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눈독' 박병호는 떠나고 김현수는 남는다?

'저는 남을 테니 형은 가세요' 10일부터 준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는 두산과 넥센의 4번 타자 김현수(왼쪽)와 박병호.(자료사진=두산, 넥센)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넥센의 준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가 열린 9일 잠실구장. 두산 김태형 감독과 좌완 유희관, 외야수 김현수, 넥센 염경엽 감독과 내야수 서건창, 우완 조상우가 10일 1차전으로 시작되는 5전3승제 시리즈의 각오를 밝혔다.

두 팀은 정규리그에서 8승8패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또 0.5경기 차로 간신히 두산이 앞설 만큼 전력도 백중세였다. 접전이 예상되는 이유다.

일단 준PO의 키플레이어로 양 팀 4번 타자가 꼽혔다. 먼저 지난해 MVP 서건창은 이날 "나도 많이 출루해서 잘 했으면 좋겠지만 박병호 형이 경기를 잘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두산 4번 타자 김현수는 스스로를 키플레이어로 지목했다. 김현수는 "내가 핵이라면서 누구한테 터지느냐가 관건"이라면서 "PS에서는 평타도 못 쳤는데 평균 정도만 하면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둘은 모두 올 시즌 이후 메이저리그(MLB) 진출설이 돌고 있다. 박병호는 구단 동의 하에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데 다수의 MLB 구단 스카우트들이 기량을 점검했다. 지난해까지 동료 강정호(피츠버그)의 성공으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김현수는 정교한 타격과 중장거리포, 견실한 수비로 역시 MLB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포스팅 비용, 즉 이적료가 없다는 장점까지 있다.

'3차전이냐, 4차전이냐' 두산 유희관, 김현수, 김태형 감독과 넥센 염경엽 감독, 서건창, 조상우(오른쪽부터)가 9일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잠실=넥센)
다만 한국에서 마지막이 될지 모를 가을야구에 대한 반응은 사뭇 달랐다. 서건창은 박병호에 대해 "남은 경기를 잘 해서 좋은 것 다 받고 잘 갔으면 좋겠다"고 기대섞인 덕담을 했다. 사실상 MLB행을 기정사실화한 발언이다.

하지만 김현수는 이날 미디어데이 전 사전 인터뷰에서 "이겼으면 좋겠는데 끝나고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디어데이 말미에는 "시즌 전 공약이 우승해서 이 팀(두산)에 남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지켜질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MLB 진출이 아닌 두산 잔류를 결심한 듯한 발언이다.

박병호는 자타 공인 리그 최고 거포. 역대 최초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했고, 역시 사상 첫 4년 연속 홈런-타점왕을 거머쥐었다. 53홈런, 146타점에 타율도 5위(3할4푼3리), 정교함까지 갖췄다. 올해 두산전에서도 16경기 타율 3할7푼7리 23안타 3홈런 17타점으로 강했다.

김현수는 올해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넥센에도 15경기 타율 3할5리 18안타 2홈런 16타점으로 쏠쏠했다. 다만 PS에서는 총 58경기 타율 2할6푼2리(202타수 53안타) 6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MLB의 관심을 동시에 받고 있는 두산과 넥센의 4번 타자. 과연 김현수와 박병호가 펼칠 중심 타자 대결의 승자는 누가 될까. 또 가을야구 이후 이들의 행선지는 어디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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