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라" vs "미뤄라"…美 기준금리 인상시기 혼란

IMF에 이어 세계은행도 인상연기 촉구…9월 인상 주장도 팽팽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일주일 앞둔 9일 미국 기준금리 인상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면 인상 시점을 미뤄야 한다는 의견과 미국이 8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려도 될 만큼 경제 체력이 튼튼해졌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양상이다.

세계은행의 카우시크 바수 수석연구원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불안한 세계 경제를 생각하면 미국 금리 인상이 미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수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은 즉각적인 격동을 불러올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신흥 시장이 새로운 위기와 충격에 직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생긴 세계 금융시장의 동요를 주목하면서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시장이 '자본 유출 공포'에 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 이후 달러 강세는 수출 부진 등의 결과를 낳아 결국 미국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바수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나오면서 지난 6월 세계은행이 제시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2.8%)가 더 낮아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달 초 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에서 "적절한 타이밍과 속도가 과제"라고 지적하고 신중을 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IMF는 중국 경기 둔화의 부정적인 영향이 생각했던 것보다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배경으로 내세웠다.

지난 7월에도 IMF는 미국 경제에 관한 연례분석 보고서를 통해 "임금인상과 물가상승의 징후가 있을 때까지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금리 인상을 늦춰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반면 BNP파리바 인베스트 파트너스는 이달에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을 크게 봤다.
이 회사의 콜린 그라함 투자책임자(CIO)는 "올해 안으로 금리 인상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이달에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60%"라며 "이달 금리 인상이 없으면 앞으로 올리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치뱅크의 미국 주식 전략가인 데이비드 비앙코도 CNBC에 "연준은 이달 금리를 올려야 하며 인상폭도 많은 경제전문가가 예상하는 0.25%포인트가 아닌 50%포인트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일부에서는 개선된 고용지표와 소비심리 등을 근거로 이달 인상 가능성을 크게 본다.

특히 8월 실업률은 지난 7월의 5.3%보다 0.2%포인트 낮아지며 2008년 4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5.1%의 실업률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간주하는 완전고용 범위에 해당한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투자가 빌 그로스는 새 일자리 증가량이 "미흡했지만 훌륭했고,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연준의 관점에서는 9월이든 12월이든 금리를 올리기에 충분했다"고 풀이했다.

이에 반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고용지표와 관련해 반대 견해를 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이 5.1%로 발표됐지만, 파트타임 근로자와 한계 고용 근로자를 제외하면 미국의 실업률은 10.3%로 올라가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전반적인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면서 "지금은 연준이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결단해야 하는 시점이 아니라, 금리 인상을 유보하는 아주 쉬운 결정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국 FOMC는 이달 16∼17일(현지시간)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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