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최대 규모 구조조정…위기 넘나?

감원, 임금 반납, 자산 매각 '자구안 이행 경영 안정화시킬 것"

장기 침체에 빠진 국내 조선 3사가 사상 최대 규모의 동반 구조조정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조선 3사는 조직 및 인력 감축, 연봉 삭감, 자산 매각 등의 방법을 동원해 경영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어 위기 국면을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대우조선, 감원·연봉 삭감·자산 매각 "경영 안정 위해 모든 방법 동원"

'해양 플랜트 악재'로 3조원대 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조직 감축과 함께 4천억원대에 달하는 자산 매각을 진행중이다.

대우조선은 지난 1일자로 조직 개편을 단행해 기존 2총괄, 13부문, 56팀, 285그룹이던 조직을 1소장(조선소장), 8본부, 39담당, 205부로 30% 축소했다.

대우조선은 부장급과 전문위원, 수석전문위원 등 고직급자 1천300여명을 대상으로 9월 말까지 희망퇴직 또는 권고 사직을 단행할 계획이다.

조직 통폐합으로 부장급 이상 고직급자는 30~40% 가량 감원되고, 임원들은 임금 반납 결정으로 연봉이 35~50% 가량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회사가 발표한 자구안을 잘 이행하고 이번 위기만 돌파한다면 회사는 한층 더 단단해질 수 있다"며 직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대우조선은 또 유동성 확보와 경영 정상화를 위해 9월부터 매각 가능한 자산 4천억원 가량을 모두 팔기로 했다.

매각 가능 자산은 청계천 본사 사옥(1천600억원), 당산동 사옥(400억원), 골프장(1천800억원), 현금성 자산(200여억원) 등으로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중이다.

대우조선이 이처럼 대규모로 조직 슬림화와 자산 매각에 나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회사의 핵심 자산을 제외한 매각 가능한 자산은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모두 매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위기를 잘 넘기면 회사의 경영은 빠르게 안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삼성중공업, 임원 25~30%25감원…인력·조직 구조조정 전망

지난 2분기 1조 5천억원의 적자를 낸 삼성중공업도 임원수를 감축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1일 전체 임원 110여명의 25% 가량인 30명 안팎의 임원들에게 개별적으로 거취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조5천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2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임원수를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중공업 측은 임원 감축 추진을 인정하면서도 “시기와 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임원 감축은 연말 인사 이전에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르면 9월 안에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중공업이 유사기능 통폐합을 통한 조직개편과 고참급 관리직의 구조조정,비핵심 자산 매각작업에도 곧 착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비핵심 자산 매각의 경우 주식 중 현금화가 용이한 아이마켓코리아(1.2%), 두산엔진(14.1%) 등 상장사 지분 매각을 우선 추진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 현대중공업, 임원 물갈이 등 조직 슬림화…구조조정 이어가

지난해 3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과장급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10월 임원의 31%를 감축한 데 이어 지난달 말 25명의 임원을 퇴임시키고 40대 임원들을 대거 포진시키는 등 대규모 물갈이를 단행했다.

◇ 조선업 위기 "인력·조직 효율화, 기술개발로 경쟁력 키워야"

1970년대부터 한국 경제의 중심이었던 조선업은 2000년대 후반 세계 경기 침체와 저비용 중국 경쟁사들의 진출로 수익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 업체들과의 직접 경쟁을 피하기 위해 해양 시추 프로젝트로 눈을 돌렸지만 원유 가격 급락 등으로 프로젝트가 감소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국내 조선3사는 해양 시추 프로젝트 악재 등으로 지난 2분기 4조7천500억원이라는 사상 최악의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 올 들어 현재까지의 수주량은 연간 목표치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조선 전문가들은 한국 조선사들이 올해에도 수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조선 전문가는 "국내 조선사들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인력과 조직을 효율화하고 자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사들이 유례없는 자구 노력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해 나갈지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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