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더블헤더가 불러온 '엄청난 후폭풍'

'더블헤더가 아니었다면?' 롯데 주장 최준석(왼쪽)이 24일 두산과 더블헤더 2차전에서 홈으로 쇄도하다 두산 포수 최재훈의 블로킹을 피하면서 홈을 밟으려고 하는 모습.(부산=롯데 자이언츠)
3년 만의 더블헤더는 시즌 막판 판세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변수로 떠올랐다. 피를 말리는 5위 싸움은 물론 굳어지는 듯싶었던 4위 경쟁에도 다시 불을 지폈다.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두산의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15, 16차전은 연달아 열렸다. 23일 경기가 비로 취소돼 어쩔 수 없이 지난 2012년 9월 14일 광주 KIA-롯데전 이후 3년여 만의 더블헤더다.

하루에 2경기, 모두 이기면 단숨에 2승을 챙겨 순위 상승을 기대할 호기다. 그러나 모두 지면 타격은 엄청나다. 투수력이 빈곤한 팀은 1승1패만 해도 어쩌면 감지덕지한 일정이다.

결국 승자와 패자가 선명하게 갈렸다. 두산이 2승을 모두 챙기며 휘파람을 분 반면 롯데는 홈에서 하루에 연패를 안으면서 분루를 흘려야 했다. 두산이 오후 3시부터 열린 1차전에서 상대 에이스 린드블럼을 초반 공략하며 3-2로 이겼고, 2차전에서는 홍성흔이 자신의 통산 3000루타를 자축하는 만루포를 앞세워 10-6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면서 두산은 다시 3위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한꺼번에 2승을 따내면서 3위 넥센을 단숨에 따라잡았다. 23일까지 2.5경기 차로 뒤졌던 두산은 이날 넥센이 SK에 덜미를 잡히면서 승차가 1경기까지 줄었다.

더욱이 두산은 넥센보다 정규리그 1경기를 더 남겼다. 따라잡을 여지가 더 있는 것이다. 여기에 두산은 최근 4연승의 상승세다. 더블헤더라는 특식을 챙기면서 얻게 된 부수적인 효과다. 5위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는 4위는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3위와는 가을야구의 유불리가 다르다.


'이 점수만 냈더라도...' 롯데 김재유(오른쪽)가 24일 두산과 더블헤더 1차전에서 홈으로 쇄도하다 두산 포수 최재훈에게 태그아웃되고 있는 모습.(부산=롯데 자이언츠)
반면 롯데는 더블헤더를 몽땅 내주면서 5위 경쟁에서 살짝 밀렸다. 당초 이날 경기 전까지 롯데는 SK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선 5위였다. 그러나 더블헤더 1차전을 지면서 0.5경기 차 6위로 밀렸고, 2차전까지 지면서 승차가 더 벌어졌다.

SK가 넥센과 목동 원정을 12-4 대승으로 장식하면서 롯데와 승차는 1.5경기가 됐다. 여느 때였다면 팀간 최대 승차 변화는 1경기지만 더블헤더로 인해 1.5경기로 늘어난 것이다. 더블헤더의 효과를 SK가 누리게 된 셈이다.

그러면서 SK는 5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SK는 롯데보다 2경기를 더 남겨놓고 있다. 특히 롯데는 이날 더블헤더 싹쓸이 패배로 6연패, 내상이 컸다. 주장 최준석이 왼 발목, 주전 내야수 정훈이 왼 허벅지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까지 생겼다.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7위 KIA와 8위 한화도 앉아서 롯데와 승차가 1경기가 줄었다. KIA는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진 7위고, 한화는 롯데와 0.5경기 차가 됐다.

이번 더블헤더는 오는 11월 8일 열리는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 일정에 따라 전격 성사됐다. 대표팀 소집 이전 포스트시즌까지 시즌 일정을 마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

이런 가운데 열린 더블헤더는 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 예기치 않은 변수로 작용했다. 과연 4위와 5위 경쟁에 불어닥친 더블헤더의 후폭풍이 어디까지 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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