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쇼크는 없다' 진화하는 슈틸리케호

울리 슈틸리케 감독 (자료사진/노컷뉴스)
오만 쇼크, 몰디브 참사, 베이루트 참사 등등. 한국 축구는 지난 10여 년동안 아시아 무대에서 확실한 우세가 예상된 경기를 놓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는 지난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의 경질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슈틸리케호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잡아야 할 팀을 확실히 잡는다는 느낌을 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미얀마와의 원정경기(2-0 승리), 라오스와의 홈경기(8-0 승리), 레바논과의 원정경기(3-0 승리)를 싹쓸이하며 당당히 3연승 행진을 달렸다.

세 팀 모두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의 상대가 되지 않는 팀이다. 그러나 월드컵 예선에서 뜬금없이 발목을 잡혔던 지난 과거를 돌이켜보면 슈틸리케호의 위상은 더욱 높아보인다.

특히 한국은 9월에 열린 2경기에서 총 11골을 넣는 동안 단 1골도 내주지 않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무엇보다 지난 11년 동안 2무1패로 고전했던 레바논 원정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자랑하며 징크스를 깬 것은 부임 1년째가 된 슈틸리케 감독의 업적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레바논전이 끝난 뒤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가 지배한 경기"라며 기뻐했다.

발로 뛰는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 파악 능력과 과감한 실험에서 비롯된 성과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6월 A매치 무대에 정우영(빗셀 고베)을 데뷔시켰다. 슈틸리케 감독이 2번이나 직접 일본을 방문해 정우영의 기량을 점검했고 대표팀 발탁으로 이어졌다.

정우영은 9월 A매치 기간에 그동안 기성용과 그의 파트너가 지켰던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을 홀로 소화했다. 그만큼 감독의 신뢰가 두터웠다. 정우영이 뒤에 있기에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전진 배치될 수 있었다. 기성용이 넓은 시야와 패스 능력 등 공격적인 성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되자 공격은 더 정교해졌고 루트는 다양해졌다.

8월 동아시안컵 대회를 통해 A매치에 데뷔한 권창훈(수원 삼성)은 한달 만에 슈틸리케호의 새로운 황태자로 자리잡았다. 기성용과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를 소화하며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처럼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1년 동안 대표팀의 꾸준한 발전을 위해 과감한 선수 발탁과 기용을 멈추지 않았다. 그 성과가 9월 월드컵 예선 2연전을 통해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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