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버틴 YB, 다시 스무살 청춘의 마음으로

[기자간담회 현장] 데뷔 20주년, 록밴드 YB

YB(사진=창작컴퍼니다 제공)
첫 시작은 혼자였다. 1995년 솔로 가수 윤도현으로 데뷔, 1997년 윤도현밴드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발매했다. 2006년 YB로 팀명을 변경해 윤도현(보컬), 박태희(베이스), 김진원(드럼), 허준(기타), 스캇(기타)이 멤버로 활동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록밴드로 큰 사랑을 받는 팀이 됐다.

밴드를 차치하고는 윤도현이 존재할 수 없다고 판단, 고민 끝에 윤도현과 YB의 시작을 동일시 하기로 했다. 록밴드 YB는 그렇게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 '20년' 버틴 자부심. 그리고 희로애락

YB는 6일 오후 2시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년이 됐음을 선포했다. 이날 '박하사탕', '리얼 맨', '스무살' 무대를 연이어 선보인 이들은 먼저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소감부터 전했다.

윤도현은 "밴드로서 20년 동안 해왔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며 "걸어왔던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멤버들이 잘 견뎌주고 음악에 대한 사랑이 컸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다른 멤버들의 생각도 이와 비슷하다. 이들은 "이제야 어른이 된 기분"이라며 20주년을 자축했다. 외국인 멤버 스캇 역시 "YB와 10년 정도 함께 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20년이 된 밴드가 많지 않은데, 함께 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었던 비결도 밝혔다. 윤도현은 "의견충돌이 생길때마다 바로 해소하려고 노력했고, 음악에 대한 열정이 비슷했다"면서 "수익 분배도 공정하게 했다. 시작부터 모든게 좋았다.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난 덕분"이라며 웃었다.


희로애락이 많았는데, 멤버들은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지난 2000년 팀이 한 차례 해체했을 당시를 꼽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대체로 2002년 평양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한일 월드컵과 MBC '나는 가수다' 이야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윤도현은 "월드컵과 '나가수'가 우리를 살렸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여기에 조금 덧붙이자면, 대중과 끈임없이 호흡했던 것이 큰 힘이 됐다. 그냥 방송에만 출연하면서 지냈다면 오랜 시간 활동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스무살의 마음으로. 끝 없는 도전

YB는 데뷔 20주년를 기점으로 새롭게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신곡 '스무살'을 지난 5일 공개했다. 중견 밴드가 됐지만, 여전히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의 의지가 엿보이는 곡명이다.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미국 진출을 위해서도 꾸준히 노력 중이다.

윤도현은 "내년 5월이나 6월에 미국에서 정규 앨범으로 데뷔를 하고 동시에 투어를 진행할 생각"이라며 "사실 어려운 길이다. 우리가 한류 스타도 아니고, 팬덤이 큰 밴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도전이 없었다면 20년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멤버들의 생각이다.

윤도현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같은 도전이 없었다면 20년 동안 하지 못했을 것 같다"면서 "고통 스러운 순간들을 이기고 돌파해가면서 우리는 더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박태희 역시 "해외 진출이 힘들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앞으로의 20년을 위해

YB 멤버들은 벌써 다음 20년을 생각 중이다. 윤도현은 "또 다른 시작을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앞으로 너무 기대된다"고 한다.

그는 "'그 정도 했으면 됐지'라는 이야기도 많이 듣지만, 그 방식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대로 또 다른 20년을 살고싶다"고 말했다.

김진원은 "건강을 잘 지키면서 에어로 스미스처럼 10대들에게도 '록의 아이콘'으로 불리고 싶다"고 했고, 박태희는 "20년 후 건전하고 상큼한 후배 밴드와 함께 투어를 하는 꿈을 꾼다"며 웃었다.

성년이 된 YB는 오는 15~18일 LG아트센터에서 기념 콘서트 '스무살'도 개최한다. YB의 노래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팬들과 관객들에게 추억과 희망을 전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윤도현은 "국내 최고의 음향 시설을 자랑하는 곳이다. 무대 디자인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우리의 20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영상도 준비했다. 진솔하고 진정성있는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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