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올 뻔한 기회 잡은' 양훈, 빛바랜 PS 호투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호투한 양훈.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넥센 염경엽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일찌감치 양훈을 점찍었다. 한화에서 트레이드로 이적한 양훈의 올해 선발 등판 경기는 고작 3경기. 하지만 시즌 막판 보여준 임팩트가 강했다. 양훈은 3경기에서 17⅓이닝을 던져 2점만 내줬다. 라이언 피어밴드가 있었음에도 염경엽 감독이 양훈을 선택한 이유다.

2005년 한화에서 데뷔한 양훈에게는 첫 포스트시즌 등판이었다.

첫 포스트시즌 등판부터 일을 냈다. 양훈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두산 타선을 5⅓이닝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사실 양훈의 포스트시즌 등판은 없을 수도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4월8일 트레이드로 영입한 양훈을 곧바로 쓰지 않았다. 2군에서 제대로 몸을 만들도록 지시했다. 염경엽 감독은 "왔을 때 아프지는 않았다. 다만 자기 컨디션이 아니었다. 몸부터 회복시켜야 했다"면서 "공을 많이 던지고 왔다. 두 달 정도 쉬면서 몸을 추스르고, 보강만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양훈은 6월 1군으로 올라왔다. 컨디션 체크가 목적이었다. 6월 두 차례 등판 기회를 얻었지만, 양훈은 구속이 140km를 넘기지 못했다. 결국 염경엽 감독은 양훈을 다시 2군으로 내려보냈다.


이후 8월에야 다시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구속이 138km 정도에 그쳤다.

염경엽 감독은 고민을 거듭했다. 트레이드 때부터 선발 자원으로 점찍었던 양훈을 계속 1군으로 끌고가느냐, 아니면 내년을 대비해 2군에서 제대로 만들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었다. 결론은 "조금만 더 지켜보자"였다.

염경엽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다. 내년을 대비하느냐, 끌고가느냐였다"면서 "3경기만 더 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랬는데 그 때 구속이 141km가 나왔다. 지금은 평균 140km, 최고 144km 던진다. 사실 그 때 선발진이 만들어졌으면 냉정하게 내년을 보고 빼려고 했다. 그런데 선발 카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찾아온 선발 기회를 양훈은 놓치지 않았다. 마지막 3경기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치더니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도 호투했다. 비록 승리도 놓쳤고 팀도 3-4로 역전패했지만, 양훈은 빛났다.

최고 구속은 144km.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적절히 섞어가며 두산 타선을 5⅓이닝 동안 5피안타로 막았다.

1회말 출발은 좋지 않았다. 투아웃을 잡은 뒤 민병헌을 볼넷, 김현수를 안타, 양의지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실점은 없었지만, 투구 수가 29개였다. 하지만 2~5회 40개의 공으로 두산 타선을 막았다. 6회말 연속 안타와 내야 땅볼로 1점을 내준 뒤 손승락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비록 6이닝은 채우지 못했지만, 염경엽 감독을 흐뭇하게 만든 호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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