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 뉴스] 김일곤 "나불나불대 죽였다"…사이코패스 판명

트렁크 시신 사건의 모든 것

사건의 실체에 훅! 들어가 봅니다. 취재를 통해서 확인한 뉴스의 진실을 보여 드립니다. [훅!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김현정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지환 CBS 기자

'트렁크 시신' 피의자 김일곤(48)이 23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의 빌라 범행현장에서 상황을 재현하고 있다. 김 씨는 충남 아산에 있는 대형마트 지하 주차장에서 주모(35) 씨를 흉기로 위협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실은 차량에 불 지름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김현정>기자가 직접 취재를 통해서 확인한 뉴스의 진실 <훅! 뉴스> 오늘은 사회부 박지환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오늘 어떤 뉴스속으로 들어가볼까요?

◆박지환>
오늘 훅! 뉴스는 바로 이겁니다! 일단 현장음 한번 들어보시지요.

<현장음/주민들>
"불안하죠. 이런 분들은 사회에서 격리를 시켜줬으면 좋겠다. 전과 22범이라잖아요. 제가 왕십리 50년 살았는데, 이런 거 처음이다. 이런 거 보는 것도 처음이고…"

"워낙 세상이 무섭다보니까 복수가 복수를 낳는데… 죽은 여성분도 안타깝고 그렇다."

◇김현정> '트렁크 시신' 살해라 불리는 사건이군요.

◆박지환> 예. 오늘의 훅 뉴스는 현재 경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희대의 살인마' 김일곤에 관한 것입니다.

◇김현정> 김일곤이 검거될 때까지는 이런저런 뉴스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는데...경찰조사가 시작된 후로는 복수를 위해 여자를 이용하려다 결국 살해했다. 이런 거 외에 알려진 내용이 별로 없어요.

◆박지환> 네.. 오늘 바로 그 경찰조서에 실린 사실들을 가지고 왔습니다. 우선, 사건의 개요부터 다시 짚어드리죠.

지난 9일 오후 2시 9분쯤 충남 아산에 있는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35살 애기엄마 주모씨가 한 남성에 의해 납치됩니다.

전과 22범인 김일곤이 아무 인연도 없는 가정주부를 납치한 건데요.

김일곤은 사건 당일 주씨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다 납치 나흘째인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에 있는 한 빌라 주차장에서 차량에 불을 지르고 도망갑니다.

김일곤은 범행 8일만인 지난 17일 차를 버린 곳에서 불과 4km 떨어진 곳 있는 동물병원을 찾아가 강아지 안락사용 약물을 요구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에 의해 체포됩니다.

◇김현정> 경찰 조사과정에서 살해 동기가 밝혀졌는데 충격적이었지요? 다른 사람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미끼'로 가정주부를 이용하려 납치했다는 거잖아요?

◆박지환> 예. 김일곤은 지난 5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인근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20대 남성 김모씨와 시비가 붙어 주먹다짐을 했고 결국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는데요. 이 남성이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었답니다.

7차례나 찾아가 벌금을 대신 내라 실랑이를 벌였고 지니고 간 칼도 보여줬는데 20대 남성도 자기에게 위협을 가하니까 결국 이 남성을 죽이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그래서 여성을 납치한 뒤 노래방 도우미로 위장해 자신과 시비가 붙은 김씨를 밖으로 불러낸 뒤 죽이려했다는 게 김일곤의 경찰진술입니다.

◇김현정> 예. 여기까지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이제 경찰조사가 진행되면서 자세한 사실들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구요? 먼저 납치한 여성은 왜 죽였는지.. 새롭게 드러난 게 있습니까?

◆박지환> 경찰은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여성이 도망치려했다' '모욕적인 언사를 해 죽였다'는 김일곤 진술 일부만을 공개했습니다. .

제가 좀더 깊숙히 취재를 해보니 김일곤은 이런 진술을 했습니다.

"여자가 나불나불대지만 않았으면 안죽였다!" 여기서 나불나불이란 건 김일곤이 직접 사용한 단어입니다.

또 "'사내새끼가 되가지고 강도짓이나 하냐'는 말에 화가 너무 났다" "강도를 하려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죽였다"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삐뚤어진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살인까지 저지른 겁니다.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그 여성에게 노래방 도우미로 분해서 자기가 복수하려는 사람에게 전화를 좀 해달라...요구했는데 그 여성이 거부해서 살해했다. 이렇게만 알려졌었는데...그 이상의 언쟁이 있었던 거군요??

◆박지환> 예. 그렇습니다.

◇김현정> 죄없는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까지 잔혹하게 훼손했지요. 그 부분에 대해서 현재까지 언론에 나오지 않은 다른 진술 같은 것도 있었습니까?

◆박지환> 예. 담당 형사가 '왜 그렇게 잔혹하게 시신을 훼손했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김일곤은 "형사님도 그렇고 다른 보통 사람들은 절 이해하지 못할겁니다, 하지만 저같은 사람들은 절 이해할겁니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자기 합리화를 시도하는 진술인데요.

여성을 납치한 이후 "용변을 본다고해서 차량에서 내려줬는데 도망쳤다" "차에서도 계속 나에게 욕을 했다" "날 강도짓이나 하는 사람으로 여겼다" "그래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했다"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자기가 수차례 경고도 하고 배려도 했는데 여성이 말을 듣지 않아 죽였다는 겁니다.

결국 자기 통제 하에 힘없는 여성을 놓아두려고 하는 전형적인 싸이코패스 성향을 띄었다고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김현정> 언론들도 '사회증오범죄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로 보인다' 등으로 보도하고 있는데요. 싸이코패스 테스트 결과가 나왔나요?

◆박지환> 예. 경찰은 프로파일러 1호라 불리는 경찰청 소속 권일용 경감과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 등 6명을 김일곤 조사에 투입했습니다.

사이코패스인지를 알아보는 전문적인 검사가 있는데요. pcl-r 테스트라고 불립니다.

이 원본 테스트는 상당히 전문적이라서 여기서 소개하기는 좀 어렵지만 여러가지 툴을 여러 전문가들이 교차 사용해 반사회적 인격장애에 해당하는지를 알아보는 겁니다.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경찰의 강도높은 테스트에서 '사이코패스 성향이 매우높다'라는 결과가 나왔고, 최근 강신명 경찰청장에게까지 보고된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조금 후인 오전 9시에 서울 성동경찰서에서 수사결과 발표가 있는데요. 이부분도 공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현정> 김일곤이 잡히고 나서 "나는 잘못한 게 없다, 시비가 붙었던 김모씨 때문에 여자가 죽은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군요. 현재 김일곤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검거 직후에는 밥도 안 먹고 흥분한 상태라고 하던데요.


◆박지환> 예. 한 이틀동안은 밥도 안 먹고 물에 입도 대지 않은 채 흥분 상태였다고 하는데요.

지금도 흥분 상태인 건 마찬가지지만 밥은 두 그릇씩 잘 먹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성을 죽인 것은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기는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죄책감 대신 원인을 남에게 돌리는 사이코패스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입니다.

◇김현정> 김일곤이 전과 22범이라는데 도대체 어떻게 전과 22범이 되는 건가요?

◆박지환> 예. 김일곤은 청소년기를 불우하게 보냈습니다. 학교 생활기록부에는 '사회성 결여'나 '친구와 어울리지 못함' 등으로 기재돼 있고요. 18살 때부터 범죄를 저질러 전과 22범에 달했습니다

특수강도.상해 등 대인범죄가 7건, 절도와 장물취급 등 대물범죄가 8건. 교통사고 등 도로교통법 위반이 6건 등입니다.

◇김현정>살생부, 이른바 데스노트 있었다는데 28명은?

◆박지환> 자신에게 고통줬던 28명 이름 적어놨는데요. 자신을 치료한 의사, 간호사, 조사했던 형사들 이름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김일곤은 처음에 경찰에서 이런 질술을 합니다. '내가 며칠만 잡혔어도 이 사람들 다 죽이고 자살하는건데..' 결국 자기 피해망상이 심한 사람인거죠.

◇김현정> 거기에 이름이 올라 있었던 사람들은 참 아찔했겠군요?

◆박지환> 그렇지요.

◇김현정>맨 처음 신고 했던 동물병원 가봤나요?

◆박지환>처음에는 김일곤인지 모르고 신고했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보상금도 받았는데 어제 찾아가 보니 많이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김일곤인줄 뒤늦게 알고 많이 부담스러워 하고있었습니다.

◇김현정> 마지막으로 국민들, 특히 상대적으로 범죄에 취약한 여성분들이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많이 두려워하고 있어요. 현장검증 때 인근 주민들을 좀 만나보셨다면서요?

◆박지환> 예. 시신이 유기된 빌라 바로 그 건물에서 일하고 있는 한 여성의 말을 들어보시지요.

<주민음성>
"많이 무섭고, 저한테 그런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불안하고, 밤에 왔다갔다 하기가 무섭다, 그냥 좀 평상시에 사소하게 시비 붙어서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되게 조심하게 된다. 지나갈 때 괜히 사람들 안 쳐다보게 되고.. 무서워가지고. 더 조심하고 그렇게 돼더라고요"

주민들은 이런 묻지마, 사회증오범죄 살인에 대한 처벌이 더 강화되야 한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는데요. 이 부분도 들어보시지요.

<주민음성>
" 전과가 되게 많잖아요. 만약 가볍게 처벌한다면, 보복을 또 할 수 있잖아요. 이번 사건도 보복하려고 준비했던 사건이고. 되게 강력한 처벌을 해야하죠. 너무 엽기 살인이고, 이해가 안되는 살인이기 때문에"

"제정신은 아닌 것 같다.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이런 일이 자꾸 발생하니까.. 이런일 저질러도 나중에 자꾸 풀려나고 풀려나고 하니까…"

김일곤은 오늘(25일) 경찰 조사를 받고 검찰로 송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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