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본사, 10만 피고용인에 책임감 느껴야"


- 홈플러스는 100% 영국 테스코사 소유
- 직접고용 2만 5천명, 간접고용 10만여명
- 본사는 분식회계와 업계경쟁으로 경영난
- 본사 자금난때문에 급히 홈플러스 매각 추진 중
- 세상이 다아는데 테스코는 매각여부 묵묵부답
- 한국 노동자들에 아무런 책임감도 못느끼나?
- 시세차익만 노린 사모펀드가 인수할까 걱정
- 사모펀드 인수시 분할매각 가능성 있어
- 비밀리 매각 진행해도 법적 하자 없어, 안타깝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8월 28일 (금)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기완 위원장 (홈플러스노조)

◇ 정관용> 우리나라 대형마트 업계 2위 홈플러스. 소유주가 영국 테스코사인데요. 이 홈플러스 매각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선 협상 대상자가 빠르면 주말 사이, 늦어도 9월 초에는 발표될 것이란 소문이 돌 정도인데. 정작 홈플러스 본사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요. 노조가 지금 강력 반발하고 있고 매각과 함께 1조 3000억 원을 배당한다, 이런 계획까지 알려져서 먹튀 논란도 일고 있고요. 그래서 오늘 홈플러스 노조가 국민연금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노조 입장 들어보죠. 김기완 위원장 나와 계시죠?

◆ 김기완> 네, 안녕하십니까? 홈플러스 노동조합 위원장 김기완입니다.

◇ 정관용> 홈플러스가 100% 영국 테스코 소유예요?

◆ 김기완> 네. 지금 2011년부터 영국 테스코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고요. 99년에 합작을 해서 출발할 때 삼성과 테스코 5대 5로 투자를 해서 국민들께서 삼성 계열사로 오해하고 계신 부분이 많이 있는데 2011년부터는 100% 지분을 다 테스코가 소유하고 있는 영국 회사입니다.

◇ 정관용> 삼성은 그러니까 2011년에 다 철수를 한 거군요?

◆ 김기완>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이 홈플러스 과거에는 홈에버였고 그전에는 까르푸였고 몇 차례 주인이 바뀐 그런 기업이죠?

◆ 김기완> 네. 홈플러스가 예전에 까르푸였다가 홈에버였던 매장을 2008년에 인수를 했는데요. 그건 33개 매장이고 나머지 107개 매장이나 익스프레스 슈퍼마켓 이런 데는 원래부터 삼성테스코라는 이름으로 경영하던 홈플러스 주식회사입니다. 그래서 통칭이 홈플러스라고 하면 예전에 까르푸, 홈에버를 거쳐 왔던 분들도 한 3분의 1가량 계시고 나머지 3분의 2 정도는 원래부터 그 홈플러스 법인에 소속돼 있는 분들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까르푸였다가 홈에버였던 곳도 삼성테스코였던 곳, 이게 다 합쳐서 지금은 홈플러스군요.

◆ 김기완>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전국에 매장이 몇 군데나 있고 함께 일하시는 분들은 몇 분 정도 됩니까?

◆ 김기완> 흔히 장보러 가시는 대형마트는 140개가 있고요. 그리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라고 슈퍼마켓이 380개 정도 있고. 최근에는 편의점도 진출을 해서 300개 정도 홈플러스365라는 편의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홈플러스, 직접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들 2만 5000명 정도 있고. 협력업체나 입점업체 노동자까지 합치면 한 10만 명 정도의 노동자들이 일하는 곳이죠.

◇ 정관용> 네. 그런데 영업이 잘 안 됩니까? 왜 팔려고 하죠?

◆ 김기완> (웃음) 저희도 사실 당황스러운데 한국 홈플러스가 경영에 문제가 있다거나 회사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매각이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요. 영국 쪽 사정 때문에 갑작스럽게 지금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겁니다.

◇ 정관용> 그래요?

◆ 김기완> 네.

◇ 정관용> 영국 쪽 사정이 어떤데요?

◆ 김기완> 최근에 영국의 테스코는 미국 월마트나 프랑스 까르푸, 영국 테스코 이렇게 3대 글로벌 유통업체인데 최근에 독일계 신흥 슈퍼마켓회사에 영업망을 뺏기기도 하고요. 더 근본적으로는 테스코 경영진들이 내부적으로 불법을 저지르다가 이게 폭로가 돼서 분식회계를 비밀리에 진행된 게 내부고발로 세상이 알려졌는데 그게 작년에 있었던 일인데. 그래서 이제 테스코 주가가 20조 정도가 확 줄어들었죠. 이런 안 좋은 상황들이 겹치면서 데이브 루이스 CEO라는 구조조정 전문가를 작년 7월에 테스코 측이 CEO로 추진을 했고 그때부터 영국 내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고 그것만으로 지금 영국에서 발생한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고 판단해서 그런지 해외 법인, 테스코가 가지고 있는 해외 법인 중에 제일 큰 규모인 한국 홈플러스를 갑자기 매각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본사의 문제 때문에 자금이 필요해지니까.

◆ 김기완> 그렇죠.

◇ 정관용> 한국 홈플러스는 계속 흑자를 보고 있죠?

◆ 김기완> 네, 그럼요. 지금 우리나라 대형마트 업계 2위를 부동의 위치를 가지고 있고. 해마다 8조에서 10조 내외의 안정적인 매출이 나오고. 영업이익도 3000~4000억 정도가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건강한 기업이에요. 그런데 최근에 홈플러스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씀드린 대로 영국 경영진의 불법이나 안 좋은 경영상의 문제로 한국 법인을 일방적으로 매각을 지금 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지금 보도 상에는 빠르면 주말 사이에 우선 협상 대상자가 정해진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그런데 홈플러스 본사에서는 계속 부인한다면서요?

◆ 김기완> 저희도 그래서 너무 답답한데요. 이 매각이 6월 5일 날 영국 테스코 측이 HSBC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면서 시작이 됐는데 이미 지금 3개월이 다 돼 가는데 이 숱한 보도가 나오고 사실은 회사 측이든지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이든 홈플러스가 지금 매각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3개월에 달하는 시간 동안 홈플러스 경영진들은 한 마디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 이유는 저희들이 홈플러스 경영진에도 이게 매각 절차가 사실인지 확인 요청하는 공문을 여러 차례 보냈고 영국 테스코에도 확인 요청을 했는데, 아무도 대답을 하고 있지 않고 현재 매각을 비밀리에 추진을 하고 있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었고 지금은 8월 24일 날 본 입찰이 진행되는 지경까지 왔으니까 매각 과정으로 보면 거의 매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비밀리에 추진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김기완> 홈플러스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일말의 고려라도 있다면 영국 테스코 측이 모든 것을 비밀에 부쳐놓고 이런 식으로 매각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영국 테스코가 한국 홈플러스의 노동자들이나 앞으로의 경영계획이나 소비자들과의 관계 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고밖에 해석이 안 되고요. 영국은 빨리 팔아서 최대한 많은 돈을 받고 영국으로 철수하겠다는 입장밖에 없는 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그래서 사겠다고 나선 곳들이 좀 있어요? 어떤 곳이 유력하게 거론됩니까?

◆ 김기완> 6월부터 해서 예비입찰이 진행되고 8월 24일 본 입찰이 진행됐는데 안타깝게도 홈플러스를 인수해서 책임 있게 경영을 하겠다는 곳은 한 군데도 없고 예비입찰로 통과했던 곳도 전부 사모펀드 5군데가 통과했고요. 엊그저께 진행된 예비입찰에도 MBK파트너스 그리고 KKR-어피니티, 칼라일 이런. 사실상 외국계 사모펀드들이 홈플러스 매각에 지금 뛰어들고 있습니다.

◇ 정관용> 사모펀드가 여기에 관심 갖는 이유는 뭐라고 봐야 될까요?

◆ 김기완> 그러게 말입니다. 지금 한국에 대형마트는 사실은 성장할 만큼 성장했기 때문에 정체라고 판단할 수 있고. 블루오션이라기보다는 상당히 정체된 곳인데.

◇ 정관용> 레드오션이죠, 사실은.

◆ 김기완> 레드오션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사모펀드들이 매각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홈플러스를 인수해서 잘 경영을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쪼개서 분할매각을 하면 더 많은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있어서, 그것을 목적으로 지금 이 매각에 뛰어들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그래서 저희는 투기자본으로 매각이 되면 분할매각과 같은 말이다, 이렇게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원래 사모펀드라는 게 회사를 사서 구조조정을 한 다음에 더 높은 값에 팔고 이게 주된 목적인데.

◆ 김기완> 그렇죠.

◇ 정관용> 홈플러스 같은 경우는 덩치가 워낙 크니까 쪼개서 팔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 김기완> 네. 그래서 저희 사모펀드들이 국내에 여러 업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안 좋은 일이 많았는데요. 1차적으로는 그 업체에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희생양이 되고 사모펀드는 경영에 관심이 있거나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막 하는 거죠. 홈플러스에도 그 일이 생길 거라고 저희가 걱정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노조 입장에서 제일 크게 걱정하시는 건 우선 고용승계 여부일 텐데 그런 것에 대해서 논의가 전혀 공개된 게 없습니까?

◆ 김기완> 그렇죠. 전혀 한마디도 없고 테스코도 마찬가지고 홈플러스 경영진도 마찬가지고. 지금 매각 의사를 가지고 본 입찰까지 뛰어들어 있는 사모펀드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 책임 있는 말이 아직 한 마디도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렇게 법적으로 매각하는 게 문제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 김기완> 그게 저희가 안타까운 거죠. 이렇게 사실상 투기자본이 사모펀드로 매각되면 노동자들 2만 5천명, 넓게는 10만 명 노동자들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거고 이 유통질서에도 지대한 영향이 생기는 일인데. 아무런 규제 장치나 법적인 통제하는 장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 그래서 석 달째 매각이 진행되는데도 한마디 공식적인 발표도 없이 비밀매각을 하고 있고. 투기자본으로 매각이 돼서 고용 문제나 경영에 대한 책임 문제나 소비자권리 문제 많은 문제가 우려가 되는데도 한마디도 책임 있는 답변을 안 하고 이 매각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오늘 국민연금 앞에 가셔서 기자회견을 여셨죠?

◆ 김기완> 네.

◇ 정관용> 국민연금 앞에 가신 이유는 뭡니까?

◆ 김기완> 엊그저께 보도로 본 입찰에 나섰던 MBK파트너스가 국민연금으로부터 1조, 최대 1조 원가량의 연기금을 투자받기로 약정했다는 보도를 하고 이를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본 입찰에 응찰을 했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보기에는 MBK파트너스뿐 아니라 사모펀드들이 경영에 대한 계획이나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에 대한 책임이나 이런 문제에 대한 아무런 계획 없이 사실은 투기 목적으로 들어오는 것인데, 여기에 우리 국민들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져 있는 연기금을, 국민연금을 투기하는 데 도와주는 꼴밖에 되지 않는 거잖아요.

◇ 정관용> 그런데 국민연금이 확인했습니까? 자신들이 투자한대요, 정말로?

◆ 김기완> 그래서 저희가 국민연금에 오늘 찾아가게 된 것이고. 국민연금이 이런 투기자본들에 우리 국민들 사실상은 공적인 자금인데. 이런 돈을 정확히 알아보지도 않고 투자하는 건 옳지 않다. 그리고 현재 홈플러스 매각 과정에서 테스코 측이나 매각 인수 의사가 있는 사모펀드들이 보이고 있는 태도를 볼 때 고용 문제나 시장교란 같은 엄청난 문제가 생길 것이 뻔히 보이는데 왜 국민연금 같은 공적기금이 여기에 투자를 해서 사모펀드에 힘을 실어주냐.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정관용> 그랬더니 뭐라고 해요?

◆ 김기완> 처음에는 이 투자자들한테 저희 연금으로 투자를 하는 거고 그 투자된 자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관여할 바가 아니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다가 오늘은 어쨌든 이게 언론에도 많이 보도가 되고 하니까 '결정 난 건 아니고 검토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하면서 한 발 물러서는 이야기를 저희는 듣기는 했는데 믿을 수가 없죠. MBK파트너스가 국민연금 측으로부터 아무런 약정 없이 그걸 언론에 보도하고 본 입찰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입장을 냈을 리 없기 때문에 매우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국민연금은 사실 수익을 추구해야죠. 또 고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모펀드에도 꼭 투자하지 말라는 법은 없죠. 그러나 그것이 국민경제에 미칠 영향 같은 것도 동시에 따져야 한다는 이런 말씀 아니겠습니까?

◆ 김기완> 그렇죠. 당연히 공적기금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투자처에는 이런 공적인 자본들이 뭔가 함께 하는 건 온당치 않다고 저희는 판단하죠.

◇ 정관용> 어쨌든 지금 본 입찰까지 가고 매각은 속도를 계속 내고 있는 것 같은데 노조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실 계획이신지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 김기완> 저희는 어쨌든 비밀스럽게 매각되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해서 석 달째 계속 문제제기를 해 왔고, 지금 이 순간 매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도 노동자들의 고용문제나 누가 어떤 조건으로 인수를 하는지 전혀 알려져 있지 않고, 어떤 경영계획을 가지고 인수자들이 들어오려고 하는지도 전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모든 것이 다 불투명한 상태이고 이렇기 때문에 이 절차들이 빠르게 공개가 되어야 하고 최소한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것. 그리고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것. 그리고 일정한 기간 동안 분할매각이나 재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이런 최소한의 약속들이 저희는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이것을 요구할 생각입니다. 요구를 하고 인수를 인수 대상자가 되는 곳과도 저희가 대화를 요청해서 저희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해서 수용될 때까지 활동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떠나는 테스코 측에도 책임을 다하고 떠나라고 저희는 또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관심 갖고 같이 지켜볼게요. 고맙습니다.

◆ 김기완> 고맙습니다.

◇ 정관용> 홈플러스 노조의 김기완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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