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2라운드 '신동주의 반격'…소송전 돌입(종합)

신격호 총괄회장 위임 명분삼아 韓·日 법원에 소송 제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문현 변호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였던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반격이 본격 시작됐다.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승리로 끝나자 침묵했던 신 전 부회장이 화려한 고문단을 대동한 채 '법적 소송전'에 나선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의 명분은 이번에도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한국과 일본에서 롯데홀딩스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전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8일 오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의 기자회견에 배석한 민유성 SDJ 코퍼레이션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이날 언론에 신 총괄회장의 서명과 직인이 찍힌 위임장을 공개했으며, 고령의 신 총괄회장이 직접 나올 수 없다며 그가 직접 서명하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 측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이미 일본 법원에 신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에 대한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7월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긴급 이사회 소집 절차에 흠결이 있기 때문에 이를 무효화하겠다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의 경우 이날 오전 한국 법원에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을 상대로 이사 해임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며, 신 총괄회장과 함께 롯데쇼핑을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도 했다.

나라별로 보자면, 일본에서 진행되는 소송은 신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롯데홀딩스 이사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동빈 회장의 불법 행위 시정을 위해 진행하는 소송들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의 법적 소송의 성격은 두 갈래다.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을 대상으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신 전 부회장의 해임이 부당하다는 것을 따지겠다는 것이고, 롯데쇼핑을 대상으로 하는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은 신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서 감시권을 발동하겠다는 의미다.

신 전 부회장이 설립한 SDJ 코퍼레이션의 고문 김수창 변호사는 "신동빈 체제의 롯데그룹은 경영 부실과 부정 특혜에 관해 수많은 의혹이 제기돼 왔다"면서 "그룹 전반에 대해 그간의 경영 상황을 정밀검사하고자 내부 경영자료를 취합하는 법률 절차를 시작하는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 전 부회장 측은 이날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경제적 가치'를 강조했다. SDJ 코퍼레이션의 민유성 고문은 "실제 경제적 지분 가치로 보면 광윤사가 절대적 콘트롤 (기능을) 가지고 있다"면서 "29.1% 경제적 이익을 가지고 있는 신 회장이 36.5% 경제적 이익을 가지고 있는 신 전 부회장을 해임한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이날 법정 소송 뿐만 아니라 신동빈 회장에 대해 가감 없는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신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해선 "최근 중국 진출 과정에서 상당 규모 적자로 한국 계열사에 영향을 줬다"며 "경영 능력이 없다"고 잘라 말했으며, 신 회장을 가리키며 "동생이 지나친 욕심으로 아버지인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권과 회장직을 불법으로 탈취했다"는 등의 말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면서 신 전 부회장은 부인이 대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의 즉각적인 원대복귀 및 명예회복 ▲불법적인 결정을 한 임원들의 전원사퇴 등의 목표를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