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은 1일 NC의 홈인 창원 마산구장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14, 15차전을 벌인다. 올해 정규리그 1위가 결정될 수 있는 2연전이다. 두 팀의 승차가 1.5경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결과에 따라 1, 2위가 바뀔 수도 있다.
당초 삼성과 NC의 승차는 꽤 벌어져 있었다. 꼭 한 달 전인 8월 1일 삼성은 1위를 질주하고 있었고, NC는 5.5경기 차 4위였다. 1위 경쟁을 할 처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8월 NC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19승5패, 10개 팀 중 최고 승률을 거뒀다. 삼성도 15승9패로 나쁘지 않았지만 NC의 기세가 워낙 가팔랐다.
NC 상승세의 한 축을 담당한 선수가 나성범(26)이다. 8월 한 달 나성범은 타율 3할6푼4리 3홈런 19타점을 올렸다. 에릭 테임즈(타율 .436/8홈런/18타점), 이호준(.323/1홈런/9타점)과 함게 강력한 중심 타선을 형성했다. 무엇보다 8월에만 결승타를 10개 구단 타자 중 가장 많은 5개나 때려냈다. 시즌 전체로도 1위(17개)로 올라섰다.
▲"마음은 삼성 잡고 1위 하고 싶다"
삼성과 일전을 치르는 나성범의 각오는 비장하다. 1위로 치고 나설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NC는 시즌 초중반 선두 싸움을 하다 밀렸고, 지난 7월 14일 반짝 1위를 한 게 마지막이었다. 이후 삼성이 내내 1위를 달렸다.
어느 팀이라서 1위가 욕심나지 않으랴마는 NC는 특히 각별하다. 지난해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은 정규리그 우승이다. 더욱이 지난해 NC는 정규리그 3위를 하고도 4위 LG와 준플레이오프에서 허무하게 져 가을야구를 짧게 끝냈다. 경험이 적은 NC가 우승이라는 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시리즈 직행이 중요하다.
사실 나성범은 삼성전에서 썩 좋지 않았다. 상대 타율 2할7푼9리로 9개 구단 중 한화(.250) 다음으로 나빴다. 타점도 8개로 가장 적다. 그러나 나성범은 홈인 마산에서는 좋았다. 타율 3할7리에 10홈런 34타점을 쓸어담았다. 삼성과 홈 경기를 벼르는 이유다.
여기에 NC는 삼성에 5승8패로 뒤져 있다. 이번 2연전을 잡아야 향후 가을야구에서 심리적으로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정규리그 우승 프리미엄, GG 수성도 청신호
여기에 나성범은 개인적인 욕심도 있다. 바로 골든글러브(GG) 수성이다. 지난해 나성범은 타율 3할2푼9리 30홈런 101타점의 빼어난 성적으로 생애 첫 황금장갑의 영예를 안았다. 구단 창단 처음이자 유일한 배출이었다. 나성범은 "처음 수상하기 전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타고 보니 또 받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만만치 않다. 워낙 쟁쟁한 후보들이 많기 때문이다. 타율 3위(.355) 유한준(넥센), 타점 3위(106개) 최형우(삼성)를 비롯해 롯데 구단 사상 첫 20홈런-20도루에 빛나는 짐 아두치, 한화의 선전을 이끌고 있는 이용규, 두산 터줏대감 김현수 등이 버티고 있다.
일단 나성범은 타점에 주력할 생각이다. 팀 승리에도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나성범은 "올해 외야수들이 워낙 막강해서 지금으로서는 물음표"라면서 "타점 숫자를 더 많이 늘리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타점 부문에서 외야수로는 삼성 4번 타자 최형우가 경쟁자다. 통산 3번 외야수 GG에 오른 최형우는 올해도 타점 3위(106개)다. 외야수 중에는 1위고 그 뒤가 나성범이다. 나성범이 결승타에서 지난해 1위(18개)에 이어 올해도 1위(16개)를 달리던 최형우를 넘어선 가운데 타점에서도 어느 정도 따라붙는다면 GG 수성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여기에 팀이 삼성을 넘어 정규리그 1위에 오른다면 우승 프리미엄까지 얻을 수 있다. 삼성과 운명의 마산 2연전에서 나성범이 방망이를 곧추세우는 이유다. 과연 나성범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