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신동빈·이재용 증인 추진"…롯데·삼성은 '초비상'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박종민 기자)
정치권이 메르스 부실대응과 형제간 경영권 승계 다툼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삼성과 롯데그룹의 최고경영자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서면서 해당 그룹들에 비상이 걸렸다.

두 그룹 모두 최고경영자를 증인명단에서 빼거나 출석하게 되더라도 횟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야는 9월 10일부터 23일, 10월 1일부터 8일까지 국정감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이번주부터 피감기관 선정과 증인채택을 위한 협상에 본격 나섰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최근 회의석상에서 '문제가 있는 재계 총수는 국정감사 증언대에 세우겠다'는 취지로 발언했고 새누리당은 문제가 됐던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홈플러스 도성환 대표, LG 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은 재벌총수에 대한 증인 소환의지가 더 강하다. 새정치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26일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정감사에 대비해 문제가 있었던 대기업을 상대로 증인명단을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등을 포함해 재벌총수들을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을 추진중이다"고 말했다.

김기식 의원실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문제와 갑을관계, 일감몰아주기, 하도급문제, 제2롯데월드 등 이슈가 많은 롯데그룹은 총수의 증인채택을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재벌승계와 관련해 요즘은 비상장주식 몰아주기 등을 통한 승계에 대한 사회적 감시가 강화돼 기업 합병을 동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이런 점에서 삼성을 빼놓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역시 현안이 적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창궐했던 전염병 '메르스'와 관련해 국가방역체계와 시스템을 무시하고 자체대응을 고집하다 문제를 키웠고 발병초기 정보공유를 하지 않은 점, 국내 최고의 병원을 자부하면서도 전염병관리대책은 엉망으로 드러난 상황이라 삼성병원 관계자의 국정감사 증인채택도 추진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김성주 의원실은 "메르스 부실대응을 포함해 누구를 증인으로 채택할 지에 대해 새누리당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문제있는 기업 CEO를 증언대에 세우기로 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자 해당 기업에는 비상이 걸렸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경우 워낙 이슈가 여러곳으로 흩어져 있어 10여개 상임위에서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고 이 가운데 정무위와 환노위, 기재위, 국토위 등 5~6개 상임위는 신 회장의 증인채택을 확정한 상태다.

새누리당 소속 A보좌관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롯데 직원들이 국감기간 중 1개 상임위에 1번만 출석하도록 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여당지도부와의 면담을 추진중이며 정책본부에서 국감에 총력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은 롯데에 비해서는 여유가 있지만 차기 총수가 관련된 일이라서 이미 그룹에는 비상이 걸렸다. 삼성그룹 핵심관게자는 26일 "그룹의 심장부인 미래전략실의 모든 임직원들이 (국정감사 증인채택 부분에)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삼성그룹 관계자는 메르스와 관련해 "부회장님이 병원 이사장직을 맡고 있지만 문병을 위해 오갔을 뿐 관여한 바도 아는 바도 없다"고 말했다.

오는 10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는 다음달초까지 1차 증인채택을 마무리할 계획이어서 증인을 채택하려는 국회의원들과 증인채택을 피하려는 대기업간 밀고당기기와 물밑 로비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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