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계와 농수축산물은 타격이 예상되는 반면, 철강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GDP의 4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경제동맹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가 탄생하면서 우리 정부도 참여 방침을 사실상 굳혔다. 환태평양 경제동맹의 낙오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경주지역 경제계는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경주 외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부품업계가 어려운 싸움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동차부품의 경우 일본이 우리 기업보다 품질과 기술력에서 앞서고 있어 관세 철폐로 부품 수입이 늘어날 경우 지역 중소부품업체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게다가 대일본 관세(8%)가 철폐되면 일본산 자동차의 수입확대가 예상돼 국내 자동차 업계 전체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농수축산업분야도 마찬가지다. 가장 큰 이슈인 쌀을 제외한다 해도 TPP 회원국들이 참여조건으로 FTA 이상의 농수축산물 추가 개방을 요구할 경우 경주지역 축산업계를 중심으로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일본의 경우에도 당초 쌀과 유제품, 사탕수수, 밀·보리, 쇠고기·돼지고기를 5대 성역으로 정하고 협상에 들어갔지만 상당부분 개방을 약속하며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철강 수입과 수출이 무관세인 경우가 많아 다른 업종에 비해 TPP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또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의 경쟁이 상대적으로 적고,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 오히려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자동차와 기계 등의 분야가 TPP로 타격을 입을 경우 철강업계는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하대 경제학부 정인교 교수는 "TPP에 가입할 경우 미국을 비롯한 기존 12개국은 종전의 FTA에서 다루지 않았던 민감한 사항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경우 경제문제가 정치문제가 될 소지가 있고,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까지 감안하면 TPP의 실익은 확신하기 어렵다. 앞으로 정부가 이 문제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