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동의때만 온다는 자위대, 청일전쟁도 그렇게 시작"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
-유사시 한일관계는 고려사항 아냐
-美작전에 日필요하면 거부할수 있나?
-美 동북아 공백, 日통해 메우려는것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한반도 전면전, 자위대 개입은 최악
-패전국 트라우마 씻으려 안보법 강행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 김종대 (군사평론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

일본은 2차 대전의 전범국가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군대를 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저 자기 나라가 위협에 처했을 때 방어만 할 수 있는 '자위대'라는 걸 가질 뿐이었죠. 그런데 2차 대전이 끝난 지 70주년이 지난 올해, 끝내는 그 자위대가 해외로까지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야 말았습니다. 지난 주말이었죠. 이른바 안보법안이 일본의 참의원을 통과한 겁니다. 우리나라, 참 일본과 가까운 국가로써, 그들로부터 엄청난 피해를 입었던 국가로써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꼼꼼하게 들여다보죠. 먼저 세종대학교 호사카 유지 교수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세요.

◆ 호사카 유지>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군사평론가이자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이십니다. 김종대 단장님도 나와계시죠?

◆ 김종대> 안녕하세요.

◇ 김현정> 먼저 단장님, 그러니까 지금까지는 일본이 자기네가 위협 당할 때만 자기 영해 안에서만 싸울 수 있던 것이, 이제는 자기네 우방국의 위협도 자기네 위협으로 간주해서 출동하겠다. 이거 맞습니까? 간단히 말하자면?

◆ 김종대> 네. 그게 바로 집단자위권이라는 겁니다. 이제는 해외 어디서든 무력사태에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고요. 또 중요영향사태법이라고 미군의 어떤 작전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일본 밖에서도 작전할 수 있다라고 해서, 한마디로 군사적 사용의 제한을 다 없애버린 거예요.

◇ 김현정>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에 뭔가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어요. 그러면 일본이 ‘한국은 우방국이다’라고 하면서 개입을 할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 김종대> 물론 전제는 있습니다. '우리의 요청이 있고 동의가 있을 때'라고 한정이 돼 있는데요. 사실은 요청할 수밖에 없고 동의를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거든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김종대> 그것은 북한의 위협이 급박한 유사시에 일단은 한일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미군의 작전을 원활하게 해 줘야만 한반도에서 전쟁 수행이 가능할 수 있잖아요. 이럴 경우에는 일본이 하나의 참전국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금 한반도의 전쟁 체계는 미군이 일본을 기지국가로, 즉 병참국가로 해서 한반도에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체계입니다.

◇ 김현정> 미국과 일본이 긴박하게 아주 긴밀하게 연계돼 있는 상황이다?

◆ 김종대> 거의 한배처럼 움직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배처럼 움직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에 전쟁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은 당연히 일본에게 요청할 거고 일본은 못이기는 척하고 자위대를 개입시킬 것이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김종대> 못이기는 척이 아니라 좋아라하겠죠.

◇ 김현정> 그런데 일본 정부는 뭐라고 하냐면 '아무리 그래도 한국 정부의 요청과 동의가 있어야 된다. 미국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데 결국 우리 정부도 오케이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신다고요?

◆ 김종대> 저는 그 얘기가 하나마나한 얘기라고 보는데요. 사실 미군의 작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군 작전에 도움이 된다는데 어떻게 거부할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미군이 앞으로 한반도에 전진배치하고 발진하는 기지의 근거지가 대부분 일본이 됩니다, 미 7공군사령부가 있는데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주일공군하고 협력할 것이고요.

그다음에 해군은 요코스카에서 발진하는 미7함대 전력이 주축이 되거든요. 일본이 하나의 기지국가로써의 역할을 안 한다면 어떻게 미군의 작전수행이 가능하겠어요? 그러다 보면 이게 일본하고의 우리 정치적 관계를 고려할 여유도 없이 국제전의 구조로 그대로 들어간다고 봅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어떤 분들은 질문을 주시는데요. 그러면 '우리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일본 도움도 받고 미국 도움도 받으면 좋은 거 아니냐? 우리가 너무 우려하는 거 아니냐?'라고 의견을 주시는데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종대> 그렇게 따져서 우리 과거의 역사적 사실로 보면 청일전쟁이 일어난 거죠. 조선이 동학농민전쟁 진압을 못하니까 급해서 일본에 요청을 했었고요. 그다음에 청일 전쟁 때는 조선이 자주독립국이라는 걸 지켜준다는 명분으로 일본이 들어왔습니다. 다 우리 동의 받고 들어온 겁니다.

◇ 김현정> '너희들이 지금 긴급하니까 우리가 도와줄게'라고 하면서 도와주는 척하면서 들어왔다가 그냥 눌러앉았다는 이 말씀이시죠?

◆ 김종대> 지정학적으로 한국이 주변국의 위협에 노출이 됐을 때 어떤 한 국가가 개입을 선포하게 되면 나머지 국가도 자동으로 개입하게 되는 구조라는 거죠. 그런데 북한이나 중국이 예컨대 한국을 위협한다고 생각을 해 보세요. 그러면 일본의 개입이라는 게 당연하고 합리화된다는 것이죠. 이게 한 지난 100년간의 역사입니다.

한국에 대한 트라우마를 걷어내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이 개입 가능성을 과시 하기 시작했다? 이건 뭐냐면 우리한테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없었던 국가가 주변에 새로 하나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거예요.

◇ 김현정> 그 정도의 위험까지도 우리가 느껴야 한다는 말씀이시고요.

◆ 김종대> 지정학적 변동이다, 이렇게 얘기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런데 외교부에서는 '우리 측 요청이나 동의 없이는 절대 안 된다, 용인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이렇게 얘기했는데요. 그러면 외교부가 너무 안일한 겁니까?

◆ 김종대> 그러니까 저는 조금 안일할 뿐만 아니라 말장난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 김현정> 말장난이요?

◆ 김종대> 지금 한미일 삼국의 전쟁 수행 체제를 국민들이 전혀 모르지 않습니까? 일본의 재무장이 어떤 절차, 방식, 수단을 가지고 앞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을 하는 것이며, 북한을 넘어 중국까지 견제하게 되리라는 정확한 내막을 우리가 잘 모르고 있어요. 그런데 미국은 본인들의 군사적 힘이 계속 줄어들고 있으니까 그 공백을 일본을 앞세워서 메우겠다고 하는 거죠.

◇ 김현정>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거죠? 일본을 끌어들여서?

◆ 김종대> 그렇습니다. 한미일간의 군사 협력의 내용과 양태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가운데 일본이 전쟁수행 국가가 됐다는 뜻이 뭐냐면. 이제 동아시아에서 일본이 주요 전쟁의 행위자로, 또 자동으로 참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를 깔고 있거든요.

◇ 김현정> 조금 전에 하신 말씀 중에 없던 '이제까지 없던 국가가 하나 생긴 거나 마찬가지로 위협적이다'라는 말씀이 저는 귀에 딱 꽂히고요.

◆ 김종대> 평화헌법 때는 없었던 국가가 새로 생긴 것이죠.

◇ 김현정> 호사카 유지 교수님, 그러니까 결국은 '중국 견제하기 위해서 미국이 일본한테 힘을 많이 실어줘 왔는데, 이번에도 결국은 미국이 눈 감아준 거다' 이렇게 보는 데 동의하십니까?

◆ 호사카 유지> 친미뿐만 아니라 더 가까운 부분은 역시 북한에 의한 위협이죠.

◇ 김현정> 북한에 대한 위협이요?

◆ 호사카 유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라고 하는 것은 한국전쟁 이후 그런 큰 전쟁이 없었기 때문에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볼 수 있죠.

◇ 김현정> 최악의 시나리오요.

◆ 호사카 유지> 주변국하고의 평화체제가 계속 구축된다면 현재 북한이 쉽게 남한을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물론 국지적인 공격은 있다고 하더라도요. 그런데 그러한 국지적인 북한의 공격에 일본이 개입할 리가 없는 것이고요. 일단 논리상으로는 일본의 개입이라는 것은 미일동맹 입장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현실적인 전쟁이라는 사태를 생각할 때는 그렇게 간단하게 일본이 한반도에 개입하는 상태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올 수도 있지만 그때는 6.25가 일어났을 때처럼 굉장한 피해가 한반도에 있는 경우기 때문에 그런 상황은 처음부터 우리 한국 쪽에서 막고 있는 입장이지 않습니까? 일본은 보통국가가 되기 위해서 1990년대부터 노력을 하기 시작해서…

◇ 김현정> 보통국가가 되기 위해서 그랬죠.

◆ 호사카 유지> 보통국가라는 것은 간단하게 말하면 한국이나 중국과 비슷하게 군대를 가질 수 있는 나라입니다. 현재까지 일본은 보통국가는 아니었다는 말이죠. 전범국가로써 군대 자체를 가질 수 없었고, 자위대라고 해도 공격을 전혀 못하는 개념이었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바뀌지 않으면 국제전 자체를 하지 못한다라고 일본은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요청도 많이 있었는데 일본 내에서도 과거 전범국가가 된 것에 대한 열등감이 대단히 심했어요.

김종대 군사평론가·정의당 국방개혁단장 (좌),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우)
◇ 김현정> 전범국가 사실에 대한 열등감.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결합해서 오늘의 이 법안이 통과된 거란 말씀인데요. 두 분의 의견 중에 조금 다른 점은 있습니다. 그러니까 호사카 유지 교수는 '국지전 같은 게 발생했다고 해서 자위대가 출동하고 이럴 것 같지는 않지만, 한 번 출동했다 하면 그때는 어마어마한 전쟁이 될 거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쪽이다, 이 얘기를 지금 해 주시는 겁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님, 지금 일본 내에서 반대가 심하다고 하는데. 이게 일부의 반대입니까? 전반적인 반대입니까?

◆ 호사카 유지> 60%가 반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60%. 아니 그러면 60%가 반대를 하는데 아베 정권은 왜 밀어붙이는 거예요?


◆ 호사카 유지> 아까도 조금 이야기를 했습니다마는. 1990년에 걸프전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 때 일본은 160억달러나 투자해서 돈만 많이 지원을 했습니다.

◇ 김현정> 군대는 못 나가죠, 돈만 지원했죠.

◆ 호사카 유지> 그때 국제적인 평가가 아주 낮았어요. 일본은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무엇을 했냐? 이런 식으로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많이 질타를 받았습니다. 그때 일본이 ‘보통국가라는 것은 군대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이야기가 특히 일본 보수파 내에서 나오기 시작한 거죠.

◇ 김현정> 보수 쪽에서요.

◆ 호사카 유지> 거기에 옛날에 전범국가가 되었다는 열등감, 그것은 미국하고 싸워서 패했기 때문에 그랬다는 생각이 있고요. '앞으로는 미국하고 같이 살아서 가면 전범국가에서도 벗어날 수가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논의가 시작되어서 그 중심에 있었던 사람이 아베 총리였다는 거죠.

일본이 1차 아베 내각, 2차 아베 내각까지 이어오면서 추진을 했고. 자민당의 규정으로서 언젠가는 그러한 헌법을 개정하겠다라는 것이 당론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숙원이었던 법안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리를 하죠, 전범 국가라는 그 열등감에서 벗어나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고 마침 미국도 일본한테 힘 실어주고 있고, 여러 가지가 맞물리면서 이번에 통과가 된 거예요. 60%의 일본 국민이 반대해도 그 속에 있는 열등감은 언제든 해결해야 된다는 보수들의 입장, 그 지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베 정권이 결국 밀어붙였다. 이런 말씀이세요. 김종대 단장님, 동북아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짧게 정리 가능할까요?

◆ 김종대> 아무래도 이제는 미-중간의 충돌이 일본의 안보법안 통과로 해서 더 가속화될 거라고 봅니다. 일본이 패전국 트라우마를 벗어나고 싶으면 군사적인 방법이 아니라 평화적인 방법으로 할 수 있었는데…

◇ 김현정> 물론이죠, 그렇죠.

◆ 김종대> 이렇게 폭주해 버리면 앞으로 동아시아에서 힘의 국제정치가 더 만연하게 될 것이고 우리의 지정학적 입지는 더 큰 도전을 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우리도 또 중간에 끼어서 마음 고생하게 생겼어요.

◆ 김종대> 그렇죠. 참 스트레스죠.

◇ 김현정>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예요. 도대체 일본, 우리가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도 없는 거죠. 우리 힘이 그 정도도 안 되는 거죠?

◆ 김종대> 아이고… 그게 힘이라는 게 전방위적으로 모든 걸 관리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이 강대국이 아닌데…

◇ 김현정> 그러니까요.

◆ 김종대> 어쨌든 짐이 커졌습니다.

◇ 김현정> 답답합니다. 일본의 안보법 통과,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오늘 짚어봤습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님, 고맙습니다.

◆ 호사카 유지> 네.

◇ 김현정> 김종대 단장님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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