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 된 韓中 영화계, 달콤한 밀월을 꿈꾸다

바야흐로 한중 합작의 시대다. 한중 관계는 이제 리메이크 단계를 넘어 동반자로 거듭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국내 기업들과 손 잡고 연달아 한중합작 영화 제작을 선포하면서 한국 영화산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시아 영화인들이 만나는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런 한중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는 자리가 됐다.

(사진=뉴 제공)
콘텐츠 유통 기업 뉴(NEW)는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그룹인 화책미디어와 합자법인 '화책합신'을 세웠다.

'화책합신' 측은 지난 5일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된 출범식에서 설립 취지와 세 가지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강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마녀', '뷰티인사이드' 그리고 '더폰'이 그 대상이다.


특히 '마녀'는 기획 단계부터 양국 현지에 최적화된 두 편의 영화 제작을 목표로 하나의 판권을 구매한 첫 사례다. '20세여 다시 한 번'의 첸정다오 감독이 중국판 총 감독을 맡고, '인간중독'의 김대우 감독이 한국판 연출을 맡는다.

멜로 영화 '뷰티 인사이드'와 추적 스릴러 영화 '더폰' 역시 중국판으로 재탄생한다.

기존 한중합작이 리메이크 위주로 이루어진 것과 달리, 시나리오 단계부터 함께 기획하고 만들어낸 프로젝트라는 데 그 의미가 있다.

뉴(NEW)의 ​김우택 총괄대표는 "양사의 노하우와 지혜를 모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현지에서 최적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 그리고 '화책합신'의 성장이 곧 아시아와 전세계 문화 시장의 다양성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기 위한 것"이라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투자 배분과 방향성에 대한 질문에 "공동투자, 공동제작이 원칙이고, 세부적인 사항들은 중국 상황에 맞게 준비하고 진행할 것"이라며 "직원들이 파견돼 현지에서 근무할 것이고, 기존보다 더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형태의 문화 교류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화책 미디어와 손을 잡은 이유에 대해서는 "1년 전, 화책 미디어의 투자를 받았는데 가장 큰 투자유치 규모였고, 최초였다. 그 동안 교류를 통해 서로 확인하고 많이 상의했다"면서 "양사가 문화적으로 비슷한 점이 굉장히 많다. 진취적이고, 창의적이고 조금 더 자유로운 문화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비전을 가질 수 있는 큰 힘이었다"고 답했다.

(사진=두타연 제공)
북경하이룬픽쳐스 유한공사(이하 하이룬픽쳐스)는 3년 동안 여섯 편의 한중합작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다.

하이룬픽쳐스는 지난 2일 '하이룬의 밤' 파티에서 한중합작 영화 제작에 대한 장기적 계획을 발표했다.

하이룬픽쳐스는 대형 드라마 제작사인 하이룬 영상그룹의 회장 리우앤밍이 지난 2010년 창립한 영화 투자·제작사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산이 울다' 역시 하이룬픽쳐스의 작품이다.

현재 하이룬픽쳐스는 배우 이정재, 종한량, 량유에팅 주연의 미스터리 액션 대작 '역전의 날'을 촬영 중이다. 메가폰은 중국 리쥔 감독이 잡았고, '추격자'·'황해'의 이성제 촬영감독, 김신웅 무술감독, 김지아 미술감독 등 국내 베테랑 제작진들이 모두 뭉쳤다.

하이룬픽쳐스의 부사장이자 '산이 울다'·'역전의 날' 프로듀서이기도 한 빅토리아 혼은 "한국과의 합작이 매우 즐겁다"며 '역전의 날'에 이어 영화 '가을로'의 리메이크 영화 제작을 발표했다. 하이룬픽쳐스는 한국 제작사 두타연과 함께 영화를 만들게 된다.

빅토리아 혼은 "'가을로'는 중국 관객들이 매우 좋아할 수 있는 굉장한 잠재력을 가진 영화다. 중국 관객들은 잃어버렸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또 다시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방송계는 중국 자본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상호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중국 자본에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PPL(간접광고) 문제 등 그 단점도 생겨나고 있다. 과연 중국의 러브콜이 한국 영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지켜볼 일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