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징계' 정몽준 "FIFA, 침몰하는 타이타닉호 같다"

블래터·플라티니의 90일과 자신의 6년 징계 차별에 "형평성 잃었다" 맹비난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6년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비정상적인 기준으로 자신에게만 중징계를 내린 FIFA 윤리위원회를 다시 한 번 강하게 비난했다. 박종민기자
"현저히 형평성을 잃은 징계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6년의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다시 한 번 FIFA와 윤리위원회를 공개 비난했다.

FIFA는 8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제프 블래터 FIFA 회장과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겸 FIFA 부회장, 이미 FIFA를 떠난 제롬 발케 전 사무총장에 90일간의 자격정지를 명령했다.

FIFA 조직 내 부정부패의 핵심에 있던 블래터 회장과 발케 전 사무총장과 함께 지난 2011년 블래터 회장과 200만 스위스프랑(24억원)의 수상한 금전 거래가 있었던 플라티니 UEFA 회장은 예상보다 가벼운 징계가 주어졌다.

이들과 함께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6년의 자격정지와 함께 10만 스위스프랑(약 2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정 명예회장은 2022년 월드컵유치 과정에서 한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위원회가 제안했던 ‘국제축구기금(Global Football Fund)’을 설명하는 편지를 동료 집행위원에 보낸 것에 대해 15년, 최근 FIFA 윤리위원회를 강하게 비난해 4년의 징계가 예상됐다.

최장 19년의 자격정지가 예상됐지만 FIFA 윤리위원회는 예상과 달리 최근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6년의 자격정지를 명령했다.

차이가 상당한 징계에 정 명예회장은 격분했다.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예상했던 일이지만 FIFA의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실체를 여지없이 드러냈다는 점에서 커다란 실망을 느낀다"고 공십 입장을 밝힌 그는 "FIFA가 총체적으로 와해되어가는 와중에 블래터의 살인청부업자라는 말을 듣는 FIFA 윤리위가 저지른 무도한 행위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이어 "블래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 발케 사무총장은 뇌물, 배임, 횡령 등 범죄적 행위에 관련된 혐의를 받는 사람들임에도 90일 잠정 제재를 주고도 나는 조사 비협조, 윤리적 태도와 같은 애매한 조항을 적용해 6년 제재를 준 것은 현저히 형평성을 잃은 것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 명예회장은 이번 징계에서 'GFF'가 아닌 최근의 조사 과정의 태도를 제재의 근거로 삼은 것을 다분히 정치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결정으로 FIFA 회장 선거의 유효성과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다"면서 "블래터 회장은 내년 2월 26일에 열릴 임시총회에서 차기 회장이 선출되지 않을 경우 다시 돌아오려는 음모라는 국제 축구계의 지적을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FIFA의 상황을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 비유한 정 명예회장은 "자신들의 이익과 안위만을 도모하며 FIFA를 계속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세력들이 있다면 이들은 FIFA의 도덕적 붕괴를 초래한 블래터 회장과 함께 엄중한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가용한 모든 법적 수단을 통해 FIFA 윤리위의 결정이 부당한 것임을 밝혀내고 FIFA의 환골탈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개혁 추진의 뜻을 다시 한 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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