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오픈프라이머리 독자추진' 위해 법 개정

김무성, 문재인과 담판 앞두고 '단독 실시' 가능하게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 독자적인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실시가 가능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오픈프라이머리를 위탁받아 실시하되, 선거인·당원 명부를 각각 행정자치부와 각 정당으로부터 제출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당내 국민공천제 태스크포스(TF) 소속의 한 의원은 3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법제화의 내용에 대해 “새누리당 독자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김무성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에게 담판을 제안한 만큼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 실시를 목표로 하면서 불발될 경우 독자적으로 실시하는 것까지 포함한 법제화 방향을 잡았다는 얘기다.

우선 오픈프라이머리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는 것을 공직선거법에 담기로 했다. 이는 오픈프라이머리 실시의 약점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새누리당의 설명에 따르면 1개 지역구 예비 경선에 들어가는 비용은 1억원 안팎이라고 한다, 약 250개(현행 246개) 지역구에서 실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이를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가 부담하게 할 수도, 각 정당이 지불할 수도 없기 때문에 선관위가 주관하게 해 공공의 비용으로 치른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대부분의 오픈프라이머리 관련 법안들이 공통으로 담고 있는 내용이다.


새누리당 TF는 여기에 더해 선관위가 선거인 명부와 당원 명부의 제출을 행정자치부와 각 정당에 요구할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추가했다.

선거인 명부의 경우 경선에 참여할 피선거인을 선정하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기초 자료이지만, 현재는 선관위의 요구에 대한 행자부의 제출 여부가 의무 조항으로 돼 있지 않다. 이를 의무조항으로 변경해 언제든 원할 경우 해당 지역구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정당의 소속 당원의 다른 정당 경선 참여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금지규정’을 공직선거법에 담을 계획이다.

이는 오픈프라이머리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역(逆) 선택’에 대한 금지 조항이다. 즉 한 정당 지지자가 지지 정당 후보자의 본선 승리를 위해 다른 정당의 경선에 참여해 일부러 약한 후보자의 경선 승리를 돕게 되는 난점을 막자는 취지다.

'오픈' 즉 개방의 범위에서 최소한 상대당 당원은 배제하게 된다.

새누리당 TF는 이를 위해 당원 명부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선관위가 당원 명부를 관리하며 경선 참여자 중 상대당의 당원을 솎아낼 수 있게 하면서 이를 위반할 시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는 독자적인 오픈프라이머리 실시를 염두에 둔 방식이다. 역선택 문제 때문에 여야가 동시에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금지조항을 두면 한 지역구 내에서 1개 정당만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반박이 담겨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최대 20% 규모의 전략공천을 실시할 방침이기 때문에 제기되는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당내 TF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경우 문재인 대표와의 ‘총선 룰’ 담판 논의석상에 오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국회에서 법 개정을 해야 하는 사안이라 야당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만약 야당이 법제화에 반대할 경우 법 개정 없이 실시할 수 있는 반안 역시 마련돼 있다. 다른 안은 비용이 많이 드는 경선 방식을 여론조사로 대체하되, 표본 집단을 한 지역구당 5000명 수준으로 늘려 객관성을 담보하는 방식이다.

TF의 논의와는 별개로 김무성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를 독자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되면 전략공천 지역구를 ‘0석’으로 하는 내용으로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우선공천’이라는 명목으로 전략공천이 가능하지만, 이를 원천적으로 막아 ‘상향식’ 공천의 명분을 최대화한다는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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