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간부, 협력업체에 1억원어치 술값 달아놔

KT&G 현직 간부가 협력업체 앞으로 1억원어치의 술값을 달아놓거나 법인카드를 대신 쓰고, 명품을 받는 등의 갑질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KT&G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김석우 부장검사)는 거액의 금품과 향응을 주고받은 혐의로 KT&G 신탄진제조창 생산실장 구모(46)씨와 담뱃갑 인쇄업체 S사 대표 한모(60)씨를 구속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구씨는 2007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협력업체 지정을 돕고 납품단가를 유지해주는 대가로 S사로부터 7억6천94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구씨는 제조기획부 과장이던 2007년부터 수출용 '에쎄 스페셜 골드'의 인쇄방식 변경을 돕고 납품단가 인하 폭을 줄여주는 대가로 S사에서 1갑당 3원씩 계산해 6억2천70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씨와 함께 이 돈을 챙긴 KT&G 전 부사장 이모(60)씨는 지난달 15일 구속기소됐다.

부장으로 승진한 2011년부터 구씨는 인쇄물량을 늘리고 납품기일을 연기해주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공짜술을 마시는 등의 향응을 제공받았다.

구씨가 대전의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시면 S사 영업부장이 나중에 계산하는 방식으로,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9천485만원의 술값을 지출했다.

구씨는 S사 법인카드를 넘겨받아 2천211만원을 긁는가 하면, 300만원어치 백화점 상품권과 498만원 상당의 명품 지갑도 받기도 했다.

S사 대표 한씨는 구씨 등에게 줄 뒷돈을 마련하려고 회삿돈 12억500만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도 있다.

검찰은 한씨가 횡령한 회삿돈을 전부 KT&G 상대 로비자금으로 썼다고 주장함에 따라 뒷돈을 챙긴 전현직 임직원이 더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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