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20대 백수들은 "싫다"…귀향 잊은 취준생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청년 실업 대란 속, 추석을 며칠 앞둔 지난 24일 학원가에서는 명절을 기다리는 설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취업 준비에 바쁜 20대 취업준비생들에게 명절은 남의 얘기일 뿐. 모두가 마음 설레는 민족의 명절, 추석이 다가와도 고향에 가거나 쉴 엄두조차 내기 힘들다.

2년 넘게 교원임용 시험 준비를 해온 김민지(27·여)씨도 올해 추석 귀향은 포기했다.


당장 두 달 뒤부터 교원임용 시험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수험생들은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김민지씨는 "(고향까지) 너무 멀기도 하고, 남들 다 내려갈 때 부족한 공부를 만회할 계획"이라며 "또 시험 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족들하고 친척들 눈치가 보여 고향에 가도 편치가 않다"고 한 숨을 내쉬었다.

3년 가까이 대기업 취업 준비를 해온 박모(27)씨도 추석이 그리 달갑지 않다. 친척들이 다 모이는 명절이면 으레 "취업은 했는지"를 묻는 질문을 피해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박씨는 "계속 떨어지기만 하니까 가족들 보기 미안한 마음"이라며 "비슷한 처지의 취준생들이 많아서 이번 추석에는 함께 스터디를 하기로 했다"고 연휴 계획을 털어놨다.

최근 취업준비생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추석 단기 스터디 모집 공고'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지난주에 스터디 정원 모집이 마감된 공고도 쉽게 눈에 띈다.

학원가 스터디룸 대부분도 이미 추석연휴 예약이 꽉 찼다.

노량진 학원가의 한 스터디룸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 내내 예약이 마감됐다"며 "시험이 얼마 안남아서 그런지 평상시와 다르지 않게 방이 모자랄 지경"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지난 11~15일까지 취업준비생 3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73%가 "연휴기간 중 취업준비를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로는 '취업이 급해서(23%)', '연휴 중 서류 전형 등의 일정이 진행되서(20%)', '준비를 안 하면 마음이 편치 않아서(17%)' 등의 순이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