이들의 웃음 소리로 가득찼다.

5학년 반용빈(12) 군은 "포탄이 떨어질까봐 무서웠다"며 "그래도 다시 친구들을 만나게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25일 수업재개로 등교한 강원도 화천 산양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수업 시작에 앞서 담소를 나누며 미소를 짓고 있다.
허연구 산양초교 교장은 "나라에 위기가 있을 때 피해를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은 어린이들"이라며 "다시는 이런 불안한 분위기가 없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 주길 당부한다"고 전했다.

대피소 생활로 미뤘던 농사일에 안옥예(75) 할머니의 손은 분주했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안 할머니는 "오늘 새벽 뉴스를 보고 좋아서 혼자 박수를 쳤다"며 "앞으로도 남북이 조금씩 양보해 다시는 싸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천 산양리에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수기(81) 할아버지는 "6.25전쟁 때 고향인 화천을 떠나 충청도로 피난을 갔었다"며 "다시 피난을 가야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좋은 회담결과가 나와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 강원도 전방지역 도로에는 작전지역에서 복귀하는 군용 차량들이 줄을 이었고 시외버스터미널에는 뒤늦은 전역신고를 마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장병들도 눈에 띄었다.

어느 때보다 마음 고생이 컸던 전방지역 주민들은 어렵게 되찾은 평화가 영원히 지속되길 한 목소리로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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