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지 못하는 보라매…美 정부, F-35 기술이전 거부

편대비행 중인 F-35 (사진=록히드마틴 제공)
미국 정부가 우리 군이 도입하기로 한 차기 전투기 F-35의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하고 나서면서 보라매사업(KF-X, 차기 전투기사업)의 차질이 예상된다.

지난해 우리 군은 유럽의 유로파이터와 미국의 F-35를 놓고 저울질하다 F-35 도입을 결정했으나, 결과적으로 핵심기술이 배제된 껍데기만 인수하게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22일 국회 국방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의원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보라매사업의 핵심인 통합기술 관련 4건의 핵심기술을 안보정책을 이유로 기술이전 승인을 거부했다.


KF-X 형상도 (사진=방사청 제공)
미국 정부가 승인을 거부한 4건은 AESA레이더,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EO TGP), 전자파 방해장비(RF Jammer) 등이다. 우리 군은 2025년 이들 기술의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당초 이들 기술의 이전은 지난해 9월 방위사업청이 록히트마틴과 F-35A 40여대를 7조 3,000억여원에 도입하기로 계약하면서 절충교역(무기매입 대가로 기술이전) 대상으로 합의돼 있던 사항이다. 록히드마틴은 올해 5월까지 절충교역 합의각서 상의 25개 기술이전 항목에 대해 수출 승인을 받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핵심 4개 기술은 원천 봉쇄당했고, 비행제어 2건, 항공전자 8건, 무장 2건 등 다른 21건의 기술이전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탓에 방사청과 공군은 주요 기술의 국내 독자개발 혹은 제3국과 기술협력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독자개발의 경우 20년 이상이 소요되고, 제3국 제휴 역시 당초 미국에게 당연히 받아야할 기술을 제3국으로부터 사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근본적으로는 무기를 판매할 때와 판매계약을 체결한 뒤 태도를 180도 바꾸는 미국 정부의 행태가 말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 의원은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보라매사업이 미국과 절충교역 난항으로 날지 못하고 있다"며 "공군이 주관이 돼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등 유관 기관들과 합심하여 관련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