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허웅 "슛이 안 터져도 내가 할 일은 있다"

원주 동부의 허웅 (사진 제공/KBL)

"몸을 풀 때부터 다리가 무거웠다"

원주 동부의 가드 허웅(22)의 말이다. 동부는 요즘 2015 KCC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 대회를 치르는 중이다. 일정이 만만치 않아 힘들어하는 선수는 허웅 뿐만이 아니다.

동부는 지난 2일 필리핀의 토크앤텍스트 프로팡 텍스터즈와 맞붙었고 3일에는 울산 모비스와 격돌했다. 하루 쉬고 5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중국의 랴오닝 플라잉 레오파즈를 만났다. 4일 동안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다.

체력 저하가 경기력에 끼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다. 특히 허웅 같은 스코어러에게는 슈팅 밸런스가 흔들리는 등 공격력의 저하를 야기시킨다.


평소보다 득점 생산이 어려울 수 있다. 이때 선수는 생각을 해야 한다. 자기 득점이 풀리지 않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팀에 공헌할 줄 아는 선수는 어떤 무대에서도 롱런할 수 있다.

허웅은 이날 8점을 기록했다. 지난 2경기 평균득점이 17.0점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그러나 허웅의 팀 공헌도는 결코 떨어지지는 않았다. 허웅은 리바운드 6개(공격리바운드 5개), 어시스트 5개를 보태며 동부의 62-51 승리에 기여했다.

허웅은 "체력적으로 힘들어 오늘은 무리하지 않았고 슛 기회가 와도 쏘지 않았다. 결국 감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슛 감각이 떨어진 슈터는 가치가 없다? 아니다. 허웅의 다음 판단이 좋았다.

허웅은 "슛이 안 들어간다고 해도 선수가 코트에서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없는 것은 아니다. 김영만 감독님께서도 포인트가드 연습을 주문하신다. 내가 안 풀릴 때 패스를 통해 동료들을 살리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5-2016시즌을 앞둔 동부는 박지현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포인트가드가 부족하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그래서 김영만 감독은 공격 성향이 강한 두경민과 허웅이 포인트가드의 역할을 병행해달라고 주문한다. "두 선수의 미래를 봐서라도 1,2번 포지션을 다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플레이 영역을 넓히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포인트가드는 타고나야 한다는 말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팀에 공헌할 방법을 끊임없이 찾다보면 길을 찾을 수 있다. 허웅은 이날 작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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