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의 조언 "(류)제국아 승리에 얽매이지 마라"

류제국. (사진=LG 트윈스 제공)
8일 한화전을 치르기 전까지 류제국(LG)의 성적은 20경기 평균자책점 4.94였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결장한 탓에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썩 나쁜 성적은 아니다. 그런데 승패 기록은 3승8패다. 특히 6월10일 두산전에서 7이닝 1실점 승리를 챙긴 뒤 14경기(구원 1경기 포함)에서 승리가 없었다.

기복이 있긴 했지만, 퀄리티 스타트를 7번이나 찍었다.

하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불펜이 승리를 날리기도 했고, 무엇보다 타선의 지원이 없었다. 류제국 선발 등판 때 LG 타선은 평균 2.05점을 뽑는 데 그쳤다.

LG 양상문 감독도 "감독으로서 해줄 수 있는 말이 위로 밖에 없다. 다른 이야기보다는 편하게 던지라고 말했다"면서 "득점 지원을 못 받은 게 사실이다. 승리를 챙기는 데 얽매이지 말고 부상을 안 당하는 데 중점을 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특히 류제국은 유독 상대 에이스와 많이 만났다. 타선 지원이 적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잘 던지고도 패한 경기들이다.

류제국의 선발 맞대결 상대를 살펴보면 KIA 에이스 양현종과 세 차례, 롯데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과 세 차례 만났다. 7월9일 롯데전 6⅓이닝 1실점 때는 린드블럼을 만났고, 7월29일 롯데전 6이닝 2실점(1자책) 때도 린드블럼이 상대 선발이었다. 7이닝 2실점 패전 투수가 된 8월15일 KIA전에서는 양현종에 밀렸다.


상대 에이스와 맞대결은 투수에게 부담이다. 타자들이 점수를 내기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양상문 감독도 "유독 상대 에이스와 매치업이 많았다"면서 "에이스를 상대하게 되면 당연히 부담이 된다. 내가 2점 안으로 막아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에이스가 아닐 경우에는 3~4점을 줘도 된다는 여유가 생긴다. 그런데 에이스랑 붙으면 1점도 안 줘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양상문 감독은 현역 시절인 1987년 7월30일 프로야구 역대 최고 투수인 해태 선동열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경험도 있다. 결과는 양상문 감독의 승. 양상문 감독은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둔 반면 선동열은 3이닝 3실점 강판됐다. 경기 결과는 청보의 4-1 승리.

이 때 양상문 감독은 오히려 부담이 없었다.

양상문 감독은 "부담이 없었다. 상대는 해태인데다 선동열이었다. 아무도 청보가, 또 내가 이길 거라 생각 안 했다"라면서 "덕분에 성적이 모자랐는데 월간 MVP를 받았다"고 웃었다.

하지만 류제국은 또 다시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8일 한화전에서 1회초 4실점으로 무너졌고, 2회초에는 주자를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해 1점을 더 허용했다. 2이닝 5실점. 올해 최소 이닝 투구(구원 1경기 제외)다. 어느덧 승리를 맛본 지도 3달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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