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카 중독 경험자)
-스트레스 받으면 몰카 충동 억제 못해
-몰카, 쾌감 못지않게 죄책감도 커
-몰카 공유자들, 일거양득의 쾌감 느껴
-피해자들께 사죄하는 마음, 여성들 만사에 조심해야
김성 (한국성중독심리치료협회 대표)
-전문직 몰카범, 직업 스트레스 해소에 취약해
-청소년 몰카범, 만연한 야동문화 영향 커
-몰카 촬영 공유 사이트, 건당 조회수 1만 건 넘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 (몰카 중독 경험자), 김성 (한국성중독심리치료협회 대표)
지난 7일 서울 강남역 한복판, 지하철 수사대가 역을 검문하다가 희한한 장면을 하나 목격합니다. 말쑥하고 지적으로 보이는 40대 남성이 여성의 치마 밑에 휴대폰을 들이대고 있는 장면을 포착한 겁니다. 지하철 수사대는 즉각 그 남성을 체포했는데요. 알고 보니 이 남성, 현직 헌법연구원이었습니다. 사법고시 패스하고 우리나라 헌법을 만드는 연구원 말입니다. 이런 일, 이제 놀랄 일도 아니죠. 하루 걸러 하루씩 몰래카메라 소식이 들려오는데요. 대체 왜 이런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건지 알아야 막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 몰래카메라 촬영에 중독됐었던 한 남성을 저희가 어렵게 섭외를 했습니다. 지금은 이분 중독에서 벗어나려고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세요. 연결해보죠. 신분 보호를 위해서 음성 변조합니다. 나와 계십니까?
◆ ○○○>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언제 처음 몰카에 손을 대게 되셨어요?
◆ ○○○> 고등학교 3학년 때입니다.
◇ 김현정> 고등학교 3학년 때. 어떤 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
◆ ○○○> 갑자기 충동이 생겨서 그랬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그때는 어디에서 어떤 걸 찍으셨어요? 고3 때는.
◆ ○○○> 패션몰에서 여성의 치마 속을 찍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여성의 치마 속을. 휴대전화로 손쉽게 가능하니까. 상대 여성은 전혀 몰랐고요?
◆ ○○○> 예, 패션몰 같은 데는 오히려 사람이 많으니까 다른 사람을 신경을 안 쓰잖아요. 지하철이나 에스컬레이터 같은 경우에도 뒤에 사람이 많으니까 그 사람을 신경을 안 쓰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그 후로도 몰카를 계속 찍으셨어요?
◆ ○○○> 3, 4년 뒤부터 다시,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충동적인 것을 억제를 잘 못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러니까 그쪽으로 풀게 되는 거군요.
◆ ○○○> 네. 술을 많이 마시면 그 충동이 조절이 안 됐고. 몰카를 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얼마나 자주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까?
◆ ○○○> 1년에 한 번씩은 그랬던 것 같고. 또 법적인 처벌을 받으면서 또 그게 스트레스가 되고 또 스트레스 받으면 술을 먹고 이성을 잃으면 다시 충동을 조절을 못하고 그렇게 악순환이 됐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적발이 된 적이 있었는데도 또다시 손을 대게 됐단 말인가요?
◆ ○○○> 그래서 많이 고통스러워서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어서 제가 노력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들키면 범죄자가 된다는 사실은 다 알고 있었던 거네요?
◆ ○○○> 처음에는 몰랐죠. 처음에는 몰랐고 나중에 몇 년 있다가, 그때도 그렇게 심각한지는 몰랐어요. 지금도 많이 괴로워하고 이겨내려고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처음에는 모르고 시작했고, 나중에는 심각한 범죄라는 걸 알면서도 자제가 힘든 상황.
◆ ○○○> 저는 맨 정신 때는 그런 적이 없어요. 아예 필름이 끊겨버리면 그렇게, 그런 방향으로 풀어버리는 거예요.
◇ 김현정> 어떤 쾌감이랄까요, 일종의? 그런 게 있었던 걸까요, 성공하고 나면?
◆ ○○○> 그게 그래요. 쾌감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죄책감도 상당히 커요.
◇ 김현정> 몰카를 찍은 자료들을 혼자만 보신 거예요, 아니면 어떤 인터넷 사이트라든지. 올려서 공유하기도 하셨어요.
◆ ○○○> 그게 그나마 제 최후의 양심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죄책감이 올라오면 그걸 그냥 지워버렸고 유포 같은 것도 전혀 생각지도 않았고요.
◇ 김현정> 찍어가지고 유포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면서요?
◆ ○○○> 예.
◇ 김현정> 그럼 그런 사람들은 왜 그러는 걸까요?
◆ ○○○> 그러니까 그쪽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일거양득이라 해야 되나? 그런 게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찍을 때의 성공하는 쾌감 한 번, 또 공유하면서 내가 이런 걸 해냈다고 얻는 쾌감 한 번.
◆ ○○○> 예.
◇ 김현정> 여러분들 우리 인터뷰 나누시는 분이 굉장히 특수한 경우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아주 평범한 분입니다. 요즘 몰래카메라가 적발되는 경우를 보면 헌법연구원도 있고 교수, 의사, 심지어 목회자까지 있었습니다. 보시면서 어떤 생각 드세요? 요새 매일 적발되는 거 보면서.
◆ ○○○> 안타까워요. 그 사람들 심하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같이 또 그러지 말고.
◇ 김현정> 주변에 가족이라든지 친구라든지 이런 상황에 대해서 인지를 못하고 있습니까?
◆ ○○○> 아세요.
◇ 김현정> 아세요?
◆ ○○○> 걸린 적이 있으니까.
◇ 김현정> 경찰에 적발이 된 적이 있으니까. 뭐라고 말씀을 하세요?
◆ ○○○> 일단 이해를 못하시죠, 부모님이나 친구들이든. 집안을 망쳤다...(싶을 정도로) 죄책감이 들어요. 모든 걸 망쳐놨다는 죄책감이 크죠.
◇ 김현정> 그런데 비슷한 상황에 놓인 중독자 중에는 지금도 사실은 제어하지 못하고 결심하지 못하고 몰카를 찍고 있는 분들이 분명 있습니다. 꼭 전하고 싶은 말씀 끝으로 있으시다면요?
◆ ○○○> 한순간의 그 쾌감 때문에 훨씬 더 자기한테 큰 걸 잃어버릴 수 있고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중독에 빠진 거예요. 피해자들은 정말 길거리도 못 돌아다닐 만큼 트라우마가 될 수 있고 그 피해자를 생각한다면 그 행동을 못할 겁니다.
◇ 김현정> 이 메시지가 우리 사회에 지금 병적으로 퍼지고 있는 몰래카메라 중독의 큰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여성 청취자분들도 많이 듣고 계시는데요. 이분들한테 주의를 주신다면.
◆ ○○○> 먼저 진심으로 죄송하고요. 매스컴이나 인터넷 보시면 알겠지만 별별 장비로 별별 수단과 방법으로 해서 (몰카를) 하고 있거든요. 혹시라도 그걸 피해를 당하시면 힘드시겠지만 이 사회의 병폐를 완전히 뿌리 뽑기 위해서라도 용기를 내서 신고해 주시고 만사에 조심해 주십시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 김현정> 오늘 용기 내서 인터뷰 응해주신 것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 ○○○>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네. 몰래카메라에 한참 중독되어 있다가 지금 벗어나기 위해서 치료를 열심히 받고 계신 분, 한 분의 증언 먼저 들어봤습니다. 이번에는 전문가 한 분 연결을 해보죠. 한국성중독심리치료협회 김성 대표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김 대표님 나와 계세요?
◆ 김성>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막연히 많은 줄은 알고 있었는데 몰카에 중독된 사람들 구체적으로 얼마나 많은가요?
◆ 김성> 지금 경찰청 통계나 국회의원 통계에 보면 성인 남성들 같은 경우에는 10배에서 12배, 청소년 같은 경우에는 4배 정도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 김현정> 매년 4배씩, 10배씩 뛰고 있다고요?
◆ 김성> 예.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막연히 생각하면 그런 사람들은 사회부적응자거나 양심도 없는 파렴치한에다가 여하튼 평범치 않은, 우리네 주변에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일종의 비유하자면 괴물 같은 사람일 것 같은데. 잡혀서 보도되는 사람들 보면 멀쩡한, 평범한 사람들이에요.
◆ 김성> 네.
◇ 김현정> 어떤 사람들 목격하세요?
◆ 김성> 저희 기관에 와서 치료받는 분들이 예상 외로 평범한 사람일뿐만 아니라 전문직에 계신 분들도 많이 오십니다.
◇ 김현정> 전문직에 계신 분들. 제가 보도로 들은 것만 생각해 봐도 변호사도 있고 의사도 있고 헌법연구원도 있고. 정말 우리 사회에 상위층, 이른바 상위층이라고 하는 분들, 많이 배운 분들 다 있잖아요.
◆ 김성> 그렇죠.
◇ 김현정> 상담소에도 그런 분들 다 오시고요?
◆ 김성> 일반인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분들 나름대로 평범하고 또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이 발생되고요. 치료하는 과정 가운데 안타까움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케이스들이 기억나세요?
◆ 김성> 대기업의 간부급에 해당되는 분도 계시고요. 또 일정한 위치에서 외국계 기업의 중견사원분도 치료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 김현정> 대체 이런 분들 뭐가 부족해서 이렇게 몰카 중독에까지 빠지는 걸까요?
◆ 김성> 아마 과다한 경쟁사회에 희생된 분들, 또 그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이 많이 이런 문제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직업적, 사회적인 스트레스를 엄청 받는데 그걸 해소하지 못하는 사람들, 공통점을 찾아보자면.
◆ 김성> 네, 그렇죠. 그러니까 스트레스에 대처 능력이 약하고. 또 이 스트레스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고, 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또 성에 관련된 변태적인 또는 도착적인 증상으로 발달하게 되는 것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사회적인 스트레스에다가 그게 또 병리적으로 작용을 해 버리면서 그게 결합이 되는 거군요.
◆ 김성> 그렇죠.
◇ 김현정> 저는 지금 말씀 들으면서 언뜻 떠오른 게 몰래카메라 중독은 아니지만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사건이요. 그런 케이스도 좀 떠오르네요.
◆ 김성> 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많이 안타까웠고. 사실 치료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도 많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 정도로.
◆ 김성> 그분의 삶을 한번 추적해 보니까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까, 특검 출신에다가 스카이대 출신이고 그리고 검찰 총장까지 진급하실 수 있는 분이었는데 지방으로 발령받고 지방 공관에서 혼자 계시고. 이런 여러 가지 상황을 생각하니까 얼마나 많이 힘들었을까 하는 그런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그런데 이게 안타깝다고만 하고 넘어갈 문제는 아니잖아요. 사실은 몰카 중독은 범죄 아닙니까?
◆ 김성> 그렇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성폭력 특례법에 의해서 처벌받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분들이 이게 범죄라는 거. 그러니까 김수창 지검장 케이스는 예외로 하고. 몰카 같은 경우요. 이게 범죄라는 걸 인식 못해요?
◆ 김성> 청소년들 같은 경우에는 범죄라는 사실을 뒤늦게 인식하는 경우도 많고요. 성인 같은 경우에는 범죄라는 인식을 하지만 설마(하는 생각에), 그리고 충동에 대한 문제가 많이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병리학적으로 작용하니까 범죄인지 알면서도 스스로 막지 못하는 거예요? 스스로 제어를 못하고.
◆ 김성>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결국 우리가 찾아야 하는 건 해법입니다. 이러이러한 게 원인이라는 걸 알았으면 어떤 해법이 필요한지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치료해 오신 분으로서 해법 제시해 주신다면요?
◆ 김성> 여러 가지 원인들이 많이 있지만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청소년들 같은 경우에는 과다한 입시경쟁이나 성공 이런 압박에 대해서 윤리 도덕적으로 접근하고 우리가 하나의 성희롱이나 성범죄로 접근하기보다는 건강한 성중독 예방교육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청소년들한테 급격하게 퍼져있는 부분들이 야동 문화입니다. 야동 문화로 인한 몰카 범죄와 관련된 영상들이 만연하고 엿보려하고 그걸 즐기고. 심지어는 어떤 사이트 같은 경우에는 한 건당 1만회 조회를 한다라는 이런 보고가 있습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야동 하나가 올라오면, 몰래카메라 하나 촬영한 게 올라오면 조회수가 1만 건.
◆ 김성> 네. 1만 건까지요.
◇ 김현정> 그렇게 공개적인 사이트도 아닐 텐데 1만 건?
◆ 김성> 비공개 사이트고. 성인 인증 사이트입니다마는. 이 성인 인증사이트에 성인 인증이 불필요하고 거짓정보로도 얼마든지 가입 가능합니다.
◇ 김현정> 그러한 것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규제도 있어야겠네요.
◆ 김성> 네. 우회경로를 통해서 들어오고 주로 트위터나 SNS 이런 사이트 문자를 통해서 이런 사이트에 접근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사실 경찰 단속도 많은 부분에 대해서 어려움이 있죠.
◇ 김현정> 복합적인 대안을 세우지 않으면 하루 걸러 하루씩 몰래카메라 사건을 보도해야 하는 현실이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 김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김성>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국성중독심리치료협회 대표세요, 김성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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