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의 수 늘린 시내면세점 가을리그…공수 복잡한 대진표

신세계그룹이 22일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후보지로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을 참여한다고 밝히면서 가을 면세점 대전의 대진표가 거의 완성됐다. 관건인 서울 면세점의 경우 신세계와 두산이 공격에, 롯데와 SK네트웍스는 수비에 나선다.

입찰 참여 마감일은 오는 25일이지만 면세점 4곳(서울 3,부산1)의 면세운영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은 모두 다르다. 접수와 심사도 각각 이뤄진다. 따라서 서울 시내면세점을 갖겠다고 하면, 세 개 사업권에 모두 도전할 수 있다.

공격에 나선 신세계와 두산이 각각 본점과 두산타워를 후보지로 내세웠을 뿐 운영 특허가 만료되는 세 곳 중 어느 곳을 노리는지 밝히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세 군데 복수지원이 가능한 만큼, SK의 워커힐과 롯데의 소공점 롯데월드점에 모두 도전하며 경우의 수를 늘릴 가능성도 있다.

직원 고용이나 위치 혼란 등의 문제 때문에 기존 사업자가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업계의 의견이긴 하다. 7대 1의 경쟁률이었던 지난 7월 신규 면세점 경쟁 때와는 달리 4파전 정도지만 새로운 사업자가 선정되는 등 결과에 따라 파급 효과가 훨씬 클 거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형제의 난'을 계기로 지배구조 문제와 일본기업 논란에 휩싸인 것은 물론 면세점 시장에서는 독과점 비판까지 받고 있는 만큼 기존 사업자 메리트를 누릴 수 있을지 의문인 것이다.

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롯데면세점은 서비스업계 ‘삼성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면세점 2곳의 사수의지를 강하게 밝히는 등 수성전에 대대적인 자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은 브랜드 유치력 등에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아울렛 등 다른 유통업과 사업 노하우에서 큰 차이가 난다"면서 "35년의 면세점 경력을 가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다른 심사 요건에 철저히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기존 면세점을 지키고 서울에서는 새로 허가권을 따내는 등 공수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하는 신세계는, 지난 7월 신규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아픈 기억'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사실상 7월보다 더 어려운 조건에서 다시 한번 도전하는 것이 어떨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정용진 부회장의 결단이 작용한 결과다.

아예 면세업에 새로 진출하는 두산의 경우 쇼핑명소 중 한 곳인 동대문(두산타워)을 후보지로 내세웠다. 업계에서는 면세점이 특허를 요하는 일종의 특혜 사업인 만큼, 박용만 회장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열심히 보조를 맞췄던 것이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온다. SK 역시 절대 사수의 의지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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