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도 반한 황희찬 "찬스 많았는데, 더 노력해야"

9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축구 올림픽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전반전, 황희찬이 상대 수비를 피해 돌파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esky0830@cbs.co.kr)

"어느 팀을 만나든 상대는 황희찬을 막기 위해 곤욕을 치르지 않을까요? 한마디로 보기 좋았습니다"

공격 축구를 원하는 신태용 올림픽축구 대표팀 감독이 환하게 웃었다. 대표팀의 공격력에 힘을 실어줄 인재를 발굴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FC리퍼링에서 뛰고 있는 황희찬(19)이다.

1996년생으로 22세 이하(U-22) 대표팀 내에서도 막내인 황희찬은 9일 오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호주 U-22 대표팀과의 평가전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하는 기회를 얻었다. 신태용 감독은 "내 눈으로 직접 기량을 확인하고 싶다"며 유럽파를 중용했고 황희찬도 그 중 한명이었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신태용 감독은 "어느 팀을 만나든 상대는 황희찬을 막기 위해 곤욕을 치를 것이다. 한 경기로 평가할 부분은 아니겠지만 저돌적이고 상대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선수라고 느꼈다. 한마디로 보기 좋았다"고 평가했다.

황희찬은 전반 8분 만에 터진 지언학의 선제골을 도왔다. 황희찬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골 장면이었다. 황희찬은 왼쪽 측면을 돌파해 수비수를 제치고 순식간에 골대 근처까지 파고들었다. 황희찬이 골키퍼와 수비수들의 시선을 자신에게 고정시킨 채 중앙에 있던 지언학에게 패스를 내줬고 지언학은 여유있게 골을 터뜨릴 수 있었다.


황희찬은 전반 37분 또 한번 왼쪽 측면 수비를 무너뜨리는 장면을 연출해 8,500명의 축구 팬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황희찬은 시종일관 공격적이고 저돌적인 플레이로 호주 골문을 위협했다.

황희찬은 경기 후 "많은 관중이 찾아오셨는데 대단한 형들과 대단한 코칭스태프 분들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경기 내용이 아쉽기만 하다. 그는 "오늘 (나의 경기력은) 전혀 만족하지 못한다. 개인적으로 찬스가 정말 많았다. 연습해왔던 장면들이었기 때문에 더 아쉽다. 그래도 팀이 이겼고 좋은 경기를 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유럽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포항 유소년 출신으로 포항의 우선 지명을 받고도 구단의 동의없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계약한 것으로 알려져 '먹튀' 논란이 있었다. 이후 포항과는 오해를 풀었다.

황희찬의 대표팀 발탁 자체가 화제를 모은 이유다. 신태용 감독은 "오로지 실력 만을 보겠다"며 황희찬을 발탁했고 그가 보여준 잠재력은 공격력이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대표팀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황희찬은 "어렸을 때부터 한국 축구의 공격적인 부분에 문제가 많이 나오고 그랬는데 나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그런 말이 안 나오도록 앞으로 더 노력하고 보완해나가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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