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KIA '돌발 악재' 5위 전쟁에 미칠 영향은?

'개인 부진 아닌 외부 요인에 의한?' 한화와 KIA는 28일 나란히 에이스인 로저스(왼쪽)와 양현종과 관련해 뜻밖의 악재를 만났다. 과연 5위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사진=한화, KIA)
한시가 급한 이때 돌발악재가 발생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5위 전쟁에서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승차 없이 5, 6위를 달리는 한화와 KIA 얘기다.

두 팀은 28일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경기에서 나란히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특히 팀 에이스들과 관련된 '사건'이었다.

과연 이게 두 팀의 5위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한화, KIA에 닥친 뜻밖의 상황에 대한 이해득실은 어떻게 될까.

▲이 시국에 에이스를 1군에서 뺀다?

먼저 창원 마산 NC 원정에 앞서 한화가 깜짝 소식을 전했다. 외국인 우완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를 1군 명단에서 제외한 것.


로저스는 쉐인 유먼의 대체 선수로 합류해 엄청난 기세를 불어넣었던 한화의 구세주였다. 5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ERA) 1.79를 찍었다. 특히 3번의 완투에 2번의 완봉승을 거두는 등 5경기 평균 8이닝 이상을 던져 과부하가 온 한화 불펜에 가뭄에 단비가 오듯 '휴식같은 친구'였다.

그런 로저스가 1군에서 빠졌다는 것은 한화로서는 큰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적어도 10일은 등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선발 로테이션으로 따지면 최소 2번을 거르게 되는 셈이다. 살얼음 5위 전쟁에서 에이스의 개점휴업은 엄청난 여파로 다가올 수 있다.

'과연 둘 사이에 무슨 일이?' 한화 김성근 감독(오른쪽)은 27일 NC전에서 판정에 흥분해 패배의 원인이 됐던 로저스를 28일 1군에서 제외시켰다. "휴식 차원"이라는 표면적인 이유를 밝혔다.(자료사진=한화)
일단 한화는 "휴식 차원"이라고 로저스의 1군 제외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5경기 동안 599개 투구수를 기록한 만큼 지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석연치는 않다. 경기는 물론 벤치에서도 파이팅 넘치는 응원으로 팀에 힘을 불어넣었던 로저스다. 이제 한국 무대 5경기 만에 휴식을 줘야 할 만큼 체력이 떨어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27일 경기가 해답이 될 만하다. 이날 NC전에 선발 등판한 로저스는 6회 애매한 볼 판정에 평정심을 잃으면서 3실점했다. 체크 스윙과 스트라이크를 인정하지 않은 3루심과 주심을 향해 불만을 드러냈다. 이닝 종료 뒤 더그아웃에서도 글러브를 집어던지며 폭발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이 김성근 감독의 심기를 건드렸을 가능성이 높다. 28일 김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를 고사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로저스 1군 제외의 배경 설명이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선수 운용의 전권을 쥔 사령탑의 함구로 로저스 사건은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이 시국에 에이스가 쓰러지다니

KIA 역시 악재가 발생했다.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불의의 부상을 입고 교체된 것.

양현종은 28일 수원 케이티 원정에서 상대 타구를 맞았다. 3회말 1사 2루에서 오정복의 타구에 왼쪽 손목 윗부위를 강타 당했다. 양현종은 공을 굴려서 간신히 1루로 송구, 아웃 카운트를 만들었지만 고통을 호소했다.

이후 연습 투구에 들어가 경기를 강행할 의지를 드러냈으나 1개를 던지고 곧바로 표정이 일그러졌다. KIA 벤치는 양현종을 내리고 김광수로 투수를 교체했다.

2연패 탈출이 급하던 KIA로서는 예상치 못한 악재였다. 전날까지 ERA 1위(2.34)를 달리던 양현종은 KIA로서는 최고의 카드. 에이스가 3회도 마치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나 더 던질 수 있었는데...' KIA 양현종(오른쪽)이 28일 케이티전에서 3회 타구에 맞은 뒤 경기를 강행하려는 의지를 동료들과 이대진 코치에게 전하는 모습.(자료사진=KIA)
KIA는 에이스의 공백을 이기지 못했다. 김광수가 4회 박경수의 시즌 20호 3점 홈런을 맞는 등 4실점으로 무너졌다. KIA는 필승 카드 최영필을 투입, 승리에 대한 의지를 다졌으나 경기 후반 심동섭이 1실점, 문경찬이 4실점했다.

결국 KIA는 0-10 완패를 당하며 3연패에 빠졌다. 5위 자리도 뺏기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노란 불이 켜졌다. 에이스 양현종이 있었다면 연패 탈출은 물론 5위 사수도 노릴 만했다. 돌발 변수에 운 KIA였다.

▲'급한 불은 컸지만' 한화…'당장 불 꺼야' KIA

다만 한화는 '로저스 악재'에도 접전 끝에 28일 NC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선발 배영수가 5회를 채우지 못하고 4실점(3자책)했지만 특유의 무서운 뒷심을 보였다.

무엇보다 잠시 주춤했던 한화의 감동 스토리가 또 한번 쓰여졌다는 게 고무적이다. 지난해 위암 수술을 받고 복귀한 정현석이 생애 첫 만루홈런을 결승포로 장식한 것. 정현석은 4-4로 맞선 7회 2사 만루에서 상대 필승조 최금강으로부터 역전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렸다.

'로저스 파문'을 한방에 날린 시원한 아치였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57승59패로 KIA(56승58패)를 승차 없이 승률에서 제치고 5위로 뛰어올랐다. 팀 분위기를 살릴 만한 승리였다.

일단 한화는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향후 로저스가 빠질 2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특히 5위 싸움의 분수령이 될 다음 달 1~2일 KIA와 홈 경기에서 로저스가 빠지게 된다. 또 로저스 1군 제외로 어수선해진 팀 분위기를 완전히 회복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29일 잠실 두산 원정이 관건이다.

'과연 사제 대결의 승자는?' 예전 쌍방울 시절 감독과 선수로 호흡을 맞췄던 한화 김성근(왼쪽)과 KIA 김기태 감독.(자료사진=한화, KIA)
KIA도 불행 중 다행으로 양현종이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뼈에는 이상이 없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다. 다시금 5위 탈환을 도전할 발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확실한 연패 탈출 카드였던 양현종의 부상으로 연패가 이어졌다. 큰 부상이 아니라 다행이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연패를 끊지 못한다면 5위 전쟁에서 낙오될 수 있다. 29일 넥센과 광주 홈 경기가 그래서 더 중요하다.

나란히 에이스와 관련된 돌발 악재가 발생했던 한화와 KIA. 한화는 당일 경기는 이겼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로저스 공백과 팀 분위기라는 후유증을, 단기적인 양현종의 부상 악재가 발생한 KIA는 연패 탈출의 당면 과제를 이겨내야 할 상황이다. 과연 어느 팀이 예상 못한 변수를 이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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